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민중 위해 '위험한 실험' 반드시 막아낼 터"
"민중 위해 '위험한 실험' 반드시 막아낼 터"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10.28 09:12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강순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

문제를 하나 내겠다. 

교육을 시장에 내다 팔겠다는 나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이윤을 남기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나라, 부모의 경제력 차이로 인한 아이들의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조장하겠다는 나라, 국민의 세금으로 소수의 선택된 학생들을 위한 귀족학교를 세우겠다는 나라, 교육공공성 보다는 자본의 이익에 교육을 내맡기는 나라, 교육을 통하여 부의 세습과 사회적 지위의 세습을 방관하는 나라, 외국교육기관에 우리 아이들을 맡기겠다는 나라, 국가 정체성 보다 영어 교육을 더 중요시하는 나라, 이 나라는 어디인가? 

#위험한 실험, 제주특별자치도

물론 이런 나라가 있겠느냐 반문하겠지만 엄연히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다. 답은 네글자이다. 모두 눈치 챘겠지만 대한민국이다. 

 이런 도무지 말도 안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별자치도란 허울 좋은 이름으로 제주도에서 시도되고 있다. 이 위험하고 무모한 실험의 연출은 당연히 참여정부이다. 각본은 총리실에서 쓰고 제주도정이 무대위에서  주연을 맡았고, 자본과 일부 언론의 협연으로 그럴싸하게 무대를 만들고 관객들을 호도하고 있다. 
 
#공교육을 무너뜨리는 자율화 조치

  더도 덜도 말고 정부의 계획안을 그대로 살펴보고 간단히 분석해보자.

제주도내 초·중등 교육기관의 자율성을 경제자유구역보다 더 신장하여 입학방법, 수업료, 교과서, 커리큘럼 특례를 인정하여 전면 자율화 하겠다고 한다.

이는 고교평준화 해체, 기여입학제 허용은 물론, 귀족학교, 자립형사립고의 난립, 학교의 입시학원화와 사교육비 증가를 야기하여 그나마 지탱해온 공교육 시스템은 완전히 무너진다.

교육부분의 양극화 심화는 불을 보듯 뻔하고 교육에 대한 국가 책무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내국인을 상대로한 외국교육기관 허용

  초·중등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허용하여 교육을 개방하고 내국인 입학비율을 제주도 조례로 위임하겠다고 한다. 제주도의 내부 문서를 보면 50% 이상 내국인으로 채우겠다고 한다.

총리실에서 들려오는 말로는 입학 비율 기준도 입학 정원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입학 정원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의미가 무엇인가?

가령 입학정원이 500명인 외국교육기관에 50% 기준으로 250명이 내국인 정원이라면 외국인 한 명도 없더라도 내국인 250명 만으로도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결국, 내국인을 상대로 한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허용하는 교육개방인 것이다.

#교육주권 포기하는 국내학력 인정

  주당 국어, 사회(국사 포함) 각 1시간만 이수하면 국내 일반계 학교와 똑 같이 국내 학력을 인정하겠다고 한다. 외국의 교육과정을 주로 이수하고 덤으로 1-2시간 국어나 국사를 이수하고도 2개 국가의 학력을 인정받는다. 교육 본질의 측면은 차치하더라도 현행 대학 입시제도와 맞물려 일반계 학교와의 불평등 차별을 조장한다.

주당 24시간(초등학교 1학년)에서 34시간(고등학교) 수업 시수 중 불과 2시간 이수로 국내 학력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이런 나라가 있는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차라리 교육주권을 포기하겠다고 고백하는 것이 그나마 솔직하다.

#소수에 대한 특혜, 교육 양극화하는 외국어 교육타운 

  대규모 종합형 외국어 교육타운을 설치하여 IB(국제공통입학자격), AP(미국대학입학편의프로그램) 과정을 운영하겠다고 한다.

물론 이 과정을 이수해도 국내 학력이 인정되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해외 유학을 통한 국부유출을 걱정하면서 오히려 이를 조장하는 셈이다. 이 곳에서 초·중·고 과정을 이수한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가?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함은 당연하지 않은가? 해외 유학을 심화하는 파이프 라인으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것이다. 해외 대학 진학이 좌절된 아이들도 걱정이 없다. 국내학력이 인정되므로 국내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다. 이런 과도하고 무모한 특혜를 인정해도 되는가?

이런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아이들의 배경을 감안하면 결론은 간단하다. 또 다른 귀족학교, 교육 양극화 고착이다.

 #교육의 국가 책무성 포기

  국내와 영리법인의 교육기관 설립 허용을 재검토 하겠다고 한다.

이쯤되면 교육공공성에 대해서는 말문이 막힌다.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이윤을 남기는 교육장사를 허용하는 것이다. 과실송금의 허용, 결산상 잉여금 송금을 허용한다. 치솟는 등록금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는 문제도 아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장 기본적인 공공영역인 교육부분을 완전 시장화 하여 영리 자본에게 이를 맡기겠다는 발상이다. 

#모국어 가치와 중요성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행하는 영어교육를 1학년부터 시작하겠다고 한다. 조기 외국어 교육의 효율성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나 이 시기는 모국어 습득의 핵심시기이다. 땅이 빼앗겨도 모국어를 잊지 않으면 나라를 빼앗긴 것이 아니라는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이는 정체성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가치 선택의 문제이다.

현재 3학년부터 시행하는 영어교육도 시행단계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여 오히려 사교육비 증가, 조기 포기자의 양산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전문가 집단에서 별도의 심도있는 논의와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합의를 필수 전제로 하여 검토되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

   학교는 희망과 미래를 향한 꿈이 숨쉬는 곳이라야 한다. 교육은 공동체의 활성화를 통해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재정을 확충하여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교육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설정되어야 함은 당연한 귀결이다. 또한 우리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우리가 키워주지 못하고, 영리 자본이나 외국에 맡기는 것은 아이들의 혼을 파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의해 교육 기회가 차별화되거나, 소수의 선택받은 아이들을 위한 과도한 특혜를 부여하는 정책을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이다.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좌절과 절망을 느끼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다. 대다수 민중들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제주도가 진행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는 말 그대로 충격이다. 매우 무모하고 위험한 실험이다. 자치, 분권이라는 미명 하에 제주도를 자본의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전 세계에 유래가 없는 전면적인 교육개방을 시도하고 있다. 영리법인의 교육기관을 통하여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한다. 교육공공성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따라서 국민의 기본교육을 국내외 자본과 외국에 떠넘겨 교육주권을 포기하려는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2005년판 을사늑약임을 규탄한다. 덧붙여 자치, 분권이라는 미명 하에 제주특별자치도를 추진하는 것은 제주를 자본의 파라다이스를 만드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분명하게 규정한다.

하여,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역사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 땅의 민중들을 위하여 이 위험한 실험을 확실하게 막아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힌다.

강 순 문(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제주민중 2005-11-01 17:09:18
민중이 뭔지도 모르시나요? 이곳에서 묻지말고 국어사전 찾아 보시게.
빨갱이 세상? ㅎㅎㅎ.
좌파가 뭔지는 아나요? 일하지 않고 말로 먹는 사람이 좌파라고? 에끼 무식한 사람아-. 어디가서 그런 말 말게.
자네 조중동 쓰레기 신문 열심히 보고 있지? 그런 광고지 보다 보면 머리가 이상하게 된다네.

shc6495 2005-10-31 15:48:17
그냥 도민이라 하면 안되는가? 도민중 민중에 속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기자님! 전교조가 위하는 개념은 어떤 것인지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러다간 제주도가 빨갱이 세상이 될 까 두렵습니다.
또다시 4.3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 까 두렵습니다.

좌파는 일하지 않고 말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주장을 신문에 그대로 올려도 되는 것인지

민주주의 2005-10-28 19:40:38
당신의 글을 보니까 이기주의란 말 딱이네요.
기고문의 내용이 구구절절 맞는데.
이기주의님은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세요.
난 학부모로서 전교조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가끔은 맘에 들지 않은 점도 있지만.

이기주의 2005-10-28 17:06:19
이제 교육은 세계인을 만드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개방에 늦으면
뒤처지는 법
옛날 서구를 배척하는 그네들과 같은 전철을 밝지 마라
오히려 개방에 앞장서지는 못할 망정
민중이라는 방패가 전부이더냐 이 무식한 이들아

교육 주권이라는 명분은 당신네들을 위한 주권이구
당신네들의 기득권 주장이라는 것으로 구호를 바꾸거라

정말 참교육 구호 외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 못봤다
맨날 경쟁에서 뒤지는 사람 만드는 것이 참교육이냐

좁은 사람들이 만드는 전교조!
좁은 생각으로 이루어지는 전교조!
이런 말하면 이런얘기 하겠지
우선 한국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구!
맨날 삼단논법 갖고 말장난하지 말고
한국인도 되고 세계인이 되게 하라

쯔쯔
당신네들의 하나하나의 노력은 언젠가 있을 크나큰 위기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왜 모르나!!!

관두어라

더부살이 2005-10-28 10:01:32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