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11-13 01:45 (수)
제주의 귀하면서도 아름다운 문화유산 ‘산담’
제주의 귀하면서도 아름다운 문화유산 ‘산담’
  • 김혁종
  • 승인 2024.10.07 11:4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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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진짜 제주 알기] <3>

제주장애인주간활동센터가 제주 도내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제주를 지켜낼 결심, 제주를 사랑할 결심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특히 올해는 장애인들이 보다 더 제주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제주를 알아가볼지도라는 주제를 내걸고 진행했다. 참여한 장애인들은 쉽게 만날 수 없는 산담도 둘러보고, 해녀를 직접 마주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주를 사랑하는 방법도 알게 됐다. 그들은 프로그램 참여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글로 써보기도 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미디어제주> 지면에 싣는다. [편집자주]

 

글 : 김혁종씨

제주에는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돌이 많다. 제주 사람들은 돌과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올해 제주를 지켜낼 결심, 제주를 사랑할 결심(부제:제주를 알아가볼지(之)도) 활동을 통해 제주도와 제주도에서 살아온 사람들 그리고 ‘돌’과의 관계와 그 의미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나도 제주에서 43년의 세월을 경험하며 자랐다. 하지만 이번 활동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너무나도 많았다. 특히 ‘산담’에 대해서는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기억에 남아있는 ‘산담’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산담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제주도에 존재하는 ‘돌’과 관련된 ‘담’에 대해서 알아보자.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 주위에 쌓은 ‘집담’, 밭의 경계를 구분하고자 쌓은 ‘밭담’, 제주도의 강한 바람을 약화시키고자 쌓은 ‘올레담’ 등 다양한 그 목적과 형태를 가진 ‘돌담’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오늘 ‘산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산담’은 말 그대로 ‘무덤을 둘러쌓은 담’이다. 물론 ‘돌’로 만들어졌다. 그럼 이 돌담은 왜 쌓은 걸까? 바로 주변의 다양한 요소로부터의 ‘훼손’을 막기 위함이다. 비, 바람 혹은 화재와 같은 자연적 요소 그리고 야생동물 등이 바로 그것이다.

제주 돌로 쌓은 산담.
제주 돌로 쌓은 산담.

무덤은 우리의 가족이 영원히 머무는 장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후손이 이를 아끼고 소중히 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산소를 방문해서 관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마도 여기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였던 것 같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을 담처럼 쌓아 산소를 훼손할 수 있는 외부 요소를 막고자 했던 것이다.

이런 산담에는 조금씩의 특징도 있다. 돌을 한 줄로 쌓아 올린 형태는 ‘외담’, 돌을 두 줄 이상 쌓아 올려 둘러놓은 형태는 ‘겹담’이라고 칭한다. 산담의 대부분은 겹담이다.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벌초방학’이 불현듯 생각난다. ‘벌초방학’은 특이하게도 제주도에만 있는 날이었다. 과거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는 뜻이다. ‘벌초방학’은 음력 8월 1일로 정했으며, 제주 도내 모든 학교는 이날 임시 휴교일이었다. 벌초방학 때는 가족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아 벌초를 하는 날이었다. 2004년까지는 제주 도내 모든 학교에서 대부분 시행했다.

벌초방학은 아쉽게도 2010년 이후 거의 사라졌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의 한 문화가 사라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예전부터 전해져왔던 문화는 가족 간에 여전히 남아있어 그 본분을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 위안을 삼는다.

다시 산담으로 돌아오자. 산담은 돌로 쌓았기 때문에 사이사이에 풀들이 많이 자란다. 이러한 잡초를 제거하는 일을 제주도 사람들은 ‘무덤 주위 돌담을 걷는다.’라고 표현했다. 이렇듯 무덤부터 무덤 주위, 그리고 산담을 관리하는 활동을 통해 우리는 후손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산담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감상자에게 고요함과 평온함을 전하며, 삶과 죽음이 자연의 일부로 돌아간다는 깊은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제주 산담은 제주 사람들의 전통적 가치관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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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승 2024-10-09 11:36:18
제주에 산담 이야기 너무 좋았습니다

김혁종 2024-10-07 19:51:34
선담, 읽었습니다 좋은 기회 주시고 제 글을 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성훈 2024-10-07 12:16:41
새롭게 알게된 산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산담.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