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치아 앗아가는 풍치..."얕보다간 큰코 다쳐요"
소리없이 치아 앗아가는 풍치..."얕보다간 큰코 다쳐요"
  • 강철흔 객원필진
  • 승인 2010.02.0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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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흔의 건강상식]<4> 치주질환의 극복

저희 병원에 오시는 분들에게 종종 풍치에 대해 알고 있으시냐고 물어봅니다.

최근에 의학 지식의 발달로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에 대해서는 잘은 몰라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치료해야 하고, 향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약간의 지식들은 갖고 있습니다.

또한, 암이나 뇌졸증 같은 병들은 워낙 목숨에 관계되는 병들이라 진단을 받고 난 후에는 그 병들에 대해 정말 많이 알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풍치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또한, 병원에 내원하여서 풍치에 걸렸다고 설명을 하려고 해도 잘 안 들으시려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치아는 조금 시시해서 그런가요? 나중에 문제 생기면 빼고 임플란트 식립하면 되지? 풍치에 대해 설명하려는 저로서도 굉장히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잇몸에서 피가 나고, 흔들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많은 국민들이 약국에 달려가서 무슨 무슨 약들을 사먹는 다는 것입니다. 워낙 신문, 방송에서 광고를 많이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참으로 가슴 아픕니다.

분명히 그 약 광고 일부에는 자그마한 글씨로 치과치료와 병행해야 더욱 효과적이라고 씌여져 있습니다. 그 잇몸약만 복용했을 경우에도, 완전히 치료가 되는가에 대한 대답에는 절대, 절대로 안 된다고 확실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증상의 일부를 약간 줄여줄 수 있어도 치료는 되지 않습니다.

#흔히 풍치로 알려진 치주질환은 염증성 질환입니다.

예전부터 많은 학자들이 약을 이용하여 치주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였습니다. 일부 논문에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8개월까지 항생제를 투여하면서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아마도, 그 실험에 앞서서 실험에 대한 설명과 동의는 받았겠지만, 후에 따르게 되는 항생제 내성과 위장장애 등을 생각하게 되면, 참으로 무지막지한 실험입니다.

비슷한 논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도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결과는 치주치료와 병행하게 되면 약간의 효과는 있어도, 커다란 차이는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항생제만 사용하여 치료하게 될 경우 처음에 약간 효과가 있다가 나중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만약에 제가 풍치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게 된다면,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내팽개치고, 그 약만 팔아도 재벌 부럽지 않은 큰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개의 치아를 빼야하는데, 약 값은 부르는 게 값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전체 인구의 반절 가량이 풍치로 고생하고 있으니까요. 아니 그 약을 개발하고 나서, 공짜로 나누어 주게 되면, 노벨 의학상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풍치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첫 번째 단계는 풍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이 발달하여 포털에서 풍치라고 검색하게 되면, 정말 어마어마한 정보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중에는 저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지만, 아무튼 많은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병에 대해 잘 알아야 이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풍치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유전적인 요인은 현재 의료 기술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유전적인 요인을 찾기 위해 엄청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훨씬 많은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당분간은 어렵습니다. 대신에, 부모님이 풍치로 고생하셨거나, 형제, 자매중에 풍치로 고생하신다면, 치과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교합적인 요인은 너무 복잡하니, 치과 원장님과 상의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필요할 경우 적절한 보철치료나 교합조정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교합조정 치료에 대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풍치에 걸린 치아는 흔들리는 증상 외에 솟아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염증은 부종을 동반하게 되어 있습니다. 잇몸이 부을 경우, 당연히 치아가 솟아오르는 것입니다. 그 결과 그 치아는 저작시 다른 치아들에 비해 조기 접촉을 형성합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아프고, 병들어서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하는 치아가, 거꾸로 다른 치아들은 다 놀게 하고, 그 치아 혼자 뜨거운 뙤약볕 아래 일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조기 접촉 부위를 살짝 삭제하여 주는 것이 교합조정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치아를 그냥 삭제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십니다. 설명하기가 너무 복잡합니다. 이해가 쉽지 않겠지만, 그냥 저희 치과의사들을 믿고 치아를 쬐끔 삭제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취도 필요 없고, 삭제 후에도 절대로 시리지 않습니다.

가장 쉽고, 근원적인 치주치료 방법은 치태를 없애는 것입니다. 이미 기존에 있는 치석이나 치태를 스켈링, 치근활택술, 치주수술 등을 통해 완전히 없애고, 양치질 교육 등을 통해 더 이상 치태 발생을 없애는 것이 치주치료입니다. 간단하게 써 놓았지만, 이 과정이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참 힘든 치료과정입니다. 아프고, 짜증도 많이 납니다. 그래도, 꼭 이겨내시고, 건강한 잇몸을 반드시 되찾아야 합니다.

# 스켈링에 대한 오해가 참 많습니다.

‘스켈링하고 나서 치아가 시리다, 치아 사이가 벌어졌다, 치아가 더 흔들린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제가 치주치료 전에 반드시 설명하고 넘어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건강한 잇몸은 밝은 핑크색을 띠며, 웬만한 칫솔 자극에도 피가 나지 않습니다. 반면에, 염증이 있는 잇몸은 검붉은 색을 띠며, 부어있고, 피가 자주 납니다. 치주치료는 기존에 있던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잇몸 염증이 감소하게 됩니다. 그 결과 부어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치아 사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또한, 치근이 노출되면서 일시적으로 치아가 시리게 됩니다.

스켈링으로 인한 치아의 시린 증상은 대부분 1-2개월 내에 사라지게 됩니다. 계속 잔존할 경우, 불소도포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아 사이가 벌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오히려, 치아 사이가 벌어지는 것이 우리의 치료 목적입니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한 번 없어진 치조골은 재생되지 않습니다. 건강한 잇몸은 치조골의 높이에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치아 사이가 벌어지면, 심미적으로도 좋지 않고, 발음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잇몸 염증을 그대로 놔 둘 수는 없습니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실제로 위의 문제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시는 분도 계셨었습니다.

#풍치는 만성 소모성 질환입니다.

당뇨병,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한 번 발생하게 되면, 치료하였다고 하여서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최근에 의료기술의 발달로 잇몸뼈 이식, 잇몸이식, 호르몬, 차단막 등을 이용하여 제한된 경우에 한해 골재생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입니다.

한 번 없어져버린 치조골은 재생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치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적인 유지,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저희 병원에서 치주치료를 받으신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치주치료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정기적인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누누이 설명해 드립니다. 많이 안 좋을 경우, 1개월마다 내원하게 하시고, 차츰 나아질 수록 2개월, 3개월단위로 내원토록 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관리가 잘 되실 경우 6개월에서 1년단위로 검진을 받으실 것을 권유 드립니다. 치료비용도 부담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별로 아프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참 오시기 힘들어 하십니다.

아마도, 저의 잔소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양치질 잘 하셨죠? 몇 분이나 하셨어요? 이쪽이 또 안 닦이셨네요.”

# 다음에는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 양치질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주시에서 개인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철흔 씨.

그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3년동안 치과대학병원 치주과에서 수련한 후 개원하기까지 과정에서 만난 환자들과의 진료를 토대로 다양한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특히 치과의 3대질환인 치아우식증(충치), 치주질환(풍치), 부정교합 등을 위주로 해 치과상식을 알기쉽게 설명하는 등 구강건강 길라잡이 역할을 하게 됩니다. <편집자 주>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강철흔 객원필진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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