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한미생 할머니 절절한 성토
19일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해군기지 철회 제주도민대회에서 칠순의 한 할머니가 단상으로 나와 성토했다.
울부짓고, 때론 구수한 제주사투리로 해군기지 반대를 외쳐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막힘없이 일장연설을 하는 할머니는 다름아닌 남원읍 위미1리의 한미생 할머니(70).
자신의 소원을 풀고자 이 자리에 섰다는 한미생 할머니는 "해군은 갈바람 불면 위미에 한다고 했다가 샛바람 불면 화순에 한다고 한다"며 "벼락이 쳐도 유분수고 해군의 총알이 날아와도 유분수이지"라며 해군의 기지건설 계획을 비난했다.
한 할머니는 "저는 이 바다에 15살 때부터 종사했다. 배운것 없고 가진 것 없이 바다만 믿고 살아왔다"며 "고기들이 바다없이 살 수 없고, 솔나무 충들이 솔나무 없이 살 수 없듯이 해녀들은 바다없이 살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한 할머니는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애원해도 우리의 목소리는 들어주지도 않는다"며 "우리 대에는 모르지만 후대에 가면 해군기지로 인해 제주를 빼앗기고 말 것이다. 너무 억울하다"고 역설했다.
한 할머니는 "제주도민들이 합심해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병수 대표는 "우리는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여러분과 뜻을 같이 할 것을 결의했다"며 "반대대책위와 고통을 함께하고 항상 곁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여러분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4.3의 아픈 상처를 잊고 화해와 평화의 제주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제주도는 하느님이 준 천혜의 자연보고다. 정부와 제주도당국은 평화를 불의로 밝으려 할 수록 평화는 반드시 되살아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