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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맹탕 감사' 전락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맹탕 감사' 전락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11.24 17: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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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맥빠진 분위기...'감사'인지, '업무 점검'인지 어리둥절

제주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초반부터 맥빠진 모습을 연출하면서, '민의의 전당'임을 자임하는 도의회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원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공직사회 표(標)를 지나치게 의식한듯, 행정사무감사에서 '봐주기식' 의례적인 질문으로 일관해 감사를 맥 빠지게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제223회 정례회 이틀째인 지난 22일부터 상임위원회별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고 있다.

12월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제주도청 실.국 및 사업소, 제주도교육청, 제주도 산하 기관 및 단체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감사 3일째인 24일까지 3개 상임위원회는 11개 제주도청 부서에 대한 감사를 마쳤다.

#'행정감사'인가, '업무추진상황 점검'인가

그러나 감사는 '감사'인지, '업무추진상황 점검'인지 분간이 안되도록 극히 의례적인 질문으로 일관해 감사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실제 24일 열린 행정자치위원회의 자치행정과에 대한 감사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올해 사회단체 보조금 비리사건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이에대한 문제점을 바로 지적하고 근본적인 개선안 마련을 위해 모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쟁점이 되지 못했다.

또 민간단체 보조금 등 선심성 예산사례도 이렇다하게 지적되지 못했다.

소속 의원의 경우 도민과의 대화, 도민제안실적 등에 대한 자신의 의례적인 의견만 피력할 뿐 제대로운 감사의 기능을 발휘하지는 않았다.

다른 부서의 감사 역시 대부분 업무추진상황에 대한 점검을 위주로 할 뿐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을 촉구하는 질문은 극히 드물었다.

이 때문에 제주도의회 주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봐주기식 감사'냐, 아니면 의원들이 사전준비를 못한 '불성실' 때문이냐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부 의원 '철저한 사전준비'속 감사 '성과'

물론 이번 감사에서는 나름대로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고 감사에 임하는 의원들도 몇 눈에 띄었다.

안동우 의원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안 의원은 감사 첫날부터 매일 행정사무감사 정책브리핑을 통해 사전에 준비한 정책감사 내용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는 성실함을 보여줬다.

그는 첫날 제주도내 골프장의 지역주민 고용실태의 문제점을 비롯해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사업비가 대폭 축소된 점, 넙치양식사업을 '배합사료 중심'으로 변환해야 할 필요성, 인공어초사업의 '집단화' 등을 중점적으로 제기했다.

특히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사업비의 축소와 관련해서는 일회성 지적이 아니라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민주노동당 차원에서 '예산되찾기 운동'을 함께 벌여나가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와함께 김병립 의원도 매 질문마다 '끈기있게' 파고드는 열정을 보였고, 강창식 의원 역시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과시해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정사무감사의 긍정적 측면은 전반적인 '맥빠진 분위기' 속에 파묻히면서 빛을 바래고 있다.

제주도의회가 남은 기간 행정사무감사의 유종의 미를 어떻게 챙겨나갈지 도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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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2005-11-24 18:46:29
성실한 모습이보기 조터니만, 역시 이번에도 안의원이 활약상 젤 빛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