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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남벽 개방, 스스로 기존 결론 뒤집는 반환경적 시도”
“한라산 남벽 개방, 스스로 기존 결론 뒤집는 반환경적 시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4.0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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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성명 “‘영구 폐쇄’ 의견 내놓고 재개방, 타당성 없어”
제주도의 한라산 남벽 탐방롸 정상 순환로 재개방 계획이 기존 결론을 제주도 스스로 뒤집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의 한라산 남벽 탐방로 재개방 계획을 두고 한라산 보전의 원칙과 타당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5일 성명을 통해 “한라산국립공원 관리계획상 탐방로에서 영구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을 관리 주체인 제주도가 내놓고 이제 와서 탐방로를 개방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이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지난 2009년 제주도환경자원연구원이 발표한 ‘한라산 자연휴식년제 등산로 학술조사보고서’다.

 

이 보고서에서는 ‘남벽분기점에서 남벽 정상에 이르는 구간은 환경피해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장기간의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훼손 진행 또는 가능성을 지닌 지역’으로 분석하면서 복원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특히 남벽 탐방로에 대해 보고서는 “복원 후에도 탐방객들의 인위적인 간섭 등에 의해 훼손 잠재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한라산국립공원 계획상 등산로의 대상 범위에서 제외시키는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남벽 정상에서 동능 정상으로 이어지는 정상 순환로에 대해서도 “향후 국립공원계획 변경시 우선 등산로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답압에 의한 훼손 취약성이 매우 높은 데다, 정상 일대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등산로로 이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보고서의 내용을 근거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는 남벽 탐방로 재개방이 아니라 탐방로 노선을 영구적으로 제외한다는 내용으로 했어야 했다”면서 “남벽 탐방로 개방은 무리수를 둔 반환경적 계획임이 명백하며 재개방을 요구하는 일부 여론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원칙 없는 정책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제주도가 남벽 탐방로에 데크 시설 구상을 밝힌 데 대해 고산식물 서식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고 경관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남벽 탐방로가 개방되면 어리목과 영실 탐방로로도 남벽 순환로를 거쳐 남벽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정상 탐방객객의 대부분이 어리목과 영실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서귀포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기대효과보다 환경 파괴 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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