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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과 접점 찾고 있다는 행정, 정작 마을 주민들은 ‘싸늘’
주민들과 접점 찾고 있다는 행정, 정작 마을 주민들은 ‘싸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7.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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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현장포럼 진단] ② 현장포럼 자료집 마을 조사자료도 기존 자료 짜깁기 수준
색깔있는 마을 만들기 농촌 현장포럼 판포리 마을 1회차 자료집 표지.

색깔 있는 마을만들기 농촌현장포럼이 수강 인원이 채워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의가 무산된 데 대한 항의의 뜻으로 판포리가 사업 신청 철회 뜻을 밝힌 가운데, 열흘이 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의 소관 부서인 친환경농정과 담당 공무원은 7일 오후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사업 신청 철회 공문이 접수됐지만 농식품부에 보고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면서 “현장포럼 위탁을 준 제주시와 센터가 판포리장 등 마을 주민들과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센터의 취지는 주민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취지로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려는 것”이라면서도 “애초에 몇 명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고 정해진 틀이 없는데 교수가 너무 엄격하게 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과 마을만들기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센터 관계자들이 감정을 추스르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몇 해 전부터 마을만들기 사업 준비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판포미래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훈씨(46)는 “색깔있는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우리 판포리는 강의를 들을 권리가 있고 여전히 사업 참여 의지도 갖고 있다”며 사업 신청 철회 공문을 보낸 것이 아예 마을만들기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뜻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에 그는 “현장포럼 진행을 위해 마을 주민들과 접점을 찾고자 한다면 수강인원 부족을 이유로 강의를 무산시킨 데 대해 센터장이 직접 이장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며 아직까지 현장포럼 진행을 위탁한 제주시와 센터로부터 아무런 얘기도 전해 듣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지 사업 신청을 철회한 것이 마을 주민 전체의 뜻인지 물어온 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자료집에 수록된 마을자원조사 내용 중 판포리 마을 소개 부분. 판포리 홈페이지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자료집 내용 중 판포오름을 소개한 부분. 백과사전과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펴낸 한국지명유래집 내용을 발췌해 싣고 있다.

더구나 현장포럼을 진행하기 위해 농촌활성화지원센터에서 만든 1회차 자료집을 보면 처음부터 센터가 마을에 대한 충분한 조사나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장포럼이 진행되는 과정을 소개하는 내용은 1회차 강의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자료집에 함께 수록된 ‘판포리 마을 자원조사’의 경우 판포리 홈페이지에 있는 마을 소개 내용과 백과사전, 언론 보도 내용 등을 짜깁기한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판포미래위원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스터디를 통해 마을만들기 사업을 고민해온 마을 주민들이 현장포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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