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에 대해선 "12대 의회에선 다루기 힘들 것"
"환경영향평가는 그럼에도 도의회에서 철저 점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미디어제주> 창간 20주년 특별 대담 자리에서 '민생'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상권은 물론 도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의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다양한 방면에서 제주도정의 정책이 올바르게 추진되는지 살펴보고, 동시에 의회에서 정책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특히 민생경제의 안정을 위해 도의회 차원에서 '민생경제안정 특별위원회'와 '범도민 소비촉진협의체' 등을 결성, 활동에 나서며 소비를 활성화시킴과 동시에 이를 통해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제주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제2공항 문제와 행정체제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제2공항의 경우는 지난 9월6일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지고 난 이후, 환경영향평가와 기본설계 등의 절차 착수를 코 앞에 놔두고 있는 상황이다.
제2공항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4계절 조사는 물론 제2공항과 관련된 환경적 사항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관련 용역에만 최소한 1년11개월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했을때 물리적으로 이번 12대 의회에서 이 환겨영향평가를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상봉 의장도 이 점을 언급하며 "환경영향평가는 12대 의회에서 동의 절차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다. 다만 소관 상임위인 환경도시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역할을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동시에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특위 구성이 필요하다면, 이를 의원들과 상의해 방향성을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행정체제개편 및 이를 위한 주민투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경과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
-12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 의장으로 취임하신 지 3개월이 지났다. 전반기 2년을 돌아보면서 후반기 의정활동 2년을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 여쭙고 싶다.
제12대 후반기 의장으로 처음 도민 여러분 앞에 섰을 때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도의회는 도민을 가장 중심에 두며, 도민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살피는 민생 의정을 펼쳐나가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의정 슬로건을 ‘민주주의 가치를 새롭게, 도민 중심 민생 의회’로 정한 것도 그러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도민의 뜻을 올바르게 대표하고, 건강한 견제를 실천하며,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적인 의회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다짐입니다.
후반기 제주도의회가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민생’입니다. 민생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도민의 삶이 실질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민생경제안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범도민 소비촉진협의체’도 결성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동네 소비 실천’ 캠페인을 통해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랜 경제 침체의 흐름을 끊고, 도민의 삶이 실질적으로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민경 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제주형 행정체계 개편과 관련, 행정안전부 장관이 아직도 주민투표를 요구하지 않아 사실상 연내 주민투표 실시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제주도정과 행정체제 개편 관련 논의를 해온 도의회 수장으로서의 소회를 듣고 싶다.
지난 7월 도정과 의회가 한마음으로 정부에 주민투표를 건의했고, 이후에도 다양한 경로와 방법으로 행정안전부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해 왔습니다.
주민투표가 요구된 이후 투표일까지 법적, 행정적 절차에 소요되는 일정을 고려할 때 연내 주민투표가 이루어지려면 10월 중순까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요구가 있어야 했지만, 현재까지 검토가 완료되지 않아 사실상 연내 주민투표 실시는 어려워졌다고 판단됩니다.
그렇지만 행정안전부 장관이 밝힌 바와 같이 실무진 간 협의 등 검토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이후의 행정체제 개편 추진 일정과 절차에 대한 세밀한 점검과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1대 도의회에 이어 12대 도의회도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도민사회에서는 제주도지사도 민주당 소속이어서 그런지 도의회의 도정 견제 역할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같은 도민사회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복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달라.
도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저출생·고령화, 관광산업, 환경, 농수축산업, 복지, 주거, 교통인프라 개선 등 다양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견제와 비판입니다. 제주도의회는 본연의 책무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여, 도정 정책이 올바르게 추진되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도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집행부와 협력도 필수입니다. 경제 회복, 복지, 민생 현안 등 주요 과제에 대해서는 도정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협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견제와 협력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건강한 균형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했지만,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와 도의회 동의 절차, 실시설계 용역 등 기간을 감안하면 12대 도의회에서도 관련 특위를 구성,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후반기 의회에서 관련 특위 구성 여부에 대한 의장님 생각을 듣고 싶다.
국토부가 지난 9월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에 이어 올해 안에 환경영향평가 용역 공고와 기본설계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중 환경영향평가는 소요 기간이 약 23개월 정도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평가 기간이 이 정도 소요된다면 물리적으로 이번 12대 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 동의 절차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환경영향평가 및 제2공항에 대한 사무는 환경도시위원회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상임위에 맡겨야 합니다. 환경도시위원회에서 역할을 잘 해 나갈 것입니다.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하여 특위 구성에 대한 필요성이 생긴다면, 의원님들과 상의하여 방향성을 정해 나가겠습니다.
-기본계획이 고시된 제2공항과 관련된 두 번째 질문이다. 제2공항 입지가 발표된 이후 도내 정치권,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는 도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도민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도의회 차원에서 도민 자기결정권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하실 것인지 말씀해 달라.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최종 협의 권한이 도지사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의회는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동의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그동안 논란이 제기된 쟁점에 대해 제주도가 잘 검증하리라 생각합니다. 제2공항에 대해 우려하는 쟁점은 항공수요 예측, 조류충돌 위험성, 법정 보호종 보호, 숨골,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 5가지입니다.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에서 이들 쟁점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그 검토 결과에 따라 환경영향평가가 결정될 것입니다.
도의회에서는 제주도가 동의안을 제출하면, 도민사회에서 우려하는 쟁점 사항들이 제대로 검토되었는지, 도민사회에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등에 중점을 두고 철저한 점검에 나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