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운동회 계절이 다가왔다. 학교 교정에는 변함없이 만국기가 펄럭인다. 하지만 운동회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은 그다지 기쁘지만은 않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나가 운동회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정작 운동회에 참가를 하더라도 학부모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된 경기관람이 어렵다.
#"학부모들을 위한 휴일 운동회"
최근 한 D초등학교에서 열린 가을운동회는 토요일날 열렸다.
오는 10월 3일 개천절 휴일에만해도 제주도내 17개 초등학교의 운동회가 열린다.
평소같으면 집에서 편히 쉬고 있어야 할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은 학교 운동회에 참가한다.
학교측에서는 왜 휴일에 운동회를 해야 하는지 어린이들을 설득하거나 가르쳐 주지 않았다.
어린이들의 축제인 가을운동회는 학부모들의 편의에 맞춰져 휴일에 진행된다.
어린이들은 불만스럽다. 특히 4~6학년 고학년 어린이들은 더욱 그렇다.
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K어린이는 "토요일 오후 늦게까지 운동회가 계속돼 많이 피곤하다"며 "노는 날이 줄어들기 때문에 평일날 운동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 K어린이는 "휴일인데도 운동회에 참석못하는 부모님들은 얼마나 속상하겠어요"라며 "학부모들이 운동회에 많이 오는 것도 좋지만 학생들이 주인이 돼야죠"라고 어린스럽게 말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맞벌이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운동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도 "어린이들이 불만스러워하는 부분이 있긴하지만 상당수 의견은 아니다"라며 "요즘 학교 운동회는 마을축제처럼 치러지고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때문에 경기도 잘 안보여"
D초등학교 가을운동회에서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학부모들로 인해 정작 어린이들은 멀리 떨어져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경기를 한다면 서슴없이 경기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운동장을 가로지르기 일쑤였고 사진찍기에 바빴다.
학부모들은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어린이들의 대열 중간에 들어가 자신의 자녀앞에 섰다. 그러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중간에 학교측은 방송을 통해서 학부모들에게 제발 앉아달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운동장 가장자리에 있는 스탠드에 앉아서 율동을 지켜봐야 했던 어린이들은 몇몇 학부모들때문에 친구들의 율동을 볼 수 없었다.
뿐만아니다. 팀별 릴레이 경기에서도 어린이들은 멀뚱이 지켜봐야만 했다.
학교측도 막무가내로 돌아다니는 학부모들로 인해 경기진행이 매끄럽지 못해 연신 방송으로 "운동장 가운데로 다니지 마세요"를 소리높여야 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운동회돼야"
잠을 설치며 운동회를 기다리고 기다렸던 어린이들은 학부모들을 배려한 휴일운동회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
저학년 어린이들의 경우는 학부모들이 대부분 같이 참석해 율동을 같이하거나 자녀의 손을 잡고 경기에 직접 참가하기도 한다.
운동회는 학부모들을 위한 경기도 따로 마련해놓을 정도로 참여율이 좋았다.
또 어린이들도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언니, 오빠, 부모님 들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운동회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회의 주인공은 어린이다. 자신의 자녀가 율동을 하고 경기에 참여하는 모습을 소중하게 카메라에 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학부모들의 참여는 지나치게 적극적이어서 어린이들은 운동회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휴일 운동회'의 긍정적 측면과 역효과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때이다.
이 기사에 대한 평가나 하고 픈 말이나 하지.
누구나 보면 뻔히 알 수 있는 장난이나 하고 있느니..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