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아이들과 선생님처럼
아이들과 선생님처럼
  • 미디어제주
  • 승인 2024.01.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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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현숙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김현숙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김현숙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모두들 푸른 용처럼 힘차게 훨훨 날아 오르라고 지난 연말에 쏟아졌던 폭설도 주춤하고 햇살도 제법이다.

막내 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단상 위 화면에 졸업생 얼굴과 이름이 나오면 해당 학생이 올라와 졸업장을 받는다. 몇 명은 뒤돌아 객석의 친구들에게‘사랑한다’‘고마웠다’외치며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거나 브이자를 그려보였다. 아이들은 술렁거렸고 환호했다.

단상 아래에는 담임선생님이 두 팔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단상을 내려오는 아이들 한 명 한 명 정성스레 꼬옥 안아주신다. 짧은 순간이었다. 서로 특별한 말도 선물도 없었다. 선생님 품을 떠나 제자리로 돌아오는 아이들은 눈물이 그렁거렸다. 생각하지 못한 눈물의 졸업식이였다.

아득한 초등학교 졸업식이 떠오르고 뭉클한 뜨거움이 올라왔다. 한 시절을 같이 울고 웃으며 켜켜이이 쌓아 올린 추억들과 끈끈함이 눈물을 만들었으리. 나도 모르게 뜨거워진 눈시울을 훔쳐가며 아이들의 눈물을, 서로의 포옹을, 모두의 환호성과 술렁거림을 반가움과 고마움과 아름다운 행복감으로 눈에 담았다.

우리는 모두 관계를 맺으며 세상을 살아간다. 때론 할퀴고 때론 보듬으며 서로 다른 하루를 살아간다. 다른 하루 속 아이들과 선생님처럼 돈독하고 따끈하게 메워진 행복한 관계를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기꺼이 안아 토닥거려주면 얼마나 살만한 하루가 되어줄까. 샘이 날만큼 부러운 졸업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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