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돼지는 무죄, ‘인풀루엔자A형’으로 부른다.
돼지는 무죄, ‘인풀루엔자A형’으로 부른다.
  • 이성래
  • 승인 2009.05.0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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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성래 제주특별자치도 가축방역담당사무관

최근 SI(멕시코발 인플루엔자)가 세계를 공포로 몰아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의심환자와 추정환자가 나오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는 4.30일 전염병 경보수준을 현행 4단계에서 사람 간 감염사례가 나타나는 등 대유행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5단계로 격상시켰고,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재난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조정 발표하였다.

이번 돼지인플루엔자로 표기하고 부르는데 전 세계가 혼동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우리정부(농수산식품부)에서도 분명히 돼지인플루엔자(SI)는 표기자체가 잘못 되었다고 전국의 언론에 호소하고, 국익을 생각하는 모든 언론에서도 “돼지는 무죄”라며 SI 표기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4.24일경 멕시코발 돼지인플루엔자 언론보도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하였지만 그동안 돼지가 SI로 감염되었거나 살처분 사례가 없다는데 모든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AI와 SI는 근본적으로 성질이 다르다.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 폴오피트 박사도 현재의 확산과정에 돼지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SI가 돼지고기를 섭취하는 것과 전혀 무관함에도 돼지고기 소비까지 급감하여 돼지고기 소비위축의 현상이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광우병의 막연한 공포심으로 엄청난 불신을 불러왔던 만큼 충분한 학습효과를 보았기 때문에 이번사태는 더 커지기 전에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보건위생 관리·대응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손을 잘 씻는 등의 개인 위생관리만 잘 하면 감염의 기회를 현저히 줄일 수 있으므로 필요이상의 불안·걱정이 또 다른 위기를 부른다는 것을 염두 해야 한다.

1918년도 스페인독감이 세계를 휩쓸어 4천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고, 반면에 조류인플루엔자도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지만 가축에게 훨씬 더 많은 피해를 주었는데 이는 모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피해다. 또한 스페인 독감이나 홍콩독감 모두 그 지역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전염병이다. 일본도 4.30일 이번 SI에 대해 발 빠르게 신형바이러스로 명칭을 통일하였다고 한다.

4.29일 우리정부(농식품부)에서는 SI를 MI(멕시코인플루엔자)로 부르도록 언론에 요청하였고, 4.30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돼지인플루엔자(SI)는 더 이상 쓰지 않고, 『인플루엔자A형(H1N1)으로 부르기로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도가 악성가축전염병(구제역, AI, 부루세라병, 결핵병, 돼지열병, 가금뉴캣슬병 등)에 한한 세계가 인정하는 청정지역으로 구제역과 AI, 돼지열병 특별방역대책 상시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더욱이 청정지역 제주는 축산물관리나 맛이 뛰어나 돼지고기와 쇠고기 및 유제품에 대해서는 약 70%이상이 수출 및 육지부로 반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애꿎은 SI 이름하나의 불안심리가 제주산돼지고기도 여지없이 가격영향을 받고 있는 현상이 서글프기만 하다.

우리 제주뿐만 아니라 국내와 전 세계가 돼지하고 무관한 인플루엔자A형 확산·만연 사태에 안절부절 호들갑보다는 보다 의연하고 냉철한 자세로 개인위생에 주력하고 국가의 방역요령에 귀 기울이며 행동에 옮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돼지는 무죄”라는 항변에 심히 늦은 감이 있지만 『인플루엔자A형(H1N1)』이라 정정 된 데에 우리 모두 이 변경된 이름으로 표기하고 불러 주시길 바란다. <미디어제주>

<이성래 제주특별자치도 가축방역담당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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