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아직도 제주 4.3이 ‘폭동’이라고?” 거꾸로 가는 MB정부
“아직도 제주 4.3이 ‘폭동’이라고?” 거꾸로 가는 MB정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10.09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익표 의원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 책자 이념 편향, 역사왜곡 심각”

외교통상부 산하 기관인 한국구제교류재단의 예산 지원으로 발간된 '알기 쉬운 한국사' 아랍어판 내용 중 제주4.3이 '폭동'으로 표현돼 있는 부분.

정부 산하기관이 전액 예산을 지원해 만든 책자에서 제주 4.3을 ‘폭동’으로 표현하는 등 이념 편향과 역사 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에 따르면 (사)해외한민족교육진흥회가 발간, 보급한 「알기 쉬운 한국사」의 내용 중 4.3을 좌익세력의 준동으로 이어진 ‘제주도 폭동으로 표현돼 있다. 또 5.16 군사 쿠데타를 ‘5.16 군사혁명’으로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제주 4.3사건의 경우 제주도민들의 수십년 서린 한이 지난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정부차원 공식 사과와 재조명으로 이제 겨우 바로잡혀가고 있는 역사인데 이명박 정부가 다시 왜곡해 후퇴시키고 제주도민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있다”면서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는 것은 저급한 역사 인식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했다.

국어와 외국어가 병기된 이 책의 아랍어판 181쪽을 보면 4.3에 대해 “남한은 정치적 불안정에 대하여 좌익세력의 준동이 이어져, 제주도 폭동(1948. 4) 등 사회혼란이 계속되었다”라고 표현돼 있다.

또 「만화로 보는 한국사」 영어판 193~195쪽에서는 5.16 군사쿠데타를 5.16 군사혁명으로 표기하고 군사정변 이후 국민들이 말하는 장면에서 “잘한다”, “이제야 정치가 좀 돌아가는 것 같다”라는 표현으로 군사정변을 미화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들불처럼 번진 촛불 집회에 대해서는 진보에서 보수 정당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긴 큰 진통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만화로 보는 한국사」 영어판 하권(한국 근현대사편) 248쪽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집회를 바라보면서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이 우리를 아프게 하는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을 삽입, 촛불집회의 원인을 왜곡하고 있다.

책을 발간한 (사)해외한민족교육진흥회는 이기택 전 민주평통수석부의장이 이사장을, 박계동 전 국회 사무총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민간단체다. 하지만 이 책의 발간 비용은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예산을 전액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의원은 “더구나 이같은 책자 발간 사업의 경우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에 따라 지원사업 선정을 공개경쟁방식으로 해야 함에도 원칙 없이 지원 단체를 선정, 연례적으로 사업을 지원해온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정부 산하기관의 예산 집행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발간된 「만화로 보는 한국사」 영어판의 원고료로 2600만원의 적지 않은 금액이 집행됐음에도 증빙서류는 백지에 수기로 작성된 ‘영수증’으로 갈음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역사왜곡 서적 발간과 보급에 대해 외교통상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지속적으로 지원한 것은 정부가 이같은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권장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불법, 편법에 의한 특혜가 명확하므로 한국국제교류재단 사업 운영 전반과 재단의 관리감독 부서에 대한 특별감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현재 서귀포시에 건설되고 있는 혁신도시에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