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 그날은 조천농협 주관 친환경농업 교육을 하고 있는 날로 많은 농업인들이 친환경농업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참석하고 있었다.
교육에 일찍 참여하였던 농업인 가운데 일찍 나온 농가를 만나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감귤행정을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으로서 느낀 점이 많아 이 지면을 빌어 어느 감귤농가의 목소리를 같이 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농업인은 어림잡아 70세 전후의 농가로 이제 감귤농사를 그만둘 때임에도 친환경농업 교육을 받고 있었고 간벌 얘기로 화제가 돌려지자 당연히 간벌을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 분의 말씀을 간추려 보면 첫째 이제 감귤은 그냥 생산하면 되는 게 아니고 소비자 입장에서 맛있는 감귤을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벌을 하지 않는 농가에게 '자기밭에 가서 햇빛을 잘 받은 감귤과 나무밑에 햇빛을 못 받은 감귤 중에 어느 것이 맛있는지 물어보라고' 역설하신다.
그리고 덧붙여 말씀하시길 행정에서 너무 고맙게 감귤처리를 잘해주니 어떻게 되겠지 하는 농민 심리가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비파괴선과를 통해 당.산도에 의한 품질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농가의 단순한 생산 활동이 변화해야 된다 하신다.
둘째로 이분은 나이 들수록 간벌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이유로 노동력이 부족한 농가일수록 농약살포 등 농작업을 하기 쉽게 과수원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래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골고루 햇볕을 잘 받아 감귤이 맛이 있고 팔기가 쉽다는 지론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한 농가의 말을 가슴속에 담으며 농업인의 고령화로 간벌이 어렵고 고품질화가 안 된다는 지금까지의 생각이 일순간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무실에 돌아와 오늘 나에게 많은 얘기를 들려준 그 농업인을 생각하며 아직 늦지 않았고 나이든 농업인이 많다고 어려울 것이 없다 란 생각을 가진다.
우리 농업인들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서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렇다. 이제 변화해야 할 때이다. 행정이나 농(감)협에서 시켜서가 아니다.
농업인 스스로 자기 두발로 우뚝 설 수 있을 때까지 변화하려 노력해야 할 때이다. DDA, FTA 등 시장개방 확대와 급속한 농업환경 변화에 떳떳이 맞서 내 물건, 내 상품을 팔기 위한 생존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간벌사업에 농업인 스스로 먼저 동참해야 한다.
그리고 고품질의 감귤생산을 위한 변화의 결단을 어느 감귤농가의 목소리를 통해 배울 일이다.
<제주도청 감귤과 송두영>
#외부원고인 '특별기고'는 미디어제주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