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제주 창조 주인공 '설문대 할망' 벽화, 십자가 그림에 훼손
제주 창조 주인공 '설문대 할망' 벽화, 십자가 그림에 훼손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9.15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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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광양초 인근 설문대 할망 벽화 훼손 확인
재물손괴 판단, 경찰에 수사의뢰
제주시 이도1동 광양초등학교 인근 설문대 할망 벽화가 십자가 그림에 의해 훼손됐다. 이도1동에서 이에 대해 지난 13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제주시 이도1동 광양초등학교 인근 설문대 할망 벽화가 십자가 그림에 의해 훼손됐다. 현재 십자가가 그러져 있는 곳에 원래 설문대 할망의 그림이 있었다. 이도1동에서 이에 대해 지난 13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섬 창조신화의 주인공 ‘설문대 할망’의 벽화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시 이도1동은 지난 13일 광양초등학교 정문 앞 설문대 할망의 벽화가 훼손돼 있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 그날 바로 제주시 동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벽화는 2011년 하반기에서 2012년 경 제주시에서 추진하는 원도심 살리기 및 일자리사업 등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벽화에는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 제주의 모습이 그러져 있다. 제주의 다양한 식생과 제주 전통의 돌담과 초가 등이 묘사돼 있으며 그 안에 옛 제주민들이 거대한 설문대 할망을 우러러 보고 있다.

하지만 15일 현장에서 확인한 벽화 속에서는 이와 같은 설문대 할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녹색 바탕의 원에 하얀 색으로 그려진 거대한 십자가 그림이 설문대 할망을 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십자가 그림이 설문대 할망을 덮으면서 설문대 할망을 우러러보던 제주민들이 십자가를 우러러보는 형태로 벽화가 변형되고 말았다.

이도1동은 벽화가 공공사업으로 추진된 만큼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 이번 사안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향후 경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면서 행위자가 특정될 경우 원상복구 명령 등 별도의 행정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설문대 할망은 제주를 창조한 것으로 여겨지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여신이다. 자신의 치마폭으로 흙을 가져다 제주섬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또 제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치마폭이 헐어 구멍이 나자 그 사이로 흙들이 떨어져 제주 곳곳에 오름들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설문대 할망은 한라산의 산신으로 여겨지기도 하며 제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제주민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주던 존재로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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