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주민이 주인 되는 것이 강정평화의 핵심”
“주민이 주인 되는 것이 강정평화의 핵심”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6.09.04 17:4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 강정평화 컨퍼런스’ 사흘간의 여정 막 내려
지난 4일 '2016 강정평화 컨퍼런스' 폐막식에서 참가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문수 신부, 정선녀 회장, 부재현 신부, 김주원, 전서윤. ⓒ미디어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경제 개발에 맞서 우리는 무기를 가지고 그들과 싸우는 게 아니라 인간의 존엄, 우리가 갖고 있는 자존감을 가지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지난 4일 ‘2016 강정평화 컨퍼런스’ 폐막식날 성명서 발표에 앞서 행사 코디네이터를 맡았던 정선녀 천주교 강정공소회장이 컨퍼런스를 통해 오갔던 이야기들을 간략히 소개하며 이 모임이 강정마을에게 에너지를 주는 자리가 되길 희망했다.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전경(좌), 컨퍼런스 프로그램 일정(우). ⓒ미디어제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컨퍼런스는 제주를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평화의 참의미를 연구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강화하는 틀을 만들기 위해 열리고 있다. 지난 2014년 첫 행사는 동북아 군축평화를 주제로 열렸고, 제주 평화의 섬 선언 10주년이었던 지난해는 ‘비무장 평화의 섬, 그 의미를 조명 성찰하고 계획한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행사 내내 밝은 모습이었다. ⓒ미디어제주

올해 열린 컨퍼런스는 강정마을 주민과 연대에 집중해, ‘생명평화로 고치가게마씸(함게 갑시다)’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강정마을과 주민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마을만들기, 비폭력평화와 교회, 아시아평화교육워크숍 등 세 개의 소모임으로 나눠져 진행됐으며, 특히 ‘마을만들기’는 주민들이 주체가 돼 지속가능한 삶과 마을을 만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문수 신부. ⓒ미디어제주

마지막날 참가자들은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에서 함께 작성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문수 신부는 “현재 강정마을은 경제개발의 가치와 평화의 가치가 부딪히는 혼란을 겪고 있다”며, “평화마을 만들기의 핵심은 주민의 자존을 지키고, 자치권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선녀 강정공소회장은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흩어졌던 주민들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며 “더디겠지만 공동체 회복을 통해 비로소 주민들이 주인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부재환 신부는 “우리는 폭력에 참여하는 모든 것을 거부한다”며, “갈등을 겪고 대립하는 이들이 화해를 이룰 때 새로운 ‘우리’가 만들어진다”고 비폭력 실천과 화해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평화교육에 참여했던 김주원·전서윤 참가자는 “반전·반군사회를 지향하는 배움을 실천하고, 아시아평화교육워크숍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 선언했다.

박가희씨는 "즐겁게 평화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미디어제주

“행사 첫날 맷부리 해안(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공사 현장)에 갔는데 선글라스를 낀 군인들이 우리를 저지하더라고요. 그 때 ‘평화를 지키는 것이 이렇게 무섭고 어려운 일이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컨퍼런스 내내 ‘강정마을의 평화를 평화답게 끝까지 지키는 법’에 대해 고민을 했다는 참가자 박가희(30·경남 하동)씨는 “집으로 돌아가면 강정마을에서 난 청귤로 소스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주며 강정마을의 평화를 최대한 편하고 친근하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웃음은 방금 딴 청귤처럼 향긋하게 빛났다.

“강정, 생명평화의 마을로~”

폐막식이 끝나고 문정현 신부와 참가자들은 크게 원을 만들어 춤을 추며 노래 불렀다. 즐겁게 평화를 지키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이 순간이 평화의 시작”이라는 부재현 신부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폐막식이 끝난 후 문정현 신부와 참가자들은 원을 만들어 노래를 불렀다. ⓒ미디어제주

<조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초아누리 2016-09-08 10:13:35
평화=사랑=아름다움
재촉도 말고 은근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