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출범, 제주 영화인의 목소리는 어디로?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출범, 제주 영화인의 목소리는 어디로?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4.18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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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19일 개관식 갖고 출범, 팀장없는 4팀 포함 5개 팀으로
영상위 콘텐츠 분야 전문인력도 한 명 뿐 … 위원 자격요건도 문제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하 문진원)이 내일(19일) 개관식과 함께 출범을 알린다. 하지만 기존에 있었던 제주영상위원회가 문진원에 흡수되는 형태로 출범함에 따라 제주독립영화협회 및 제주 영화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문진원은 개관식 하루 전날인 18일, 제주영상위원회 건물 2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동향을 전했다. 간담회에는 임원 공개모집을 통해 지난 2월 임명된 김영훈 원장(전 KBS 제주방송총국 보도국장)이 참석했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의 기구표.

문진원의 기구표를 보면 실무를 담당하게 될 부서는 총 5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상산업팀, 문화사업팀, 아시아CGI창조센터 세 개의 팀은 문화콘텐츠를 육성하는 데 밀접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세 개 팀에는 아직 팀장이 없다. 교육운영팀 또한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경영지원팀에만 팀장이 있다.

김 원장의 말에 따르면 “직원들의 역량을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상담을 통해 능력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한다.

추후 어떤 식으로 제주의 문화콘텐츠를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김 원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 전문가의 의견을 중시하겠다”라고 말했다.

영화, 영상 관계자들의 거센 반발을 묵살한 채 제주영상위원회를 해체하고 문진원을 출범했다면 적어도 향후 방향성의 가닥을 잡은 후, 출범을 알려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개편 중인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 정식 오픈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

또한, 이날 회견에서 방대한 범위의 문화콘텐츠사업을 어떻게 세분화하여 이끌어갈지에 대한 질문에 김 원장은 “현실적으로 제가 잘 모른다. 원장으로 임명된 지 2개월이 됐다. 제주도 내 문화콘텐츠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어 문진위가 출범했는데, 벌써 과실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문제가 있다. 원장이 모른다면, 과연 누가 알 수 있을까? 과실을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이 단체가 ‘잘 굴러가리라’고 안심할 수 있을 만큼만의 대책을 강구해 달라는 거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김영훈 원장이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동향을 전하고 있다.

김 원장의 말을 빌리자면 “현재 기관에서 문화콘텐츠 분야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제주영상위원회에서 출범해 문진원이 되었다고는 하나, 현재 자산이 얼마이고, 직원의 역량이 얼마인지 파악하는 데만 두 달이 걸렸다. 그런데 (모든 것을 파악하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직원의 역량을 파악하는 데만 두 달이 넘게 걸린다면, 앞으로 크고 작은 문화콘텐츠 사업을 진행할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걱정이 된다. 문화콘텐츠 사업에는 유관기관 및 민간단체, 전문가 등과의 협업이 필수적이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주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작년 문진원 출범과 관련해 ‘뜨거운 감자’였던 제주영상위원회의 흡수 문제를 살펴보자.

현재 제주영상위원회는 자문위원의 형태로 문진원에 속해있다. (위 기구표 참고)

김 원장은 “현재 영상위원회에 7명 정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인사 현황을 밝혔다. 영상위원회 구성은 원장이 위촉하는 형태로 이뤄지는데, 총 10인으로 꾸려질 영상위원회에 현재 콘텐츠 분야 인력은 단 한 명뿐이다. 물론 아직 구성 중인 상황이지만, 7명 중 관련 전문인력이 한 명 뿐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7인 중 콘텐츠 분야 인력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6인의 분야에 대해 묻자 김 원장은 “아직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영상위원의 자격 역시 문제 소지가 있다. 김 원장은 “영화인, 영상인, 교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등이 자격이 된다. 누가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고 했다.

‘전문가로 구성된 영상위원회’가 문진원 안에 있어서 ‘제주영상위원회 해체’의 명목이 생겼던 셈인데, 그마저 충족하지 못한다면 제주영상위원회 해체를 반대했던 이들의 의견은 어디로 간 것인가 싶다.

김 원장은 “앞으로 문진원 구성원들의 의견이 중요하고, 구성원들은 도민의 의견을 받아들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제주의 영화인과 문화예술인을 포함한 도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 성장하는 문진원이 되기를 간곡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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