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21:23 (목)
"무고한 희생 당하신 4.3영령에 조의를 표합니다"
"무고한 희생 당하신 4.3영령에 조의를 표합니다"
  • 진기철 기자
  • 승인 2005.10.27 17: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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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경찰청장, 57년만 경찰총수 첫 4.3평화공원 '참배'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사건이 발발한지 57년만에 경찰총수가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4.3 영령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27일 제주경찰특공대 발대식 참석차 제주에 내려온 허준영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 제주시 봉개동 소재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류정선 제주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경비국장 및 정보심의관리관 등과 함께 4.3평화공원을 방문한 허 청장은 먼저 제단 앞에서 헌화하고, 분향했다.

# 방명록에 "무고한 희생을 당하신 영령들께 고개숙여..." 글 남겨

허 청장은 이어 4.3위패가 모셔진 곳으로 가 위패를 둘러본 후 방명록에 '4.3당시 무고한 희생을 당하신 양민들과 순직 경찰관 영령들께 삼가 고개숙여 조의를 표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허 청장은 오문호 제주도 4.3사건지원사업소장으로부터 4.3사업 추진상황을 잠깐 전해들은 후, 기자들에게 "과거에 대한 아픔을 제주도민과 함께 하고자 한다"며 "경찰의 공식적 사과는 지난 2003년 대통령이 했기 때문에 그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또 "4.3공원을 방문하게 된 것은 비록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지난번 내려왔을 때 4.3에 대해 얘기들은 후 (이후) 진압과정에 알아봤었고, 그 후에 여기 오게되면 찾아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에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 "4.3자료 있다면 모두 공개해 도민과 아픔 나눌 터"

그는 또 4.3진상규명과 관련해, "경찰이 갖고 있는 4.3자료들은 지금 없는 것으로 알지만 만약에 있다면 모든 자료를 공개해서 과거를 털고 도민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싶다"고 말한 후, 4시50분께 자리를 옮겼다.

20여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날 허 청장의 4.3공원 참배는 4.3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 현대사에 더 없는 의미를 부여했다.

#오승국 처장 "경찰총수 첫 참배 환영할만 한 일"

이날 허 청장의 참배현장을 지켜본 오승국 제주4.3연구소 사무처장은 "57년만에 경찰총수가 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한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과거 경찰의 잘못을 현재 경찰총수가 해결을 모색하고 결자해지의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또 "앞으로 4.3 유족들과 경찰 등이 진정한 4.3해결에 같이 힘을 합쳐 4.3 진실이 밝혀지는데 같이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4.3과 관련해 2003년 제주방문시 "4.3은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으로, 유족과 제주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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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후예 2005-10-27 21:58:09
너무 늦은감이 있지만, 오늘이라도 4.3 영령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조의를 표한 것은 잘한 일이라 생갹한다.

이날 밝힌 도민과 아픔을 같이 해 나가겠다는 말은 꼭 잊지말고 약속을 지키길 바라며,,

4.3 2005-10-27 18:32:40
경찰총수가 고개숙인 모습을 보니, 2003년 노무현대통령의 사과발언때와 같은 진한 감동이 드네요.

형식적인 참배가 아니라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 보일 것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