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15 17:08 (월)
기후위기와 재난 시대에 다시 보는 제주의 해안사구 2
기후위기와 재난 시대에 다시 보는 제주의 해안사구 2
  • 양수남
  • 승인 2024.01.17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수남의 생태적 시선 <13>
2. 제주 해안사구 보전과 복원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해안사구는 여러 기능과 가치가 높지만 국내에서는 저평가되어왔다. 그러다보니 제주도 해안사구는 훼손률이 80% 이상으로서 국내 최대의 훼손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해안사구는 바다의 거센 파도로부터 육지를 보호해주는 완충역할로 인간의 거주지와 농지를 보호해주는 재난 예방 역할을 한다. 또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시대에 블루카본의 핵심 지대인 염생식물(연안 식물 생태계가 저장·격리하는 탄소)의 군락지이기도 하다. 이번 연재에서는 왜 재난 예방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서 해안사구 보전과 복원이 필요한지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3회에 걸쳐 연재 한다.

현재 제주지역 해안사구 보전과 복원 관리 정책

모래 해변은 해안 중에 사람들이 바다와 만날 수 있는 가장 편한 곳이다. 규모가 큰 모래해변은 대부분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제주도의 모래 해변을 보면 제주도의 개발 역사도 함께 볼 수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 중심으로 개발이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주 해변의 개발 역사 더 나아가 제주의 개발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해안사구라고 볼 수 있다.

▲ 환경부에서 지정한 제주도 해안사구 14개 지점. 대부분 해수욕장이 위치해서 해안사구 훼손이 심하다.(출처:국립생태원)
▲ 환경부에서 지정한 제주도 해안사구 14개 지점. 대부분 해수욕장이 위치해서 해안사구 훼손이 심하다.(출처:국립생태원)

모래 해변은 해수욕하는 곳이어서 매립이나 상업시설을 할 수는 없었고 대신에 내륙 지역인 해안사구에 상업시설이 집중되고 해안도로가 개설되었다.

더욱이 해안사구의 경우, 공유수면도 있지만 지목이 있는 내륙지대가 많아 개인 사유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해안사구 자체는 어떤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에 개발행위에 전혀 제한이 없었다. 이런 점 때문에 그동안 해안사구가 지속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 곽지 해안사구. 이미 배후 사구에는 주차장과 건물이 들어서 있다.
▲ 곽지 해안사구. 이미 배후 사구에는 주차장과 건물이 들어서 있다.

제주도의 해안사구는 최근 국립생태원의 연구에 의하면 80% 이상이 훼손됨으로써 전국에서 해안사구의 훼손률이 가장 높은 곳이다. 해안사구 복원사업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주도내 해안사구 복원사업은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제주자연의벗이 제주도에 해안사구 복원사업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한 결과, 사계 해안사구와 협재 해안사구에 대한 복원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계해안사구의 경우 모래 포집기를 설치해 모래 유실을 막는 사업을 벌였다. 그나마 협재 해안사구에 대해서는 제주도가 약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비교적 적극적인 해안사구 복원사업을 벌인 사례이다.

▲ 해안사구 복원사업을 진행한 협재 해안사구
▲ 해안사구 복원사업을 진행한 협재 해안사구

2018년 5월~7월간 복원사업이 진행된 협재 해안사구는 목재울타리를 설치해서 탐방객의 출입을 통제했고 염생식물이면서 모래를 붙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순비기나무를 식재하는 사업을 벌였다. 앞으로 이 두 곳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과 평가를 토대로 도내 해안사구 복원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 해안사구 보전과 복원을 위한 정책 과제

# 해안사구에 대한 보호지역 지정 : 신양․사계 해안사구

현재 전국적으로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해안사구는 환경부 지정(생태․경관보전지역, 국립공원, 습지보호 지역) 사구 32개, 문화재청 지정(천연기념물) 사구 4개, 해양수산부 지정(해양보호구역) 2개로 해안사구 및 주변 지역을 합쳐 38곳이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의 해안사구는 한 군데도 지정된 곳이 없다.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원래 전국 최대였던 김녕 해안사구가 훼손되면서 그 자리를 대신했고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되었다. 최근에는 복원사업과 방문객 센터를 설치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변화했다.

그렇다고 해서 제주도의 해안사구가 신두리 사구에 비해 가치가 낮지 않다. 신양 해안사구나 사계 해안사구의 경우 규모나 지질적,생태적 가치 측면에서 신두리 사구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제주의 해안사구는 신두리 해안사구에 비하면 찬밥 신세나 다름없었다.

▲신양사구는 국내 최대의 순비기나무 군락지로 추정된다
▲신양사구는 국내 최대의 순비기나무 군락지로 추정된다

신양 해안사구는 제주자연의벗의 모니터링 결과, 조금 더 면밀한 면적 조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국내 해안 사구 중에서는 최대 규모의 순비기나무 군락지일 가능성이 높다. 순비기나무를 포함한 다양한 염생식물이 자라고 있다는 점에서 신양 해안사구의 생태적 가치는 높다.

또한 신양 해안사구는 약 5,000년 전 성산일출봉의 화산폭발 때, 화산쇄설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경관의 신양리층의 기반 위에 형성된 해안사구로서 지질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 또한 신양 해안사구는 신양리층이 오랜 세월동안 부서지면서 만들어진 모래가 바람에 날려 쌓인 해안사구이다. 즉, 화산에 의해 만들어진 해안사구가 신양 해안사구이다.

▲ 약 5,000년 전 성산일출봉의 폭발할 때, 화산쇄설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경관의 신양리층은 지질학적으로나 경관적으로나 가치가 매우 높다
▲ 약 5,000년 전 성산일출봉의 폭발할 때, 화산쇄설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경관의 신양리층은 지질학적으로나 경관적으로나 가치가 매우 높다

그러므로 신양리층과 신양 해안사구를 묶어서 습지보호 지역(환경부), 천연기념물(문화재청), 해양보호구역(해양수산부) 추진을 제안한다. 동시에 추진할 수도 있고 선별해서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동쪽에 신양 해안사구와 신양리층이 있다면 서쪽에는 사계 해안사구와 하모리층이 있다. 하모리층은 약 4,000년 전 송악산이 폭발할 때 나온 화산재와 자갈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지형으로서 마치 작은 그랜드캐니언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곳이다.

사계 해안사구도 신양 해안사구처럼 하모리층 토대 위에 형성된 해안사구이다. 또한 하모리층이 부서지면서 모래가 만들어졌고 이 모래가 바람에 날려 만들어진 것이 사계 해안사구이다.

▲ 송악산의 화산분출로 만들어진 하모리층. 마치 작은 그랜드캐년같은 아름다운 경관을 지니고 있으며 사계 해안사구의 모태이기도 하다.
▲ 송악산의 화산분출로 만들어진 하모리층. 마치 작은 그랜드캐년같은 아름다운 경관을 지니고 있으며 사계 해안사구의 모태이기도 하다.

 

▲ 사계 해안사구 © 남준기
▲ 사계 해안사구 © 남준기

사계 해안사구는 환경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도내 14개 해안사구 중 최대 규모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충남 태안 신두리 사구에 비해서도 규모에 뒤지지 않는다. 또한 학술적으로는 해안 사구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해안사구 생태계의 전형적인 모습이 잘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면 때문에 사계 해안사구와 하모리층도 함께 묶어서 습지보호 지역(환경부), 천연기념물(문화재청), 해양보호구역(해양수산부)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신양 해안사구와 사계 해안사구의 경우 현재 절대보전지역과 경관보전지역 1등급을 갖고 있고 도유지 소유도 많아서 다른 해안사구에 비해 보호지역 추진이 조금은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계 해안사구나 신양 해안사구의 경우, 현재 많은 탐방객들의 답압에 의해 염생식물이 사라지는 등 훼손이 심해지고 있어 울타리 설치 등 시급한 보호대책도 필요하다.

물론 사계 해안사구와 신양 해안사구 외에도 도내 해안사구 중 독특함과 가치가 높은 곳이 많다. 국립생태원의 조사와 별개로 제주도 차원의 해안사구 전수 조사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보호지역 이외에도 해안사구에 대한 절대보전지역도 확대도 필요하다. 현재 신양해안사구, 하모 해안사구, 중문 해안사구, 사계 해안사구, 표선 해안사구 중 일부분이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상태이다. 그러나 그 이외 대부분 해안사구는 개발에 언제든 노출된 상태이다. 해안사구에 대한 개발사업 신청이 들어오면 막을 제어장치가 없는 것이다.

▲ 신양 해안사구도 답압에 의해 훼손되고 있어서 시급히 울타리설치가 필요하다
▲ 신양 해안사구도 답압에 의해 훼손되고 있어서 시급히 울타리설치가 필요하다

이처럼 보호지역 지정이나 해안사구에 대한 보전지역 지정이나 절대보전지역 확대를 위해서는 해안사구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5년마다 환경부에서 전국 해안사구 조사를 하면서 제주도 해안사구를 일부분 조사하고 있지만 위에 서술하였듯이 부족한 면이 많다.

그래서 제주도 당국 차원에서 도내 해안사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서 해안사구의 현황과 가치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해안사구에 대한 보호지역 지정과 절대보전지역 확대의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양수남의 생태적 시선

양수남 칼럼니스트

제주대학교 농업경제학과 대학원(수료)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제주이어도지역자활센터 친환경농업 팀장
(현)제주자연의벗 사무처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