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2-21 10:21 (수)
고통 속 해양생물 ... 항문서 낚싯줄 나온 바다거북, 제주서 구조
고통 속 해양생물 ... 항문서 낚싯줄 나온 바다거북, 제주서 구조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2.07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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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 앞바다 수중에서 폐그물에 걸린 바다거북 구조돼
구조 후 확인과정에서 항문에서 낚싯줄 나온 것도 확인
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 중 ... 다른 해양생물들도 고통
지난 4일 서귀포시 모슬포 앞바다 수중에서 구조된 어린 푸른바다거북. 항문에서 낚싯줄이 나와 있는 상태로, 낚싯줄이나 낚싯바늘을 삼킨 후 이 중 일부가 항문을 통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진=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
지난 4일 서귀포시 모슬포 앞바다 수중에서 구조된 어린 푸른바다거북. 항문에서 낚싯줄이 나와 있는 상태로, 낚싯줄이나 낚싯바늘을 삼킨 후 이 중 일부가 항문을 통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진=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최근 제주에서 낚싯줄을 삼킨 것으로 보이는 어린 푸른바다거북이 구조됐다. 이 푸른바다거북 이외에 최근에 낚싯줄을 삼켜 숨진 가마우지가 발견되고, 낚싯줄에 엉킨 어린 제주남방큰돌고래 등도 발견되면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모슬포 앞바다 수중에서 폐그물에 걸려 있던 어린 푸른바다거북이 구조됐다. 

해당 푸른바다거북은 몸길이 약 30~40cm정도 되는 어린개체로 당시 모슬포 앞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 활동하고 있던 임주현 강사에 의해 폐그물에 걸려 있는 것이 확인돼 즉각 구조됐다. 

구조가 이뤄진 푸른바다거북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폐그물에 엉킨 상태로 몸부림을 치면서 난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푸른바다거북의 배 등에 나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폐그물로 인해 난 상처가 아니라, 낚싯줄 등을 삼긴 것으로 보이는 정황까지 확인됐다는 점이었다. 

구조된 푸른바다거북은 항문 쪽으로 20~30cm 길이의 낚싯줄이 나와 있었다. 푸른바다거북을 구조한 임주현 강사와 푸른바다거북의 상태를 확인한 이정준 감독 등은 푸른바다거북이 바다에 버려져 있떤 낚싯바늘이나 낚싯줄 등을 삼킨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4일 서귀포시 모슬포 앞바다 수중에서 구조된 어린 푸른바다거북. 항문에서 낚싯줄이 나와 있는 상태로, 낚싯줄이나 낚싯바늘을 삼킨 후 이 중 일부가 항문을 통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진=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
지난 4일 서귀포시 모슬포 앞바다 수중에서 구조된 어린 푸른바다거북. 항문에서 낚싯줄이 나와 있는 상태로, 낚싯줄이나 낚싯바늘을 삼킨 후 이 중 일부가 항문을 통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진=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

실제로 푸른바다거북이 버려진 낚싯줄을 삼키고, 이 중 일부분이 항문을 통해 나온 것이라면 사실상 푸른바다거북의 위장 대부분에 낚싯줄이 엉켜 있는 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푸른바다거북은 구조 직후 치료를 위해 제주아쿠아플라넷 해양생물메디컬센터로 이송됐다. 이 푸른바다거북에 대해선 구조 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 푸른바다거북에 대해선 엑스레이 촬영 등이 이뤄졌고, 그 외 추가 감염여부 확인 등도 이뤄졌다. 또 음식 등을 섭취하게 될 경우 위장에서 낚싯줄 등이 엉킬 위험이 있어 수액 등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 이처럼 버려진 낚싯줄이나 폐어구 등에 의해 고통받는 해양생물이 발견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지난해 12월에는 제주도내에서 해양환경정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디프다제주'가 제주시 도두동 해안가에서 정화활동을 하던 중 낚싯줄과 낚싯바늘을 삼긴 채로 숨진 가마우지를 발견한 바 있다. 발견당시 가마우지의 입 속에서 낚싯줄이 길게 나와 있었고, 이 낚싯줄은 인근 바위에 엉켜 있었다. 

낚싯바늘과 낚싯줄을 삼킨 상태에서 이 낚싯줄이 바위에 엉키면서 풀어지지 않자,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마우지의 속에선 사람의 손가락 길이에 맞먹는 낚싯바늘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3일 제주시 도두동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마우지. 목에 낚시줄이 걸려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디프다제주.
지난 13일 제주시 도두동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마우지. 목에 낚시줄이 걸려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디프다제주.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인근 해역에서 몸 전체에 낚싯줄이 감긴 어린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돼 전국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 어린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대 돌고래연구팀과 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 등에 의해 확인됐고, '종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남방큰돌고래는 주둥이 쪽에 낚싯바늘이 걸렸고, 이 낚시바늘에서 시작된 낚싯줄이 몸 전체를 지나 꼬리에서 다시 한 번 엉켜 2.5m 가량 늘어진 상태였다. 

최근 구조팀이 이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에 나섰고, 꼬리 부근의 낚싯줄을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이후 몸통의 낚싯줄과 주둥이 부근의 낚싯바늘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몸통에 낚시줄이 걸린 상태로 헤엄을 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종달'./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무단 복제 및 배포, DB화 금지)
몸통에 낚시줄이 걸린 상태로 헤엄을 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종달'./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무단 복제 및 배포, DB화 금지)

이외에도 제주에선 몸 안에 쓰레기가 가득차 숨진 바다거북과 폐어구 등에 엉킨 조류 등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대표는 "해양생물이 폐어구와 낚시 도구 등에 의해 고통받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어구를 사용하는 어민들의 인식개선은 물론, 어구실명제 등을 더욱 강화해 버려지는 어구의 수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낚시면허제와 낚시금지구역의 설정 등이 필요하다"며 "특히 멸종위기 등에 처한 주요 해양보호생물이 발견되는 곳에서는 낚시를 금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버려지는 낚시도구 등이 해양생태계에 얼마타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충분한 교육도 이뤄져서 이와 관련한 인식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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