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마스터플랜
싱가포르 마스터플랜
  • 이정민
  • 승인 2015.04.22 10: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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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의 싱가포르 도시계획 이야기] <10>

1. 비전 실현을 위한 효율적인 수단으로서의 마스터 플랜

비전은 실현할 수 없으면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한다. 콘셉트플랜이 비전을 설정하는 계획이라면 마스터 플랜은 이를 실현하는 계획이다.
이전 시리즈에서도 언급했듯이 콘셉트 플랜에서 비전, 부처간 협조, 대규모 개발사업 등을 다룬다면 마스터 플랜은 구체적인 토지이용용도, 개발밀도(건폐율과 용적률), 그리고 구체적인 상세한 도시계획을 다루고 있다.
마스터 플랜을 실현하기 위하여 싱가포르를 5개 권역, 55개 계획지구로 분할하여 세부적인 개발규제계획을 수립하고, 정부가 마련한 토지를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토지를 매각하는 국유지 판매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1958년 최초의 마스터플랜이 수립된 이후 1985년까지 규칙적으로 5번(1965년, 1970년, 1975년, 1980년, 1985년) 마스터 플랜이 재정비되었다. 1967년 싱가포르 콘셉트 플랜 1971에 착수하여 1971년 결정되는 기간 동안에도 싱가포르 마스터 플랜의 재정비는 이루어졌다. 1985년 이후 재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콘셉트 플랜 1991을 준비하는 기간이었고, 이 계획이 종전 계획에 비해 달라지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콘셉트 플랜 1991의 내용을 마스터 플랜 1993과 1998에, 콘셉트플랜 2001은 마스터 플랜 2003에, 콘셉트 플랜 2001 수정계획은 마스터플랜 2008에, 콘셉트 플랜 2011은 마스터 플랜 2014에 반영되었다.
마스터 플랜을 구성하는 계획에는 역사문화보전 건축물을 보전하는 보전마스터 플랜(Conservation Master Plan), 개별 필지별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된 개발유도계획(Developmnet Guide Plan), 그리고 도시설계계획(Urban Desing Plan)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계획은 개발규제와 국유지판매 프로그램 방식 등을 통해 집행되고 있다.

2. 도시계획 수립주체에게 무한 재량을 부여하는 싱가포르 계획법

싱가포르 도시계획을 담당하는 도시재개발청은 마스터 플랜을 “10~15년 후의 싱가포르 개발사업을 유도하는 법적인 토지이용계획”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 계획법(Planning Act) 제6조에서 “마스터플랜을 1955년 싱가포르 발전조례 제259조에 따라 최초로 결정된 마스터 플랜 1958을 계획법에 따라 재정비하는 도면과 보고서를 의미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마스터플랜 수립과 결정에 대한 권한은 관련 사업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부분의 도시계획은 도시재개발청(URA)이 도시계획을 입안・결정한 후 국가건설성 장관의 승인을 얻은 후 집행하고 있다.
같은 법 제8조에서 도시재개발청은 1998년 4월 1일 이후 5년마다 마스터플랜을 재정비하여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 도시재개발청은 장관에서 마스터플랜의 변경 내용을 수시로 제출할 수 있다.
같은 법 같은 조 제3항에는 마스터플랜에 포함되어야하는 내용으로는 용도지역 조정, 용적률 변화, 계획설명서의 수정사항, 보전지역의 설정, 기타 필요한 사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계획법에는 용도지역・지구・구역의 종류에 대해 정하지 않고, 계획수립권자가 계획을 수립할 때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설정할 수 있도록 입안권자에게 무한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도시재개발청이 수정된 마스터플랜을 장관에게 제출하면, 장관은 원안 승인, 수정 승인, 승인거부 등 다양한 처분이 가능하며, 장관의 승인이 있는 날부터 마스터플랜은 법적인 효력이 발생한다. 만약 마스터플랜의 내용이 이전 계획과 상충되는 경우 새롭게 승인받은 계획이 우선한다고 계획법에 규정되어 있다.
주민의견 청취, 마스터플랜 입안・승인・작성 기준 등은 국가건설성 장관이 별도로 규칙으로 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 용도지역 유형, 세분화 기준, 주민의견 및 지방의회 의견청취 등이 모두 법령에 규정되어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점이다. 만약 우리나라 계획법 체계가 싱가포르처럼 입안권자에게 무한한 재량을 부여했다면,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토지수용재결 취소처분 소송에 따른 후폭풍은 없었을 것이다.

3. 제주도 지구단위계획보다도 더 구체적인 마스터 플랜

싱가포르는 영국 도시계획의 영향을 받아 계획 없이는 개발이 불가능하다. 마스터 플랜의 입안과 결정은 도시재개발청이 독점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마스터 플랜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해관계자들이 도시재개발청에 마스터 플랜 변경 요청을 한다. URA는 매년 9천여 건의 개발신청서를 처리하는데, 대부분 신개발, 기존 토지 및 용도의 변경과 관련된 것들이다. 용도변경을 요청하더라도 계획법에 의해 개발부담금을 원천적으로 징수함으로써, 용도변경 자체로 인한 개발이익은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이 바로 구체적인 마스터 플랜 때문이다.

그림 1. 마스터 플랜 총괄도(2014). 우리처럼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으로 구분하지 않고, 구체적인 용도로 구분하고 있다. 자료: http://www.ura.gov.sg

싱가포르 마스터 플랜에는 우리와 같은 용도지역・지구・구역이 없기 때문에 각 필지별, 블록별로 개발밀도와 세부적인 용도가 결정된다. 같은 주거용도라도 개발밀도가 1.6에서 4.2까지 다양하다. 같은 경공업 지역일지라도 화이트 존이 적용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차이가 발생한다.
도심재개발과정에서 토지소유주들이 수용을 끝까지 거부한 곳은 상가주택(shop- house)형태로 존치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상가주택이 보전지구로 결정된 곳은 모든 층수가 상업용도로 이용될 수 있도록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림 2-1. Kallang지구 마스터 플랜 현황 자료: http://www.ura.gov.sg
 

싱가포르 마스터 플랜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화이트 존(white zone)도 예외는 아니다. 개빌밀도가 8.0에서 20.0까지 다양하다. 개발밀도의 차이는 국유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장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필지별, 블록별 개발밀도 차이에 따른 주민민원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주요 도로 블록별로 세부적인 계획이 수립되어 있고, 중심지역내 일부 지역은 구체적인 도시설계계획이 마련되어 있어, 이 구역 내에서 개발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은 도시재개발청이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충족해야 한다.

콘셉트 플랜에서 되었던 사항이 바로 정체성인데, 싱가포르는 역사적인 건축물들의 보전을 통해 최대한 유지하고자 하였다. 이 보전지구(Conservation Area)에서도 도시재개발청이 작성한 보전가이드라인에 맞게 이용하여야 한다.

건축물의 고도계획 또한 필지 여건과 주변 건축물의 높이, 토지이용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고 있다. 고도규제 방식은 건축물의 층수에 의한 방식과 해발높이에 의한 방식, 그리고 별도의 구체적 계획에 따라 결정되는 방식 등으로 구분된다.

마지막 방식에 의한 건축물의 높이는 보통 공유지 매각 프로그램이 결정될 때, 최종 결정된다. 최근 들어 마스터 플랜이 수정되는 내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층수에 의한 높이다. 상업용 건물인 경우에는 1개층의 높이가 5미터로 산정되지만, 일반 주거용 건축물은 3.6미터이기 때문에 같은 20층으로 규제하더라도 스카이라인 상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도시재개발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스터 플랜 정비시 마다 이를 조정하고 있다.

4. 제주도 도시관리계획에 주는 시사점은?

4.1. 도시계획권에 대한 권한 이양을 받았다면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용도지역제는 도시를 관리하는데 적절할지 모르지만, 개발사업이 많은 제주도인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면서 국토계획법상 대통령과 장관의 권한 대부분을 이양받았다. 하지만 법에 명시된 광역도시계획,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 용도지역제, 지구단위계획,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원칙 등은 아직도 그래도 남아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 이후 제주도에는 많은 개발사업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국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지침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토지취득방식과 용도지역제는 제주도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
경쟁력 있는 도시구조를 형성하려면 개발과 규제 방식으로 시스템이 변경되어야 한다. 도시계획권한을 포괄적으로 이양 받았더라면 지난 3월 대법원에서 판결이 이루어진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토지수용재결처분 취소소송에서 유원지 실시계획 승인이 위법하다는 판결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휴양형 주거단지 판결을 거울삼아 차기 특별법 제도개선에서는 모든 도시계획권한을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 권한을 토대로 제주도 전체에 대한 구체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필지별, 블록별로 개발밀도, 건축고도, 보행동선 등이 차별적으로 계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계획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발부담금제를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 토지자체가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토지는 이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에 맞도록 조세제도 또한 변경되어야 한다.
도시계획에 있어서 시행주체는 지역주민이 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이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행정이 대행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구체적인 도시계획이 없이는 토지를 비축할 수도 토지를 선매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도시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4.2. 계획허가제를 하루라도 빨리 도입해야!

우리나라는 개발행위허가 시스템은 마련되어 있다. 이 개발행위허가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이나 도시계획시설 제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업에만 적용된다. 제주도내 대부분의 개발행위허가가 자연녹지지역이나 계획관리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자연녹지지역과 계획관리지역에 구체적인 도시계획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발행위허가시 도시계획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환경, 경관, 주변에 미치는 위해가 없다면 허가가 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이 때문에 제주시 동지역내 자연녹지지역은 공동주택 건축이 가능한 곳은 공동주택으로 건축되었다. 자연녹지지역은 주거지역이 아니다. 국토계획법상 자연녹지지역은 “도시의 녹지공간의 확보, 도시확산의 방지, 장래 도시용지의 공급 등을 위하여 보전할 필요가 있는 지역으로서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인 개발이 허용되는 지역”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러한 곳이 공동주택이나 식당으로 들어차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도시관리 방안인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검토해봐야 한다.
계획허가자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용도지역・지구・구역제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개발이 가능한 모든 토지에 대해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토지주가 계획과 달리 개발하고자 할 때, 계획허가를 받도록 해야 실효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용도지역・지구・구역제의 틀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난개발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 성장관리방안을 도입하여 기반시설을 공급하고 건축물의 용도 등에 관한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는 자연녹지지역에서의 난개발을 더욱 부추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계획 없이는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이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자연녹지지역에서의 난개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성장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보다 제주도 전역에 대한 구체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고, 이를 토대로 계획허가제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

4.3. 건축물의 고도관리 전체적인 틀에서 검토해야 한다.

현행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이루어지는 건축물의 고도관리는 용도지역별로 위치에 따라 달리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드림타워 부지는 상업지역으로 획일 적으로 55미터로 지정되어 있는 반면, 인근 주거지는 45미터, 다른 곳은 35미터 고도제한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토지구획정리방식으로 조성된 사업지구인 경우 구 도시설계기법으로 경관고도를 관리했더라면, 별도의 건축고도규제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없었다. 실상은 주거단지와 상업지역을 조성만하고 그냥 방치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 때문에 1994년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될 때, 경관고도규제계획을 수립하여 고도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기되었다.
하지만 경관고도규제계획은 기존 계획보다 고도를 완화해주는 수단이 되어, 계획수립당시 4층 이하가 95퍼센트 이상이던 신제주권역이 지금은 나홀로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도시경관을 망친 것이다.
경관고도규제계획을 수립하더라도 도시설계기법이 충분히 적용되었더라면, 지금과 같이 용도지역별・블록별로 획일적인 고도가 제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획일적인 고도관리는 도시경관을 지켜준 것이 아니라 도시경관을 파괴한 근본적인 원인이 된 것이다.
앞으로의 건축물의 고도관리는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과 같은 최상위 계획에서 컨트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관 및 고도관리는 그 지역의 장소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용도지역이라도 현재의 이용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차별적인 건축고도가 제시될 때, 다이나믹한 도시경관 형성이 가능해진다.

4.4. 개발부담금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개발부담금제도는 개발사업 시행이나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 그 밖의 사정으로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하는 경우 종료 시점지가에서 개시시점 지가, 정상지가상승분, 개발비용을 공제하여 산출된다. 여기서 지가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며, 개발비용을 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싱가포르 개발부담금 산정을 위한 토지이용계획 변경 특히 용적률과 용도의 변경으로 인한 차이만큼 개발이익으로 환수하고 있다. 건축비용 등은 공제하지 않고 있다. 즉, 토지를 활용하여 얻는 수익은 인정하더라도 토지이용계획 변경에 따른 개발이익을 전혀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제주도의 현실은 어떠한가? 개발부담금 제도가 있지만,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을 받으면 전액 감면된다. 있는 제도조차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발부담금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토지이용계획 변경에 따른 주민 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필지별, 블록별로 구체적인 도시계획 수립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5. 마치면서

지금 제주도는 제주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 제주미래비전계획이 동시에 수립 중에 있다. 이번 도시관리계획에서 싱가포르와 같이 구체적인 도시관리계획이 제안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루어져 왔던 것들을 조금 재정비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다.
하지만 제주미래비전계획은 제주도가 앞으로 어떠한 도시계획시스템으로 끌고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획이다. 이 계획을 토대로 제주도정은 구체적인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계획내용에 따라 형평성 문제나 주민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공정한 도시관리계획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이글을 마치고자 한다.

 

<프로필>
1989. 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입학
2002.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시계획과(공학박사)
1995. 국토연구원 연구원
2003.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원
2004∼2006. 2011. 제주대학교 시간강사
2006∼2014.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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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길 2015-04-23 09:05:01
책으로 나와시민 조크라,,, 이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