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는 뉴제주 운동의 일환으로 지난 20일부터 1박2일 동안 내 고장을 바로 알기 위한 '걸어서 제주도 일주'에 나섰다.
제주도는 이번 행사 취지에 대해 도민의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민심을 확인하고 공무원들의 눈과 귀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청 공무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 제주도청 정문에서 출정식을 갖고 '걸어서 제주도 일주'에 나섰다. 이들은 6개팀으로 나뉘어 드라마 촬영지, 농공단지, 영어전용타운 예정지, 4.3유적지, 도민체전 행사장 등을 돌아볼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행정업무를 추진하면서 본인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업장은 직접 방문을 해 왔지만, 그 이외의 지역은 차를 타고가면서 풍경을 보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밖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공직자의 눈과 귀를 한번쯤은 내 주변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함과 아울러 공직자 개인별로 추진된 행정이 도민사회에 어떻게 비춰지고, 어떠한 영향이 미치는지에 대한 여론을 듣고 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로도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행사의 시기와 도 일주 코스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행사의 취지가 좋다고는 하지만 한미FTA 협상 타결과 제주 해군기지 논란 등 산적해 있는 도정현안에도 불구하고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도일주 코스를 보면 대부분 해안도로 코스와 관광지 및 유적지로 구성돼 있어 행사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무원인 A씨는 "지금 제주도가 한미FTA와 해군기지 문제 등으로 뒤숭숭한 상태에서 더구나 주말도 아니고 평일날 시행한다는 것이 도민들한테는 잘못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도민들의 의견수렴을 한다면 오일장이라든지, 주민의 여론이 일고 있는 위미, 화순 지역 등에 직접방문해 의견을 받아 들이는 것이 낫지 않나"며 "이번 행사는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의도는 아닌 것 같다. 같은 공무원으로서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