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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교실은 필요하지만 복습은 대체 어떻게 하죠?”
스마트 교실은 필요하지만 복습은 대체 어떻게 하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3.06.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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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제주국제교육정보원 ‘스마트교육실’을 직접 둘러보고

스마트 교실구축 사업 예산이 지난주 논란 끝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당초 예산안에 비해서는 9.5% 삭감된 89억5300만원이다.

스마트 교실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2013년도 제1회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 예산안을 올리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찬반이 엇갈렸다. ‘필요하다는 입장과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 맞물렸다. 이석문 교육의원이 도내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꺼내들며 스마트 교실이 과연 필요한지를 물었다. 설문에 응한 교사들은 98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바에, 학교 인력을 더 배치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비칠 정도였다.

그러자 이번엔 윤두호 교육의원이 전혀 다른 보도자료를 제출했다. 윤두호 의원은 스마트 교실을 구축하고 있거나, 구축 예정인 학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 설문에서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스마트 교실에 좋다는 의견을 비쳤다. 이석문 의원의 설문을 곧바로 반박한 셈이다.

교육의원의 서로 다른 입장을 지닌 보도자료를 본 기자로서도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누구의 생각이 맞는지 어리둥절했다. 스마트 교실 현장이 어떠한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기사를 쓴다는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교육의원들의 생각이 서로 다른 것과 아울러 교사들의 입장도 엇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직 교장은 바로 <미디어제주>에 기고를 보내, 스마트 교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자 육지부의 모 교사도 문제점을 지적한 기고를 <미디어제주>에 보내왔다.

찬반, 아니 서로 다른 입장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자들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스마트 교실을 운운한다는 자체도 우습기는 마찬가지다. 기자 입장에서 제대로 알고 글을 쓰는 게 절실했다. 제주도교육청에 기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교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다. 마침 17일 기회가 왔다. 제주국제교육정보원의 스마트교육실을 직접 찾아 과연 스마트 교실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살피는 기회가 됐다.

제주국제교육정보원 '스마트교육실]. 제주도교육청이 17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교실 구축 계획에 따른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스마트교육실은 지난해 12월 구축됐다. 이 곳은 태블릿PC, 전자칠판시스템, 전자교탁, 단초점 프로젝트, 아티브 컴퓨터, 원격화상시스템, 수업녹화시스템, 수업관리시스템 등 최첨단 기기의 집합장이었다.

스마트교육실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미래의 교육 시스템인 건 분명했다. 최첨단 환경에서 교사와 학생간의 11 대화는 물론, 한꺼번에 학생과 교사의 대화도 가능했다. 강의 내용은 곧바로 녹화가 되고, 외부에서 실시간으로도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내년부터는 도내 중학교에서 영어·사회·과학 교과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 교실이 시범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스마트 교실이 현실화되면 e-러닝 강국으로 나갈 수 있다고 홍보에 혈안이다. 그런데 모든 게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스마트교육실을 직접 둘러본 기자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제대로 끌어갈 수 있는지가 걱정이 됐다. 왜냐하면 스마트 교실에서 이뤄지는 수업을 곧바로 재생할 수 있는 환경이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에서 중요하게 강조하는 건 예습보다 복습이다. 선행학습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도 예습이 가져오는 문제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럼 스마트 교실의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그 수업에 대한 복습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때부터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예를 들어 A라는 학생이 스마트 교실에서 이뤄진 수업을 복습하려면 그 학생 바로 곁에 PC가 없으면 절대 불가능한 상황에 부딪힌다. 스마트 교실 시스템에서는 PC를 통해 클라우딩 서비스에 접속을 해야 복습을 할 수 있다. 결국 그 학생은 해당 수업에 대한 복습을 늦은 시간 집에 가서야, 그것도 PC가 없으면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이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들이 들고 다닐 수 있는 태블릿 PC를 모두 지급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스마트 교실의 장점은 둘러봤지만, 스마트 교실이 가져올 문제도 함께 바라본 하루였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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