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강남’이라는 연동이 도시재생 지역이래요
‘제주의 강남’이라는 연동이 도시재생 지역이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1.06.28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재생 제대로 되고 있나] <1> 활성화 지역 지정 문제점

도시재생이라는 키워드가 뜨겁다. 도시재생은 파괴형태의 개발이 아니라,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덧붙이는 사업이다. 제주지역도 원도심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진행되는 도시재생이 정작 필요한 곳은 제외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집중 진단한다. [편집자 주]

20년 이상 건축물 비율 등으로 도시재생 쇠퇴도따져

제주시 동 외곽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에서 아예 제외

2010년 이후 화북·아라 일대 개발로 새로운 건축물 증가

도시재생 필요한 지역이라도 노후건물 비율 낮아 ‘발목’

제주도내에서 가장 번잡한 곳은 어디일까. 대부분은 다 안다. 연동 혹은 노형이다. 이들 지역은 ‘신제주’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시작됐고, 지금은 가장 제주답지 않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만큼 이들 도심의 풍경은 제주 고유의 모습과는 다르다. 이 지역은 부동산 가치를 좇는 이들에겐, 값비싼 매매를 바라는 ‘욕망’으로 비친다.

연동에 산다, 노형에 산다는 의미는 재산적 가치와도 맞물리면서 ‘제주의 강남’이라는 소리도 들리곤 한다. 그런데 이들 지역 가운데 연동이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싶다. 사실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는 2025년까지 수립할 도시재생전략계획을 들여다보면 연동이 ‘쇠퇴한 지역’으로 나온다. 읍면 지역에 사는 이들이나, 제주시 동지역 외곽에 사는 이들에겐 “그런 일이 어디에 있냐”고 하겠지만, 제주도가 수립한 계획엔 그렇게 나와 있다.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에 포함되려면 인구가 줄거나 산업경제 부문이 취약하거나, 노후 건축물이 많아야 한다.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구분은 행정동 단위로 이뤄진다. <미디어제주>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연동은 그런 지역에 들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19년 도시재생 전략계획 변경을 수립하는 용역을 진행했으며, 올해 10월까지 변경 계획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제주도가 수립한 계획은 공청회와 제주도의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된다.

쇠퇴분석 결과 기준을 충족하는 지역은 제주시 동지역은 일도1동, 일도2동, 이도1동, 이도2동, 삼도1동, 삼도2동, 용담1동, 용담2동, 건입동, 연동 등이다. 제주시 읍면 지역 가운데는 한경면과 구좌읍이 기준을 충족한다.

서귀포는 동지역 가운데 송산동, 정방동, 중앙동, 천지동, 효돈동 등 5개 지역이 쇠퇴분석을 충족시킨다. 서귀포 읍면지역은 대정읍, 남원읍, 성산읍 등의 지역이 도시재생 활성화 기준에 들어간다.

제주시 동지역 가운데 일도·이도·삼도·용담동이 쇠퇴기준을 충족한 건 이해 가능하다. 이들 지역은 제주 지역 관공서 등 주요 기관이 대거 신제주로 이동하기 이전엔 핵심지역이었고, 현재는 ‘원도심’으로 불리고 있어 기준 충족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 다소 특이한 건 연동 지역이 포함된 사실이다.

여기서 주목을 하면서 볼 점은 제주시 동지역 외곽 지역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은 점이다. 왜 그럴까.

도시재생이 필요한 지역임에도 '건물노후' 비율이 따라주지 않아 관련 사업에 포함되지 않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 화북과 삼양동 일대는 '삼화지구'가 개발되면서 건물노후 비율이 떨어졌고, 도시재생 지구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지도 캡쳐.
도시재생이 필요한 지역임에도 '노후건물' 비율이 따라주지 않아 관련 사업에 포함되지 않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 화북과 삼양동 일대는 '삼화지구'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건축물 비율이 늘어나면서 도시재생 지구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지도 캡쳐.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전, 그러니까 4개 시·군 시절 당시의 제주시 외곽 지역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외곽 지역은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이 잘 유지되고 있었다. 지금도 외곽 지역의 원주민들은 수십 년간, 혹은 조상 대대로 그들의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화북동 바닷가는 옛 모습을 그대로 지니며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도심 확장으로 아라동이 개발되고, 사람이 살지 않던 화북과 삼양 일대 녹지도 개발 바람을 맞는다. 새로 도심으로 만들어진 지역은 최근에 ‘뜨는 지역’이 되었으나, 기존 공동체를 이어오던 주민들과는 특별한 연관은 없다.

오히려 동지역 외곽이 ‘뜨는 지역’이 되면서 오래된 공동체에겐 도시재생의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생겨버렸다. 이걸 알 수 있는 게 ‘연동’이 포함된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이다. 연동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지어진 건축물이 20년 이상이라는 이유로 쇠퇴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노후건물 비율이 50%이면 된다. 반대로 제주시 동지역 외곽지역은 2010년 이후 새로운 건축물이 등장하면서 ‘쇠퇴지역’이 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외곽은 오래된 건축물이 다수를 점하고 있었지만 최근 새로운 건축물 증가로 20년 이상된 건축물 비율이 확 줄게 됐다.

연동만 보더라도 노후건축물 비율은 55.79%이며, 화북동은 49.45%이다. 연동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지어진 건축물 비율 덕분에 ‘쇠퇴기준’을 충족하게 됐고, 화북동은 2010년 이후 새롭게 등장한 건축물로 인해 도시재생 쇠퇴기준에서 ‘탈락’하게 된다. 삼양동은 35.11%, 아라동은 이보다 더 낮은 27.65%에 불과하다. 개발이 되면 될수록 기존 공동체를 유지하던 이들은 ‘도시재생’의 범위에 들지 못하게 꼴이다. 다음엔 좀 더 세밀한 분석을 통해 도시재생의 문제점을 들여다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