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노동자들의 천막농성 한달만에 제주도가 대화 테이블에 나섰지만, 노조 끌어안기에 결국 실패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3일 오후 3시 도청 2층 회의실에서 천막 농 후 첫 노정교섭 회의를 열었으나 협상결렬로 파행을 겪었다.
이날 협상은 고대언 민주노총 제주지부장과 강영애 의료연대제주지부장, 현봉주 동서교통지회장, 양지호 도립무용단지회장, 김춘열 우성아파트지회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집행부에서는 김상인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오정숙 보건복지여성국장, 김남근 교통항공정책과장, 양희영 건축지적과장 등의 담당 직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제주의료원과 도립무용단, 우성아파트 등 ‘제주지역 노조탄압 현안 해결’을 위해 도정이 전면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도가 한달만에 대화에 나선 만큼 형식적인 만남이 아니라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도정의 실질적인 해결노력을 당부했다.
이후 3시간 가량 심도있는 논의가 오갔다. 이 과정에서 김상인 행정부지사가 “도청 앞 천막을 철거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회의장 분위가 극으로 치달았다.
결국 김 부지사와 담당 실국장들이 대화를 중지하고 회의장을 빠져 나오면서 이날 노정교섭은 결렬됐다.
곧바로 협상 결렬 소식을 전해들은 노조원들이 우근민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하며, 도청 진입을 시도해 청원경찰과 마찰이 발생했다.
도청 현관문이 파손되는 등 상황이 급박해지자, 우 지사는 7시경 면담을 수용하고 고대언 본부장 등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과정에서 우 지사는 오는 28일까지 노조의 요구를 부서별로 검토해 재차 논의를 벌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지사가 노조측의 요구상황에 대한 검토를 주문하면서 오는 28일 이후 제2차 노정교섭이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민주노총 고대언 본부장을 비롯한 노조원 일부는 항의의 뜻으로 이날 오후 7시부터 예정된 삭발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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