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성농업인 생산제품, 한 곳에 팔 수 있는 공간마련을”
“제주 여성농업인 생산제품, 한 곳에 팔 수 있는 공간마련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06.06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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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5>농업회사법인 ‘아침미소’ 양혜숙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의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젖소를 기르면 짜낸 우유로 수제 요구르트와 치즈를 손수 만들어 팔고 목장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양혜숙 '아침미소'대표.
“제주지역 여성농업인들이 생산한 제품을 한 곳에 모아서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행복한 젖소, 수제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나는 곳, 아침에 짓는 황금미소, 아침미소 농원목장에서 푸른 풀밭 위의 아름다운 젖소들과 친구가 돼 보세요 ”

제주시 월평동 영주고등학교 앞에서 동쪽으로 ‘아침미소’안내판을 따라 가다보면 널따란 ‘아침미소 농업체험목장’이 나온다.

이곳에선 양혜숙 농업회사법인 ‘아침미소’대표(56)가 젖소를 직접 키우면서 젖소에서 짜낸 우유로 수제치즈·요구르트를 만들어 팔고, 목장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이곳은 1975년 농원목장이 들어서 젖소 키우며 젖소 원유를 짜내 납품만 해왔다.

“지난 80년대 수입소 파동, IMF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사정이 무척 어려워졌어요. 납품 원유에 쿼터제가 생기면서 쿼터 외 물량은 1/3값밖에 못 받게 됐죠. 그래서 애써 생산해도 제 값을 받지 못해 적자가 쌓였고, 가슴이 아파 전업을 할까도 했죠”

양 대표는 대책으로 이왕에 우유를 생산하고 있으니 유가공제품을 만드는 전문지식과 방법을 제대로 배워두며 좋겠다고 맘을 먹고, 엄청난 시간과 금전적인 투자와 노력을 쏟았다. 그 결과 유제품 가공사 자격증을 따냈다. 현재까지 도내에 이 자격증소지자는 양 대표부부 둘밖에 없다

2006년 농림부 낙농진흥회에서 체험목장을 모집해 이 목장은 2007년에 신청해 농원체험목장으로 선정됐다. 농원체험목장 이름은 한 고객이 이곳에서 먹은 유제품을 먹어보니 아침이 행복하니 ‘아침미소’로 하라고 해서 나온 것이라고 양 대표는 이름의 유래를 전한다.

“소비자들이 우유가 완전식품이고, 우유에 114가지 영양분이 있다는 알려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치즈와 요구르트를 계속 만들어 행사하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시식과 홍보했어요. 젖소와 우유에 관한 정보와 가치를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뛰어다녔죠”

양 대표는 7년 동안 시식과 홍보를 통해 고객의 평가를 받은 뒤 2011년에 정식으로 사업등록을 해 수제 요구르트와 수제 치즈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 수제 요구르트·수제자연치즈 제조·판매, 목장체험프로그램 운영

수제 요구르트와 치즈를 만드는 시설을 설명하고 있는 양 대표.
현재 4만평 농장에서 젖소 80마리를 키우며, 45마리의 원유를 짜내 우유를 하루 1.5톤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0ℓ는 수제 치즈와 수제 요구르트를 직접 만들고, 나머지는 축협에 납유하고 있다. 또 목장 체험실과 유가공실이 있다.

그 동안 양 대표는 제주발전연구원, 테크노파크에서 비즈니스. 트렌드. 마케팅 교육을 저녁 6-9시에 계속해 반복 교육을 받았다. 치즈와 요구르트 제조기술을 배우기 우해 수원 축산과학원에 서 한 달에 한 번씩, 축산과학원 순천대학교엔 한 해에 1차례 워크숍, 농업기술원의 비즈니스 교육 등도 받았다.

농업인 전문교육기관 금산 벤처농업대학을 부부가 함께 졸업했다. 젖소를 잘 키운 남편은 석탑산업훈장(1994년)도 받았다. ‘아침미소’농장은 친환경인증목장으로 초지는 유기농인증을 받았다. 로하스 인증, 낙농체험목장 인증 받았고 우수체험공간으로 지정됐다.

“최고의 원재료가 들어가야 좋은 식품이 나오죠. 이곳 젖소 먹이는 7만평에서 직접 수확한 걸로 자급자족하고 있죠. 좋은 풀, 좋은 물, 400고지의 좋은 공기를 마시고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살고 있는 소에서 나오는 양질 우유로 치즈와 요구르트 만들었기에 명품으로 인정 받죠”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제 요구르트는 유산균이 가장 많이 들어간 ‘농후발효유’이다. 현대백화점·빠리바게트·서울대병원·국립일산 암센터에 납품하고 있다. 또 직거래와 도내 전 지역 배달까지하고 있다.

수제 자연(스트링)치즈는 현대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직거래 고객은 도내를 비롯해 전국적이다. 현재 마니아층이 많이 형성되고 있다

체험프로그램은 목장견학, 송아지에게 우유주기 소 여물주기, 웰빙 아이스크림 만들기, 치즈체험, 웰빙피자 체험 등으로 이뤄진다. 목장·젖소·우유에 대해 기본적인 것을 알려준 뒤 체험을 시작해, 끝날 때 우유·요구르트·치즈에 관한 정보를 교육한다.

체험고객은 인터넷 등을 통해 알고 오는 가족단위 관광객과 도내 유치원·초중학생 등 연간 4000명 쯤 된다. 올해는 5000명이 찾을 것으로 본다. 체험시간은 프로그램 전체체험은 2시간, 개별체험은 1시간이다.

양 대표는 체험농장으로 선정돼 놓고도 2년 동안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아 운영을 못했던 일, 40대를 넘어서 시작한 공부인데다, 교육비 부담과 시간 부담 등 갈등과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양 대표는 이를 극복해냈고, 자신의 체득한 성공비결을 말한다.

“지금의 좋은 제품이 나오게 된 건 10년 가까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봐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냈죠. 특히 교육을 엄청 많이 받은 게 결정적이죠.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좋은 맛과 제품이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1만 시간의 법칙’을 믿어요. 먼저 마케팅교육 받고 난 뒤 제품을 생산하다보니 큰 시행착오가 없더군요”

# “물건을 어떻게 팔 것인가 생각한 뒤 생산에 들어가야”

목장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소 여물주기를 하고 있다.
수제 치즈
앞으로 관련 산업의 전망에 대해 양 대표는 “무한하다”고 말한다.
“소비자들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요. 값이 문제가 아니란 거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면 제 값을 지불하고 사먹어요. 현대백화점은 아침미소 요구르트·치즈 때문에 멀리서도 찾아오는 고객이 있어 고맙데요. 새 제품 만 들면 무조건 자기들이 팔겠다고 나설 정도에요”

양 대표는 제주농업의 미래는 “무척 밝다”며 성공조건으로 몇 가지를 전제한다.
“제주에서 농업은 무조건 친환경으로 가야 해요. 아주 좋은 제품을 만들면 내놔야 하죠. 제주만이 갖고 있는 청정 이미지, 농사짓기에 좋은 환경을 최대한 살려야 해요”

이어 양 대표는 “농업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어요. 물건을 생산하기 전에 어떻게 팔 것인가 먼저 생각한 뒤 시작하라고요. 특히 중요한 건 꾸준한 교육이죠. 농민들에게 교육 투자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봐요. 이를 하겠다고 농업인 스스로 마인드를 바꿔야하는 건 물론이고요”

양 대표는 제주지역에 농산물을 이용한 제조·가공 관련 기술·방법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곳이 없다는 점을 아쉬워한다.

“농업인이 스스로 개발을 위해 교육을 받고 싶어도 제주엔 전문교육기관이 없어서 육지에 가서 교육을 받아야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게다가 단체가 아닌 개인에겐 전혀 지원이 없어 자기 돈을 쓰면서 육지에가 교육을 받고 있어요. 당국에서 보여지는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농업인들이 제대로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인에게도 지원을 해줘야 해요”

특히 이를 통해 새로운 농산물 가공·제조 전문가를 육성하고 그를 ‘롤 모델’로 농업인 가운데 더 많은 전문가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여건조성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우유는 전국적인 상품 우유나 육지부 대기업 제품과 비교가 안돼요. 제주에서 믿을 수 있는 좋은 먹거리를 생산 판매함으로써 소비자 건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앞으로 많은 홍보가 필요해요”

양 대표는 농민 스스로 우리 농산물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가치를 알려주는 건 의무라고 힘줘 말한다.

“일본에선 구마모토 농가가 생산한 치즈·요구르트를 기내용으로 납품해 팔 수 있도록 한다”며“제주에서 만든 좋은 제품들은 차별화해 공항기 안은 물론 면세점 등 많은 관광객들이 접하는 곳에서 팔 수 있도록 관련 당국 등에서 나서 주길 바래요”.

양 대표의 생활철학은 ‘정직과 신뢰’이다. 이는 ‘자신이 만들어 내놓은 제품 속에 남을 속이지 않도록 노력하는 마음을 담는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풀이한다.

 
 
※‘아침미소’농원체험목장은 제주시 월평동첨단동길160-20에 있다.연락은 010-3696-2545/064-727-2545로 하면 된다. E-mail : nongwon55@daum.net, 홈페이지 : www.morningsmi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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