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29 (일)
추석 대목 앞둔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 품목별로 ‘희비’
추석 대목 앞둔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 품목별로 ‘희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09.25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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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량 줄어든 사과 값은 급등, 대세 품종이 된 샤인머스캣은 물량 급증
추석 대목을 앞두고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 내부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추석 대목을 앞두고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 내부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25일 오전 제주시 일도2동에 있는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 이른 아침부터 경매사의 시끌벅적한 ‘호창’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과일의 가격과 수량을 경매사가 부르면 도매상들이 응찰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구매 여부가 결정되면서 낙찰 가격이 정해진다.

이날 경매에서는 산지 수확량이 급감한 사과와 생산량이 갑절 이상 늘어난 샤인머스캣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과의 경우 꽃이 필 무렵에 냉해 피해가 극심했던 데다, 주산지 곳곳에서 수해 피해가 겹치면서 40~50% 가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경매에서 ‘홍로’ 사과는 5㎏ 한 상자에 최저가 2만9000원, 최고가 5만8100원까지 가격 폭이 컸다. 평균 가격은 4만3708원.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을 찾은 도매상들이 경매를 기다리고 있는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5일 오전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을 찾은 도매상들이 경매를 기다리고 있는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가격이 급등한 만큼 도매상들도 여느 때와 달리 신경이 곤두서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도매상을 시작한 A씨는 “사과는 작년보다 50% 가까이 가격이 올랐지만, 품질은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도매상 B씨는 사과 경매가 시작되기 직전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과 품질이 예년 대비 훨씬 좋지 않은데 물량이 줄어들면서 한 상자당 가격이 10만 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다행히 경매 결과 최고가가 10만 원까지 찍히지는 않았지만, 경매 직전 치열한 ‘눈치 작전’이었던 셈이다.

신성대 농산물공판장 과일번영회장은 “추석 과일은 사과, 배, 포도가 주로 팔린다”면서 “배는 품질이 좋고 공급도 원활한 편이지만 사과는 수확량이 40~50%까지 감소해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높게 형성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산지에서 예전 ‘거봉’이나 ‘캠벨’을 밀어내면서 대세 품종이 된 샤인머스캣은 추석 대목 기간 중 하루에 5000~8000상자가 공판장에 반입되고 있다. 지난해 2000~2500상자였던 데 비하면 2배에서 많게는 4배 가까이 물량이 늘어난 것이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올해는 농산물 가격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면서 “특히 샤인머스캣은 품종을 전환한 농가가 늘어나면서 수급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석 대목에 농가들이 좋은 가격에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윤재춘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장은 “제주시농협 농산물 공판장은 제주 지역의 유일한 공판장으로, 다른 지역 공판장의 경우 대부분 핵심 품목만 취급하지만 이 곳은 특히 오후에 열리는 채소 경매의 경우 아주 적은 수량만 가지고 와도 경매에서 다루기 때문에 품목도 150가지에 달한다”면서 도내 소규모 농업인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지어 텃밭에서 키운 애호박 3개를 가지고 와서 경매에 부쳐진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편 제주시농협 농산물공판장은 지난 1985년 12월 문을 연 이후 2008년에 농산물 취급실적 3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92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8월말 기준 과일 6574톤 254억2200만 원, 채소 1만3291톤 293억900만 원 등 54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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