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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심사 분리해 내실 기한다더니…” 기대 못미친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사 분리해 내실 기한다더니…” 기대 못미친 행정사무감사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11.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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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의 큰 흐름도, ‘현미경’의 정밀성도 부족 “기대 이하”
신라면세점 증축·감귤박 처리시설·환경자원총량시스템 문제 등 지적

제311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일정 중 행정사무감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문화관광위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집행부 간부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행정사무감사는 망원경으로 큰 흐름을 조망하면서 동시에 현미경으로 정밀하게 들여다보며 잘못을 바로잡고 정책과 대안을 제시한 생산적인 감사가 되도록 하겠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희수 의장이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하면서 다짐을 밝힌 말이다.

특히 이번 제311회 임시회에서는 예년과 달리 행정사무감사와 내년 예산안 심사를 별도로 분리, 행정사무감사에만 집중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예산안 심사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9대 도의회의 마지막 행정사무감사인 만큼 의원들로서는 자신들의 의정 역량을 도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1일까지 모든 감사일정이 마무리되고 상임위별로 강평과 감사 종료선언만 남은 지금, 이번 행정사무감사 내용을 돌아보면 상임위별로 의원들의 의욕은 넘쳤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미흡했다는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소홀히 하는 등 도 집행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책임 추궁이 집중됐다. 하지만 의원들의 질의는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질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이미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슈화된 부분을 반복한 수준에 그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 밖에도 상임위별로 나름대로 도 집행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 돋보이긴 했지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새로운 이슈를 찾아내지 못해 도민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듯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 현장의 해상오염 실태와 관련, 합동점검반의 수중 촬영 영상과 강정마을 반대대책위 해상팀이 촬영한 영상을 비교하면서 도 집행부가 해군기지 공사 현장 관리감독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점을 따져 물은 점, 신라면세점 증축 공사에 대한 심의 과정에서 중대한 하자가 있었던 점을 밝혀내 재심의를 받도록 한 점은 이번 행감의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사업비 100억원이 투입된 제주도개발공사의 감귤박건조시설 문제, 14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고도 3년째 무용지물 상태인 환경자원총량관리시스템의 문제 등이 부각되기도 했고, 영상위원회가 직접 영화 제작에 투자한 부분에 대한 타당성 문제가 거론된 것도 행감 이후 면밀히 검토돼야 할 사항들이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중복 질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상임위별 전문위원실에서 써준 원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집행부의 답변에 우물쭈물 제대로 질의조차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의원들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사 회기를 따로 나눠 내실을 기하겠다던 당초 도의회의 취지와 달리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점에서 도민들에게 다소 실망스럽게 비쳐지기도 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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