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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업무상 주의의무
<미디어칼럼>업무상 주의의무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01.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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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남 제주경찰청 안전계장
매년 제주도내에서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은 약 50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전 도민의 1%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처럼 제주도민 100명중 1명이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될 정도로 교통사고의 위험은 우리와 매우 가까이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런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는 것인가?

교통사고는, 형법적 관점에서 본다면, 운전자에게 요구되는 업무상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업무상과실행위에 기인한다.

여기서 ‘업무’란 사람이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반복하여 행하는 사무를 말하며, 업무에 수반한 주의의무는 법령의 형식적 기준에 한하지 않고 업무의 성질과 구체적 사정에 따라 관습상?조리상 요구되는 일체의 주의의무를 의미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조그마한 주의의무 위반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교통사고 사례를 살펴보자.

첫째, 음악을 크게 틀어 놓은 상태에서 주차장에서 차를 빼려고 후진하던 운전자는 후방을 잘 살피지 못하고 주차장에서 놀고 있던 초등학생을 충격하고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둘째, 추석날인 사고당일 새벽 부모님을 모시고 친척 집에 가던 운전자인 아들이 운행 중 졸음운전 때문에 커브길을 돌지 못하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차선으로 돌진하여 밭 담을 충격하여 차량이 전복되면서 아버지가 사망하고 어머니가 다치는 사고를 야기하였다.

셋째, 합기도 체육관장인 가해자는 초등학생인 관원들을 귀가시키던 중 피해자를 하차시킨 후 출발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옷자락이 문짝에 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약 13미터를 끌고 가다 차량 우측 차체부분으로 피해자를 충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나 운전자는 다른 학생들을 귀가시키기 위하여 그대로 운전하였다.

이 외에도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 때문에, 차창 밖으로 담배 재를 털었는데 불씨가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바람에, 교차로 상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던 차들이 서로 먼저 통과하려다가 하는 등등의 사소한 이유로 교통사고를 야기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왜 이처럼 조그마한 부주의가 소중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엄청난 재앙을 야기하는가?

요즘 운행되는 승용 차량의 무게는 약 800kg~1,800kg 정도 되며, 시속 60km로 운행하게 되면 1초당 16.7 미터를 움직이게 된다. 여기다가 속도를 올리게 되면 발생되는 에너지도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서 증가하게 되므로 그야말로 자동차는 위험한 물건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위험한 물건을 다룸에 있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는 그 이유를 자동차의 보편성에서 찾고자 한다.

비행기 조종사, 선장, 철도 기관사 등과는 달리 대부분의 성년이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고, 각 가정마다 한 두 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없이는 회사나 학교생활, 쇼핑까지도 불가능 할 정도로 현대인의 생활이 자동차에 크게 의존하게 된 지 오래다.

세수를 하고, 식사를 하며, 친구를 만나거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운전행위가 반복되는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동차가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하는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나 운전자에게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 등이 망각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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