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흑묘백묘(黑猫白猫)' 식 선거전, 그리고 '딜레마'
'흑묘백묘(黑猫白猫)' 식 선거전, 그리고 '딜레마'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01.21 15: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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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본격 개막된 선거열전...경쟁심리 자극에 흔들리는 '룰'

아무리 경제가 침체되고, 생업에 쫓기더라도 관심이 절로 가는 것이 '선거'다. 새해 화두 역시 '선거'다. 그 중에서도 제주도지사 선거는 단연 으뜸일 수밖에 없다. 우리 지역의 지도자를 뽑는 일이기에, 누가 선출될까 하는 논쟁은 술자리서나 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얘깃거리다.

20일 열린 정당 행사와 한 후보자의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해 제주도지사 선거전도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다. 이날 열린우리당은 예비후보 3명 중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토론회를 가졌고, 한나라당은 신년하례회를 통해 지방선거 필승을 다짐했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행사는 아직 정당을 선택하지 않은 현명관 회장의 출판기념회였다. 행사장 일대의 극심한 교통체증, 그리고 발디딜 틈 없이 몰려든 인파. 현 회장의 '세(勢)'를 과시하기에는 너무도 충분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자신들도 예상치 못했다는 듯 엄청난 인파에 '감탄'을 자아냈다. 자발적 참석인지, '동원'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어쨌든 세 과시는 성공했다.

#화려한 대규모 행사, 감춰진 '경쟁심리' 촉발되려나

그러나 행사를 참석한 지방선거 관련 인사들 사이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 이러한 '대규모 행사'가 앞으로 경쟁심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지금까지 절제되고 자제돼 왔다면 앞으로는 그 '고삐'가 더욱 느슨해질 것이라는 예견이다.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 자발적 참석이었든, 그렇지 않았든 상대 후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방선거와 관련한 '룰'이 그동안 잘 지켜져왔던 것만은 아니다.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자나 지방의원 출마예정자들이 선관위에 적발당한 사례가 이를 잘 말해준다 하겠다. 하지만 이번 본격적 선거전의 포문은 조금 다르다. 이번 출판기념회의 대규모 '세 과시'가 향후 정치행사에서 '조직적 동원'이 노골화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출판기념회는 참 멋있고 화려했지만, 그에 따른 선거 전반에 미치는 분위기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혹자는 '죄수의 딜레마'와 같이 암묵적인 '룰'이 깨지고 경쟁심리가 크게 촉발될 것이라는 예견을 내놓는다.

#경쟁심리 자극에 빠져든 '딜레마'

이 '죄수의 딜레마'는 1944년 프린스턴대의 수학자 폰 노이만의 '게임이론과 경제행위'에서 고안된 이론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인간의 심리를 모토로 하고 있다. 일정한 조건에서 경쟁자간의 경쟁상태를 모형화해 참여자의 행동을 분석함으로써 최적전략을 선택하는 것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범죄를 같이 저지른 당신과 동료가 붙잡혔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둘은 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독방에 각각 갇혔다. 경찰은 이들의 죄를 입증하지 못해 경미한 혐의만으로 1년 형에 처할 수 밖에 없다.

그 때 경찰이 이 둘에게 각각 협상안을 제시한다.
"만약 당신이 동료의 죄를 증언하고 동료가 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석방되고 동료는 3년 형을 받을 것이다.
" 반대로 당신과 동료가 모두 서로의 죄를 인정하면 둘 다 2년 형을 받고, 둘 다 묵비권을 행사하면 1년 형에 그칠 것이다."
이같은 제안을 받은 두 명의 죄수는 각각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혹, 내가 증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동료가 나의 죄를 증언하면서 내가 '3년형'에 처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리고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동료도 과연 끝까지 묵비권을 행사해줄수 있을까 하는 의문. 여러가지 상황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죄수는 딜레마에 빠진다.

'죄수의 딜레마'는 모두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취한 행동이 두 주체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상황을 말한다. '딜레마'는 결국 상호간의 신뢰를 무너지게 한다. 냉전시대 핵무기 개발을 놓고 미국과 소련이 경쟁하는 상황도 바로 이 '죄수의 딜레마'를 놓고 풀이한다.

#선거 '룰' 깨어지면  '흑묘백묘(黑猫白猫)' 식 선거전 '우려'

상호 신뢰를 일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이 '딜레마'. 문제는 누가 '룰'을 먼저 깨느냐에 있다. 선거에서의 '룰'은 상대후보도 반칙을 하는데, 나만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할 수 있느냐 하는 발동심에서 깨어지게 돼 있다.

여기에 검은 고양이든 희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는 논리까지 가세한다면 선거전은 더욱 혼탁해질 수밖에 없다. 이럴경우 유권자들의 판단기준의 '룰'도 깨어져 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토록 외쳐왔던 공명선거, 정책선거의 구호가 물거품이 되고 무조건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선거전만 횡행할 수밖에 없다.
 
'흑묘백묘'식 선거전이 사라지고, 선거문화가 한단계 성숙되고 발전되기 위해서는 우선 후보자들이 '룰'을 끝까지 지키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 바탕에는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지나친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기 위해 예비후보자들간 '룰'의 약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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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됴독자 2006-01-22 11:09:16
시비걸거 업스면 말지

그정도 내용 알고 있을정도면 경쟁언론 기자??

니나 똑바로 해라

^)^~~~ 2006-01-21 15:21:51
검은고양이 잡으러갔다가 흰고냉이 잡아도 문제는 없겠지.
당선은...
무조건 당선도고 보자.
제발 침착들 하쇼
그 수많은 관중동원하면 돈은 안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