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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제주특별자치도 실험에 '심란'
노무현 정부의 제주특별자치도 실험에 '심란'
  • 장금항 객원필진
  • 승인 2006.01.26 09: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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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장금항 목사, 대통령의 어중간한 사상적 전향


1845년 10월 12일에 입국하여 1866년 3월 30일에 순교할 때까지 22년을 조선에서 생활했던 프랑스 천주교회 다블뤼 주교의 「조선사 입문을 위한 노트」에는 19세기 중반의 조선 사회의 모습이 나온다.

19세기 서양 선교사들 중 조선에서 가장 오랫동안 체류하였고 조선의 관습과 문화를 소개하는 그 시대 '타자의 시선'이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만약 언젠가 이 나라가 외국인과 관계를 맺게 된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큰 해악이 될 것이다. 그 때문에 모든 종류의 불화와 쟁투, 불행을 얻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평화를 잃을 것이며 평온함과 단순한 정신, 한마디로 삶 전체를 잃게 될 것이다. 천주교회를 받아들이게 되겠지만, 물질적인 측면을 말하자면 상업에서 얻는 이익으로도 자신들의 상실하는 것을 보상해 주지 못할 것이다.

국왕이 훌륭하던 시절에 고립에서 누렸던 좋은 것들을 되찾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혹 국왕이 나쁘다고 한들, 백성들은 과거 그런 통치 아래에서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인가'

유럽인이며 선교가 사명이었던 사람이 조선의 개방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이 의아하지만, 그는 조선 사회가 '야만 사회'가 아니라 설득력 있는 사회 질서를 갖추고 있음을 깨닫고 힘에 의한 개방이 조선에 비극을 가져다 줄 것을 예견한 것 같다.

그리고 100여년의 조선에 애정을 갖고 있던 이 외국인의 우려는 지금도 유효하다.
    
#대통령 신년사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오한 통찰력 필요

'개방'과 '복지'가 충돌없이 양립되는 노무현식 사고는 범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료와 교육을 개방하자는 신자유주의의 사고가 어떻게 양극화를 2006년의 화두로 내세웠는지, 양극화의 극복방안으로 '생활보호대상자 12만명 확대'같은 실패한 정책을 복지 정책이라 내어놓는 대통령의 신년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겪었을 인생의 여정과 지금 누리는 권력 환경에 대한 심오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조선일보 조갑제의 글과 혼동할 수 있으니 다 생략하고 요점만 말하면 그들은 사상적 혼란을 겪고 있고 '전향'에 가까운 자기 내부의 변화를 지금도 하고 있는 중이다.

차라리 완전한 경제자유주의자 혹은 성장론자로 전향하면 오히려 정책적 혼란이 적으련만 아직도 그들은 전향을 위한 내부적 갈등중이다. '지방사람'인 그가 '서울'의 중심부에서 만나는 '겁나는 사람들'(재벌. 서울대출신의 관료들. 학자들. 그들의 패거리 문화 등)을 만나며 겪는 사고와 가치관의 혼란은 부동산. 세금. 노동. 복지. 교육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정책 일관성을 떨어뜨렸다.

보수신문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고 표현하지만, 정책 책임자와 관료, 부처장관의 상이한 판단에서 나오는 사람의 문제가 더 크다.

권력을 세습하는 관료주의화 된 정부내의 인척청산도, 대통령의 빈약한 지식을 채워줄 보좌진의 인재 등용이 제한된 상태에서 대통령과 총리의 의지로만 추진하는 정책은 실무 부서의 반발자 의도적인 복지부동으로 무산되어 참여정부 초기부터 뉴스에 나왔던 정책 중 제대로 추진 된 정책은 김근태의 퍼주기 복지 밖에 없다.

그리고 권력을 학습 받지 않은 이 순진한 인사들은 청탁을 하는데 비서진을 통해 그 사업에 '관심정도'만을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전화를 해대거나(비서가 의원님의 그 일에 관심 많다고 전화하면 대개는 다 뜻대로 된다) 술자리에서 말을 아끼지 않고 본심을 말해버리기도 한다.

(천정배의 경우) 오히려 현정부의 도덕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이 사건들은 오히려 보수 신문의 단골기사가 되어 노무현의 발목을 잡았다.

#대통령의 학습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언제까지 대통령의 학습이 계속될지 알 수 없다. 평생공부라는데 누가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대학생의 세미나에서나 토론될 이야기를 신년사라 내놓는 것은 문제다.

후속 대책과 조치에 대한 발표가 있을거라 하지만 국민의 박정희식 지지와 획기적인 세금의 확대 없이는 혼란만 주다 끝날 것이다. 벌써 텔레비전에서는 난리가 났다.

혼란만 주다가 끝나면 다행인데 대통령의 말이 정책이 되는 우리의 정치제도에서 의료와 교육을 개방하자는 그의 말을 쉽게 들을 수만은 없겠다.

30년 넘게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쌀값에도 온 국민을 먹여 살리고 지금도 200만 이상의 농민에게 일자리를 주는 쌀농사는 포기했다.

의료, 교육개방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하여 13만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신년사.

선거철마다 동네의 게이트볼장이 생겨나고 연말마다 도로가 파헤쳐지며 노인당과 복지시설에 복지예산이 낭비되는 정부의 방만한 재정낭비는 그대로 둔 채 세금이 더 필요하다는 그 신년사에는 '개혁과 개방 시대의 경쟁력'도 복지국가의 미래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아직도 '학습'중인 대통령의 산만한 공부의 흔적만 보였다.
    
#특별자치도 실험에 애꿎은 시.군만 폐지

이 심란한 정치실험으로 애꿎은 시군만 폐지되게 생겼다. 특별자치도법도 결국 통과된다고 하니 의료와 교육부분의 개방도 시범적으로 다시 추진될 것이다. 답답하지만 고집은 있었던 김근태도 물러나고 '좀 더 치열히 전향중인 유시민이 되었으니 더 심란하다.

이 실험적인, 아직 전향중인 노무현 정부의 제주 특별자치도 실험에 반 노무현편과 한나라당의 도지사가 자기당의 국회등원 없이 통과된 특별법에 목을 매는 것을 보면 더더 심란하다.
    
참고로 서두의 다블뤼주교같은 건전한 사고의 사람으로 이 땅에 그리스도교가 선교되지 못하고 제국주의적 패권의식으로 '야만문화를 개종. 개화해야 한다'는 미국의 남장로교와 침례교 선교사들이 주도권을 갖게 되므로 우리나라는 성리학적 세계관에 인격적 신론이 결합된 수준 높은 그리스도교의 꿈은 좌절되었다.

<상명에서 장금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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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람 2006-01-26 13:03:41
글발이 안먹히는 세상에 그래도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음은 한가닥
희망이다. 유시민도 글쟁이었을 때는 진지함과 성실함이 있었다.
서울대 폐지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서울대는 요지부동이고
그놈이 이 나라를 말아먹는다해도 황우석사태처럼, 그래도 서울대,
서울대하는 놈이 이 나라으 주류를 이룰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면 좀 달라질까? 그것도 현실적으로는 요원하다.
그럼 뭘하잖은 것인가? 그냥 가끔 철학자 흉내내며 "햇볕이나 막지 말라"
그래도 살아 있음을 자족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