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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개 추렴'-'급한(?) 기자회견'...선거정국 '혼탁'
[클릭]'개 추렴'-'급한(?) 기자회견'...선거정국 '혼탁'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02.2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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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선거중립 촉구 기자회견' 이어 '개 추렴' 논평 논란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한 것을 시점으로 해 한나라당과 현명관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측에서는 잇따라 김 지사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논평과 성명을 내고 있는 가운데, 27일에는 급기야 '개 추렴' 논란까지 일면서 선거 초반분위기가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7일만 하더라도 제주도의회 양우철 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김태환 지사의 공무원 선거중립 훼손사례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급하게 했는가 하면, 오후에는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개 추렴' 현장을 방문했다는 논평을 냈다.

#현명관 예비후보측 "김태환 지사 '개추렴' 현장방문" 논평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지난 25일 오후 1시30분쯤 제주시 삼양동 고모씨 자택에서 열린 '새마을지도자 시.군회장단 단합대회'에 참석했다는데, 실제로 참석했는지, 했다면 목적인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후보측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날 김 지사는 참석자들에게 '잠시 들렀다'고 했다는데, 그렇다면 이는 도지사로서의 통상적인 업무수행이라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선관위에서는 사전 선거운동여부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 후보측은 "더구나 지난번 이장단회의는 '불법 말 추렴'현장이었고, 이번 새마을지도자 시.군회장단 단합대회는 '불법 개 추렴'현장이었다"며 "이제 또 언제 무슨 회의와 단합대회 명목의 '소 추렴' '돼지추렴'장소에 '지나가다 들를 것'인지도 묻고 싶다"고 비꼬았다.

#새마을지도자협의회 "개 추렴은 없었다...현 예비후보측에 항의할 것"

그러나 이날 모임 장소에 있었던 새마을지도자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모임은 고우성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의 취임에 즈음해 시.군회장단들을 자택으로 초청해 조촐한 점심을 먹는 자리였는데, 음식은 생선회 등이었으며 '개 추렴'은 없었다"며 현명관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측에 이러한 논평이 나오게 된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김태환 지사가 지나가다가 잠시 들른 것은 사실이나, 권하는 술 한잔 마시고 곧 돌아갔고, 인사말이나 어떠한 지지부탁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제주도지사 비서실에서는 "새마을지도자 회장취임 축하자리에 우연히 들렀을 뿐, 공식적인 일정도 아니었고, '개 추렴'같은 것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전체 의원 명의' 공무원 선거중립 촉구 기자회견

이에앞서 27일 오전 9시30분 제주도의회 양우철 의장을 비롯한 양우철 의장과 강호남 부의장, 양대성 농수산환경위원장, 고동수 운영위원장, 강원철 교육관광위원장 등 5명 한나라당 소속 의원 5명은 기자회견을 갖고 공무원 선거중립을 요구하는 '전체의원 명의'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기자회견 시작 1시간 전에야 출입기자들에게 연락이 됐으며, 참석하지 않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경우 이러한 기자회견이 있는 줄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기자회견을 한 배경에 의구심을 사고 잇다.

참석의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근 공직사회에서는 지방선거에 따른 줄서기와 회유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며 "과거 공직사회에 치명적인 혼란과 분열을 초래했던 '신파우파'의 갈등이 다시 재현되려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특별법 후속조치들을 모두 팽개치고 선거에만 매달리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개탄스럽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고, "더구나 현직 지사는 간부공무원을 개별적으로 불러서 독대하고 자신의 지지를 강요하고 있다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 공무원은 자신의 직을 걸고 선거전에 뛰어 들었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김태환 지사측을 겨냥해 비판했다.

또 "현직 지사와 고위 공무원들께서는 직위를 이용해 공무원들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어떠한 기도를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공무원의 선거개입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체의원 명의로 기자회견문 작성했지만, 불참의원 '전혀 몰랐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의원들은 공무원 선거중립 훼손사례를 적시하면서도 이의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다만 '예방주사'차원이라고 언급해, 다급하지도 않은 상황의 내용을 왜 급하게 기자회견을 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했다.

또 기자회견문이 '전체의원 일동' 명의로 나와있기는 하지만,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 중 상당수는 이의 내용을 사전에 전해 듣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안았던 김병립 의원은 "이런 기자회견이 있는지에 대해 알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안동우 의원도 "기자회견을 하는 줄도 몰랐고, 공무원 중립촉구 기자회견문이 전체 의원 명의로 작성된 줄도 몰랐다"고 말하고,  "전체의원 명의로 기자회견문을 작성하려면 최소한 의원들의 동의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도의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명의 도둑행위나 다름없어...허위사실 유포행위"

이에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명의 도둑'행위를 했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성명에서 "전체 의원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전체 도의회 일동' 명의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며 "정작 민주노동당 소속 안동우 도의원을 비롯해 다른 당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 내용은 물론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는 것 자체도 몰랐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또 "근본적으로 도의회는 제주 도민들의 것이지 한나라당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이같은 행위는 '명의 도둑'행위나 다름없다. 할 말이 있으면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일동으로 하면 되는 것이지 자신들 멋대로 도의원들의 의사인 양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제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주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추측'과 '설'만을 갖고 비판이 난무하면서 선거분위기는 점차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마을지도자 "현명관 후보는 즉각 공개 사과하라" 

현명관 후보측 '개 추렴' 논평에 새마을단체 반박 성명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측이 27일 논평을 통해 새마을단체 모임에서 '개 추렴'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제주도내 새마을단체가 성명을 내고 "현명관 후보는 1000여 새마을 지도자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새마을지도자 제주도협의회 고우성 회장을 비롯한 문준식 제주시협의회장, 김명준 서귀포시협의회장, 양선해 북제주군협의회장, 강승환 남제주군협의회장, 김인규 제주도새마을회 사무처장 등은 27일 오후 성명을 내고 "현명관 후보가 공개사과하지 않을 경우 법적인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현명관 예비후보사무소에서 27일 새마을지도자 시.군회장단 단합대회 관련 논평은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그야말로 흑색선전일 뿐"이라며 논평 내용을 일축했다.

이들 단체는 "그날 모임은 새마을지도자 제주도협의회장이 취임 기념으로 시.군회장단을 초청해 운영방안을 협의하고 조촐한 점심을 하는 자리였다"며 "이 과정에서 김태환 도지사가 지나가는 도중 잠시 들러 격려를 한 것도 사실이나 이는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먹은 음식도 '개고기'가 아니라 해산물로, 고우성 회장은 개인적인 신념으로 개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다"며 "그런데 현명관 후보가 이런 기본적인 사실까지 날조해가면서 성명을 낸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으며, 이는 1000 새마을지도자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우리는 언론보도를 통해 현명관 후보가 최근 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한 후 몇차례에 걸쳐 거짓말을 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식의 거짓선전을 통해 제주도지사에 당선되면 도대체 제주도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 단체는 "현명관 후보는 상대 후보의 동태나 파악하고, 약점을 캐는데 노력할 것이 아니라 제주도를 위한 정책개발에 더욱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고 밝히고 공개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 제주도당 "개 추렴은 '아니면 말고'식 소설쓰기"

민주당 제주도당은 27일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측이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새마을단체 모임현장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개 추렴'현장이었다고 논평을 낸 것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이는 '아니면 말고' 식의 소설쓰기가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제주도당 차원에서도 수사하는 심정으로 현장조사를 벌였으나 개추렴은 고사하고 삼양2동 현장에서 개털 하나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힌 후, "아니나 다를까, 한나라당 모후보 캠프에서 사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렇게 썩은 행태를 보이는 짓을 보며 측은한 마음이 들며, 몇십년간 해온 그 짓거리를 계속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어 "얼렁뚱땅 사과의 말 한 마디를 들은 새마을지도자들이 그냥 잠잠할 것 같은가며 "계속 소설을 쓰고, 거짓말을 하는 짓거리가 한 마디 사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김태환 지사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청해야 마땅하다"고 공격했다.

특히 "민주당 제주도당은 흑색선전을 통해 상대방을 흠집내려는 작태에 대해 이미 몇 차례 경고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나라당 도당과 한나라당 도지사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이를 묵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제주도당은 "벼락을 맞기 전에 이쯤해서 한나라당 후보들은 아쉽지만 도지사의 꿈을 접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정신으로 제주도지사가 되었다 한들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2월27일 1차 논평 전문)

“말 추렴에 이은 개 추렴 현장 방문…, 도대체 목적이 무엇인가" 

김태환 지사가 지난 25일 오후 1시30분 쯤 제주시 삼양동 고 모씨 자택에서 열린 ‘새마을지도자 시.군 회장단 단합대회’에 참석했다는데, 실제로 참석했는지, 참석했다면 목적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이날 김태환 지사는 참석자들에게 ‘잠시 들렀다’고 했다는데, 그렇다면 이는 도지사로서의 통상적인 업무수행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선관위에서는 사전 선거운동여부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김태환 지사는 지난해 12월에도 북군 모 지역 이장 집에서 열린 이장단협의회에 참석해 선관위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며, 당시에도 ‘지나가다 들렀다’는 변명으로 피해 간 바 있다.

더구나 지난번 ‘이장단 회의’는 ‘불법 말 추렴’ 현장이었고 이번 새마을지도자 시.군 회장단 단합대회는 ‘불법 개 추렴’ 현장이었다.

도대체 김태환 지사가 찾아간 ‘회의’ 또는 ‘단합대회’ 장소는 왜 항상 ‘개인 집’이며, 왜 항상 ‘지나가다 들리는 곳’인지, 왜 항상 ‘불법 도축에 의한 추렴’ 장소인 지 의문이다.

이제 또 언제 무슨 회의와 단합 대회 명목의 ‘소 추렴’ ‘돼지 추렴’ 장소에 ‘지나가다 들를 것’인지도 묻고 싶다.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쓰는 우가 계속되면 그것은 필시 곡절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과연 경선을 피해 도망간 현직 지사의 ‘당당하게 도민의 심판을 받는’ 자세인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2월27일 2차 논평 전문)

“본질은 김 지사의 사전 선거운동여부의 확인이다” 

김태환 지사가 지난 25일 오후 제주시 삼양동 고 모씨 자택에서 열린 ‘새마을지도자 시․군 회장단 단합대회’에 참석한 것이 확인됐다.

우리는 김태환 지사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도지사로서의 통상적인 업무수행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당시 제공된 음식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질은 사전 선거운동여부 확인에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명확하게 조사할 것으로 믿는다.

따라서 당초 발표한 음식이 실제 제공된 음식과 다르다 하더라도 이는 지엽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더 이상 본질을 흐리는 변명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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