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 거의 몰라…일본 유료채널 댓글 20개 달린 것을 ‘폭발적’이라고 보도
‘아빠 어디가’가 열풍이라고? 국내 일부 언론에서 MBC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가 일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대체 무엇을 근거로 그런 기사가 나왔을까?
특파원으로 일본에 주재하는 기자로서는 이런 보도를 접하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폭발적’ 반응이라는 표현을 쓰는 정도라면 적어도 언론에 보도가 된다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인터넷 상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켜 동영상이 돌고 있는 정도는 돼야 열풍이 시작됐다는 말을 쓸 수 있다. 그런데 단언컨대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 중 99%는 ‘아빠 어디가’를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아빠 어디가의 열풍이 시작됐다’ 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국내 일부 언론이 근거로 삼은 일본의 KNTV는 유료채널로서, ‘일부의’ 한국 매니아들이 보는 유료 채널이다. 지난 달 4일부터 시작된 방송에 달린 ‘댓글’을 조사해보면 방송 이후 부터 기사가 작성된 시기까지 20개 정도가 고작이다. 20개 중에는 ‘한국인’이 ‘일본인’ 질문에 답해주는 것도 포함되며 기대한다는 등의 내용도 있으므로 순수하게 ‘한국의 버라이어티’에 반응한 사람은 16명 전후라는 것이다.
열댓명의 댓글을 가지고 ‘열풍’ 이 시작된다는 것인가? 과장된 기사도 그렇거니와 정확하게 확인하지도 않고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쓰는’ 행태에도 혀를 찬다.
디지털 자료의 국경은 없어진 지 이미 오래다.
한국의 과장·오보 기사가 다시 일본으로 확대 재생산되면, 돌아오는 건 비웃음 뿐 일 것이다. ‘잘못된 정보’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고하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