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계층에 대한 논의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도의 막무가내식 단일계층 추진과 풀뿌리 자치의 훼손을 막고자 하는 두 입장이 치열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서 기초자치단체란 지방자치제도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각 시·군·구의 행정기관과 의회를 말한다. 기초자치단체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자치권에 근거해 조례·규칙 등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인 자치입법권과 지방자치단체가 행정 수행을 위해 자치권에 기초해 자주적으로 그 재원을 조달하고 관리하는 권능인 자치재정권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는 데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기초자치단체 폐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풀뿌리 자치 정신 훼손하는 것으로 도지사의 권한 독점, 도민 자치 정신 빼앗는 것이라 주장한다.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짐으로 인해 지역문화 손실, 지역 주민 목소리의 대변 창구가 사라져 주민 여론 수렴이 잘 안 되는 문제점과 행정구역의 확대로 인하여 주민의 서비스 질 저하, 본래 주민 편의를 더 잘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오히려 행정 편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부활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부활을 반대하는 입장에서의 행정계층 단일화로 인한 비용절감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주민 통제의 약화로 인한 낭비와 손실의 가능성은 커진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상우 교수는 단일계층을 통해 중앙정부의 직접 통치력이 강화될 경우 주민 참여의 기회가 줄어들고 과도한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본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지역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가 사라져 기초자치단체가 필요하다.”라며 특별법을 개정하여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에 반대의 입장에서는 제주도 행정계층구조 개편을 위한 주민투표 결과 기초자치단체에서 단일 광역체제로 바꾸는 혁신안이 57%의 지지를 받아 채택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면서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대하여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한다는 것은 과거의 방식 그대로를 다시 유지한 다는 의미인데, 이는 현재와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생각이라 주장한다. 기초자치단체는 조선 말기, 일제 초기에 획정된 행정계층으로 주민의 생활보다는 통치의 용의함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므로 주민 편의를 위한 혁신안이 필요한 시점에서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할 것이 아니라 다른 혁신안이 필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다층화된 계층은 능률성 저하, 거래 비용 증가, 기초 간 의사전달 왜곡의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소규모의 행정구역은 지역 이기주의를 초래해서 결국은 지역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에 대해 나는 기초자치단체가 부활해야 한다는 찬성 측의 입장을 지지하는 바이다. 물론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부활이 된다면 문제가 있겠으나 행정의 능률성과 민주성, 주민이 거주하는 공간적 시각을 반영하여 현대와 맞게 부활이 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중앙정부의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되고 있는 시점에서 제주도만이 시장 군수의 권한을 없애는 단층제로 간다는 것은 지방 분권에 역행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이제 혁신안이라는 미명하에 지방자치제의 이념인 풀뿌리 민주주의를 훼손할 것이 아니라 이에 맞서 자발적인 시민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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