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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모순(矛盾)과 장애인 차별
[미디어칼럼]모순(矛盾)과 장애인 차별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10.02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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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모순이라는 말은 중국고사 성어에서 나오는 말이다.

모「矛」는 창이라는 뜻이고 순「盾」은 방패라는 뜻으로 옛날 중국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한 손에는 방패를 들고 이 세상에 어떠한 창도 이 방패를 뚫을 수 없다고 하고 다른 한손에는 창을 들고는 이 창은 이 세상의 어떠한 방패도 뚫을 수 있다고 하면서 세상에 완벽한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스스로의 논리 모순에 빠진데서 유래한 말이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한 깊은 자기모순의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아직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어떻게 보면 이런 모순과 같은 고정관념이 오랜 세월 사회속에 집단의식과 생활속에 사람들의 뇌 속 깊숙이 뿌리박혀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세상 전체를 다 뒤져 보아도 완전한 인간 존재는 없다.

그래서 인간이란 존재는 불합리성, 나약함, 불안 등 자기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고 하고, 위로받기 위하여 다수의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기준에 맞추어 동일시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모든 존재는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소중한 가치를 지니거늘 사회 집단은 근거 없는 주관적 기준의 잣대로 마치 스스로 완벽한 존재인양 모순된 편견으로  차이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를 자기의 잣대로 기준지어 똑같기를 강요하는 듯하다.

이세상에 완전한 창과 방패가 있을 수 없듯이 우리가 완벽하지 못할진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면에서 본다면 모두가 장애인에 해당한다.

장애란 신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까지도 포함된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4월에는 장애인의 날을 지정해서 행사를 하고 있고,  또 9월은 장애인고용촉진의 달로 정해 놓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과 자립을 위한 일자리 마련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이러한 행사의 주된 취지 중에 하나는 장애인에 대한 완전한 편견 해소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해마다 4월과 9월만 되면 반복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해소를 호소해야만 할까?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고정관념과  “우리” 라는 울타리에서 차이를 포용하지 못하고 차별로 사고하는 병리적 현상이 계속되는 한 변화가 없는 공허한 외침도 무의미하게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자기 자신을 완벽하다는 모순에서 벗어나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때 비로소 사회가 건강해질 것이고, 건강한 사회가 잘 기능할 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웃을 수 있고, 직장에서 마음껏 일할 수 있고, 가정과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사회란 상식이 통하고 예측이 가능한 사회라야 한다.

모순에 빠진 창과 방패를 파는 장사꾼과 같은 고정관념이 이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되고 건강한 사고를 통하여 건강한 사회를 만드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의 세상도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다.

<김근홍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제주지사 직업능력평가센터 선임직업능력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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