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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와 붉은바다거북은 다시 제주바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대왕고래와 붉은바다거북은 다시 제주바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 미디어제주
  • 승인 2022.12.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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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남의 생태적 시선<3>

# 한반도 바다에 살던 대왕고래와 참고래

2019년 12월 22일, 한림항 북서쪽 약 40㎞ 해상에서 길이 12.6m, 무게 약 12t의 고래 사체가 발견된다. 아파트 5층 높이의 거대한 고래였다. 바로 참고래였다.

▲ 참고래 © 위키피디아
▲ 참고래 © 위키피디아

‘참’자가 붙은 단어들이 있다. 참기름, 참새, 참개구리, 참나무..이것의 공통점은 먹을 수 있거나, 쓸모 있는, 우수한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물종 앞에 ‘참’자가 붙으면 그 생물종의 기준이 되는, 매우 좋은 의미이다. 참고래도 그러하다.

고래는 지구적 이동을 하는 생물종이다. 우리나라 바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바다에는 약 30종 이상의 고래가 찾는다. 참고래도 그 중 하나이다. 참고래는 국내에서 서식하는 고래로서 일제 강점기까지만 해도 국내 바다는 참고래의 천국이었다고 할 정도로 참고래가 많았었다. 하지만 지나친 포획으로 이제는 보기 힘들어져 가끔씩 사체로 발견되곤 하는 것이다. 2019년 한림 앞바다에서 발견된 참고래 사체는 현재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참고래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참고래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지구가 생긴 이래 수많은 동물이 지구상에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렇다면 지구의 역사를 통틀어 현재까지 출현한 동물 중 가장 큰 동물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거대한 공룡을 예상하지만 보기 좋게 비켜갔다. 바로 대왕고래이다.

우리가 흔히 흰긴수염고래라고 알고 있는 대왕고래는 최고기록으로는 길이 33m 무게 190t까지 자라는 동물이다. 수명도 최대 100년 이상이 된다.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이지만 먹이는 지구에서 가장 작은 동물인 크릴새우이다. 그래서 대왕고래는 지구에 출현한 모든 동물 가운데 가장 큰 자연사적 가치를 지닌 동물이기도 하다.

▲ 2020년, 호주 해안에서 발견된 대왕고래의 어마어마한 크기 © 위키피디아
▲ 2020년, 호주 해안에서 발견된 대왕고래의 어마어마한 크기 © 위키피디아

대왕고래는 그 크기만큼이나 전 세계 바다에 분포한다. 한반도 바다도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거대한 동물이 우리나라 바다에도 있나 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일제 강점기 때만 해도 서·남해안에서 주로 잡힌 고래들은 대왕고래, 참고래, 혹등고래였다고 한다. 당연히 제주바다도 해당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당시 지나친 포획으로 한반도 바다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한반도 바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개체수가 급감하여 개체 수는 약 2300마리로 추산된다. 이는 근대 포경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99%가 사라진 것이다! 1868~1978년 사이 포경으로 38만 마리 이상이 잡혔다고 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위기종으로 올라 있다.

# 제주 해안에 번식하던 붉은바다거북

지구상에는 7종의 바다거북이 있고 모두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바다에는 5종의 바다거북이 찾아온다. 푸른바다거북,붉은바다거북,장수거북,올리브바다거북,매부리바다거북이 그들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바다를 그냥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서식하고 있다.

▲ 제주에 산란하던 붉은바다거북 © 제주자연의벗
▲ 제주에 산란하던 붉은바다거북 © 제주자연의벗

하지만 이들을 볼 수 있는 것은 바다보다는 해안에서 죽어서 올라오거나 다쳐서 올라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해 제주 해안에서만 수십 개체의 바다거북이 죽거나 다쳐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제주 해안에서 먹이활동을 하거나 쉬다가 변을 당하고 있다. 어선의 그물에 혼획되어 올라오거나 폐어구에 걸려 자주 죽는다.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의 쓰레기를 먹고 죽기도 한다.

▲ 2021년 4월 4일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해안가에서 사체로 발견된 붉은바다거북. 중문해수욕장 등 국내 모래 해안에 산란하는 종이다. © 제주일보
▲ 2021년 4월 4일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해안가에서 사체로 발견된 붉은바다거북. 중문해수욕장 등 국내 모래 해안에 산란하는 종이다. © 제주일보

푸른바다거북과 붉은바다거북은 특히 제주 해안에 많이 서식한다. 그 중에 붉은바다거북은 제주 해안에서 산란을 하는 종이다.(국내에서 유일하게 산란하는 바다거북일 것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과거형이다. 붉은바다거북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중문해수욕장에 4차례 산란하였다.

하지만 붉은바다거북은 2007년 이후 제주해안에 산란 흔적이 보이지 않고 있다. 늘어가는 해안 개발과 밤새 해안가를 비추는 인공조명 그리고 바다거북 산란장인 해안사구에 시설물이 들어차면서 이들이 알을 낳을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바다거북은 연어처럼 회귀본능이 있어서 수십 년 동안 대양에서 지내다가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모래해안으로 정확히 다시 돌아온다. 이를 이용하여 해양수산부는 몇 년 전부터 중문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새끼들을 매해 방류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일 것이다.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대왕고래와 붉은바다거북이 돌아오는 것은 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바다거북과 고래는 지구적 환경지표종이다. 지나친 남획, 해안개발과 오염, 쓰레기문제, 지구온난화 문제가 이 두 종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이 두종을 살리는 것은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들이 영영 사라진다면 인류도 지구상에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 1998년 중문 해안사구에 산란한 붉은바다거북 새끼 ©문대연
▲ 1998년 중문 해안사구에 산란한 붉은바다거북 새끼 ©문대연

붉은바다거북이 제주 해안에 다시 알을 낳는 장면을 우리가 다시 볼 수 있다면 제주 해안은 복원되고 있다는 뜻이고 인간만이 아니라 다른 동물도 공존할 수 있는 바다가 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지구상 가장 거대한 동물이 한반도 바다와 제주바다를 누비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 첫 단추는, 고래와 바다거북으로 상징되는 뭇생명들과 공존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시기에 있음을 깨닫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양수남의 생태적 시선

양수남 칼럼니스트

제주대학교 농업경제학과 대학원(수료)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제주이어도지역자활센터 친환경농업 팀장
(현)제주자연의벗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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