이 중에서도 20%만이 핵심서식지로 남아
해양보호구역 확대 지정 등 보호 위한 제언 제시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불과 2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제주 대부분의 해안가에서 목격하는 것이 어렵지 않던 제주남방큰돌고래의 핵심서식지가 현재는 매우 협소한 구역으로 한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마크(MARC)가 27일 공동으로 발행한 ‘제주 동부지역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전’에 따르면,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서 오로지 제주에서만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제주 연안 수심 100m 미만의 바다에서 주로 발견되면, 제주도 주변에서 일년 내내 볼 수 있다. 특히 제주도 해안을 따라 가깝게는 50m에서 100m, 멀리는 해안에서 2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목격이 된다.
남방큰돌고래가 이처럼 해안에서 가까운 곳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제주도 해안 곳곳에서 남방큰돌고래를 볼 수 있다. 실재로 불과 20여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제주 해안에서 헤엄치면서 이동하는 돌고래를 목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돌고래가 목격되는 지역이 한정되고 있다. 특히 제주시 구좌읍에서 우도 서쪽 해안까지 이어지는 북동부 연안과, 제주시 한경면에서 서귀포시 대정읍까지 걸쳐진 남서부 연안에서 주로 목격되고 있다.
특히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고래연구소의 조사 및 마크의 서식지 분석 결과 대정읍 무릉리와 영락리 앞바다가 핵심서식지로 분석되고 있다. 주요 서식지 중에서도 약 20%에 불과한 해역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제주 연안 전역이었던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가, 최근 몇년 동안은 대정읍 앞바다를 중심으로 축소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서식지가 축소되는 것은 특히 연안 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질 저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연안개발이 다른 지역에 비해 심화된 곳인 제주시 동지역 연안에선 돌고래가 목격되지 않고 있고 있으며, 이외에도 대규모 항만 시설 등이 들어서 있는 한림읍 등에서의 목격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빈도가 낮다. 이외에 남원읍과 표선면, 서귀포시 동지역 등에서의 목격 빈도도 낮다.
연안 개발 이외에도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위협은 다각적으로 존재한다.
이번 정책브리프에선 선박관광으로 인한 생태적 교란과 해양쓰레기로 인한 얽힘 등으로 위협이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관광선박이 돌고래에 접근할 경우 움직임이 매우 제한되며, 천적이 나타났을 때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관광선박으로 인해 남방큰돌고래가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외도 매년 낚싯줄과 폐그물에 얽힘 사소를 당한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되면서 해양쓰레기가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마크는 이와 같은 위협에서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남방큰돌고래 서식지를 중심으로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 중 일부 지역인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 일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 곳만이 아니라 구좌읍 앞바다 일대까지 함께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방큰돌고래 조사와 연구를 위한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해상풍력발전사업이 남방큰돌고래 서식을 위협하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이 중에서도 최근 개발이 본격화된 한동·평대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의 공사 초기부터 운영단계에 이르기까지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영향을 추적 조사할 수 있도록 제주도와 제주에너지공사가 나서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아울러 무차별적 선박관광 근절을 위한 행정력 강화, 해안선으로부터 2㎞이내 선박관광 제한, 공적으로 운영되는 예약제 생태관광프로그램 운영 등이 제안했다.
또한 해양쓰레기 문제 대응 강화를 위해 어업쓰레기에 대한 실효적 대책 강화, 해양보호구역 내 레저낚시 준면허제 도입 등도 요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