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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고, 만들고, 느끼고...
"마음의 문 열고 하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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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 열고 하나가 되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08.02.24 09:4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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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제3회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

장애인과 함께하는 제주사회를 만들기 위해 미디어제주가 '아름다운 동행' 세 번째 걸음에 나섰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식 사회공동의 선(善)을 추구하는 미디어제주(대표이사 윤철수)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부형종) 공동주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후원으로 23일 오후 제주도내 지체장애인과 가족, 학부모, 어린이 등 100여명아 참가한 가운데 제3회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기행'이 열렸다.

이번 기행단은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여미지식물원과 넉넉한 인심을 가진 농촌전통테마마을 용왕난드르마을, 지난해 9월 개관한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리잡은 제주현대미술관을 둘러봤다.

싸늘한 바람이 아침을 알리던 9시30분. 제주시종합경기장에 아름다운 동행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습을 드러냈다. "오랫만이네요.", "처음 뵙겠습니다." 낯선 얼굴도 있었고, 처음 인사를 나누는 참가자들도 모두 하나같이 환한 얼굴도 버스에 올랐다.

출발에 앞서 부형종 회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해 두 번의 여정에 이어 세 번째 아름다운 동행을 마련해 주신 미디어제주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한 뒤, "올해 첫 아름다운 동행에서 새출발하는 마음으로 장애인 여러분과 함께 뜻깊은 자리가 되었으며 한다. 새해 좋은 그림을 그리시고, 가정에 항상 건강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고문을 맡고 있는 통합민주담 김우남 국회의원도 이날 아름다운 동행 참가자들을 깜짝 방문했다. 김 의원은 "이번 동행으로 장애인들이 큰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며 "저도 실질적인 장애인들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열심히 하고, 여러분이 있는 곳에 꼭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철수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마음의 문을 열고 어떻게 벽을 허물까하는 것"이라며 "오늘 함께하는 걸음을 통해 서로 마음을 조금씩 열고, 진정한 차별철폐를 위해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진귀한 식물과 향기 짙은 남국의 정취, 아름다운 환상의 식물원 '여미지'가 기행단을 맞았다. 기행단은 여미지 식물원 내에 있는 화접원, 수생식물원, 다육식물원, 열대생태원 등을 돌아보며 봄 정취를 만끽했다.

이번 동행에 남편과 아들 손을 잡고 참가한 이호선씨는 자신의 별명이 '지하철 2호선'이라고 웃으며 농담까지 하면서 즐겁게 여미지식물원을 구경했다. 이씨는 "여미지식물원을 오랜만에 와서 즐겁다"며 "전에 왔을 때보다 꽃이 아직 많이 피지 않아서 아쉽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기행에는 미디어제주 객원필진으로 활동 중인 강윤미씨도 참석했다. 휠체어를 타고 여미지식물원 곳곳을 둘러 본 그는 "여미지식물원에 오니 봄을 느낄수 있어서 좋다"며 "특히 따뜻해서 참 좋다"고 말했다. 식물원 곳곳을 사뭇 진지하게 살펴보면서도 쾌활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은 여미지식물원의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웠다.

그와 옆에서 함께 휠체어로 식물원을 둘러보던 권영선씨는 되레 "일은 할만 하시냐"며 기자를 걱정해줬다. 권씨는 "봄에 여미지식물원에 오니 참 좋다"며 "우리는 오고 싶어도 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충분히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버스가 많지 않은 뿐만 아니라 제주시에서 서귀포시까지 가는 것도 힘들고, 관광지마다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마련된 것이 적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기행단은 이어 농촌전통테마마을 용왕난드르마을로 향했다. 이 곳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기행단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발달장애 자녀를 뒀다는 고난숙씨는 "지난해 아름다운 동행에 참가해 너무 좋아 다시 참가하게 됐다"며 "애들을 데리고 다니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을 기회로 애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과 함께 참가한 김양희씨는 "아름다운 동행은 단순히 제주지역을 돌아보는 기행이 아니라 배움의 시간이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자녀들과 함께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로움과 편안함으로 가득한 용왕난드르마을은 안덕계곡 끝자락에 바다가 멀리 뻗어나간 넓은 들(드르)이라 하여 '난드르'라고 불리는 마을이다. 이곳에는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소라잡이체험을 비롯해 용왕난드르 문양찍기, 나무피리 만들기, 군산등반, 소라양초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기행단은 이 중에서 바다에 널린 예쁜 모양의 소라껍데기로 소라양초를 만드는 체험을 가졌다. 큰 소라껍데기에 미리 준비된 양초재료를 넣으면서 자신만의 멋진 소라양초로 용왕난드르마을의 추억을 간직했다.

기행단은 또 지난해 9월 개관한 제주시 한경면 제주현대미술관(Jeju Museum of Contemporary Art)을 찾았다. 이 곳은 내부에 특별전시실,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 세미나실, 자료실, 아트숍 등과 함께 야외에는 조각공원과 1200여명이 관람 가능한 공연장도 갖추고 있다. 기행단은 미술작품을 감상하면서 문화예술적 욕구를 충족하기도 했다.

어느덧 아름다운 동행 세 번째 걸음이 막바지로 향했다. 다소 아쉬움을 뒤로하고 기행단은 네 번째 아름다운 기행을 기약하면서 제주시로 향했다.

이번 기행에 참석한 자원봉사자 서미라(제주대 중어중문 3) 학생은 "친구의 소개로 동행에 참석하게 됐는데 이번 동행을 통해서 장애인분들에게 배울 것이 참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또 그분들도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고,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기행 후 소감을 밝혔다.

2월의 끝자락에서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 참가자들은 어느새 마음의 문을 열고 하나가 되어 돌아와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 아름다운 동행에서 또 뵙겠습니다."

한편 이날 기행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마음의 문을 열고 소중한 발걸음을 내 디뎠다는 의미가 있었으나, 기행을 통해 앞으로 개선해야 할 사회적 과제도 제시됐다. 그 중에서도 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사설관광지의 경우 장애인 관람을 위한 휠체어를 여유있게 준비하지 못한 점, 그리고 화장실이 계단으로 통하는 지하에 위치해 있는 점 등은 장애인 접근성을 어렵게 하는 문제로 지적됐다. <미디어제주>


* <제3회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에 협조해 주신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 님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여미지식물원, 용왕난드르마을, 제주현대미술관 관계자 그리고 제주대학교 학생 등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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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엄마 2008-03-10 12:51:27
다음에연락주세요...가고싶네요

가고픈이 2008-02-26 09:39:21
사람 사람 마다 밝은 미소가 너무 좋아 보여요

아름다운 동행 다음 기회에는 꼭 동참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2008-02-25 21:55:43
한사람 열걸음이 아니라 열사람 한걸음 미됴 케치프레이즈에 ㄱ걸맞는 행사가 바로 이 행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름다운동행 초심처럼 계속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해동소녀 2008-02-25 10:42:07
쉽게 올랐던 여미지의 전망대 하지만 이번은 달랐습니다.
쉽게 볼 수 있었던 현대미술관의 작품들 하지만 이번은 힘들었습니다.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곳곳의 화장실 하지만 이번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와 同行했기에 볼 수 있었던 것들... 느낄 수 있었던 것들...

123 2008-02-25 10:00:07
http://www.medi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39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