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농업기술원이 선도농업인 육성기금으로 제주도내 농업인단체를 대상으로 외유성 해외시찰을 보냈던 것으로 나타나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강한 질타를 받았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지난 8월22일부터 27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제주도내 농업인단체 회원 21명을 대상으로 태국과 싱가포르 해외연수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에는 예산 2436만원이 투입됐다.
또 지난 9월7일부터 13일까지는 사업비 3087만원을 들여 6박7일 일정으로 농업인단체 회원 21명을 대상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시찰하도록 했다.
다음달에는 사업비 1200만원을 들여 농업인단체 회원 7명을 대상으로 선진농업 현장체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제경쟁력 제고를 명목으로 한 이 해외연수사업에 소요되는 총 6723만원의 예산은 '제주도 선도농업인 육성기금'을 통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1월 제정된 이 기금은 2011년까지 총 50억원을 조성해 제주농업의 국내.외 경쟁력 향상을 기여할 수 있는 선도농업인 육성을 위해 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도비와 시.군비 등으로 적립되고 있으며, 올해까지 31억5000여만원이 적립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금의 쓰임새가 당초 목적과는 달리 일종의 '선심성'으로 쓰이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29일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농수산환경위원회의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안동우 의원은 "선도농업인육성기금으로 시행된 해외연수사업이 당초 목적과 부합되게 활용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며 이미 두차례 실시된 해외연수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안 의원은 우선 "8월 실시된 싱가포르와 태국에 대한 해외연수사업은 해당 국가가 농업선진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연수를 실시하게 된 배경이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안 의원은 또 "9월 실시된 호주와 뉴질랜드 연수 역시 이들 지역이 축산선진지임을 감안할 때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참가한 농업인들이 일반적 농업단체 회원들로 구성돼 있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고 지적됐다.
이에대해 김영문 농업기술원장은 "참가 단체회원의 선정은, 일단 공문을 보내 희망자를 중심으로 선정했다"며 "싱가포르를 연수지역으로 삼은 것은 그 지역의 생활상과 정신 등을 배우는 한편 농산물 시장성 조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그동안 기금이 집행된 8억여원의 사용내역을 보면 국내.외 농업연수와 교육연찬사업에만 집중적으로 사용됐다"며 "이 때문에 농민단체 일각에서는 해외연수 등의 경우 선도농업인 육성보다는 제주도 농정 협조자나 협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난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농민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필요하다면 '제주도 선도농업인육성기금 설치 및 운용관리조례'를 개정해 기금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방안 마련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