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제주 한라산에 생태계교란생물 수십종 ... 노루 등 피해 확산
제주 한라산에 생태계교란생물 수십종 ... 노루 등 피해 확산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4.05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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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 생태계교란 동물, 멧돼지, 개, 사슴 등 9종
야생동물 노루, 개에 의한 피해 심각 ... 사슴 위협도
제주에서 관찰된 야생화된 들개. /사진=제주시.
제주에서 관찰된 야생화된 들개. /사진=제주시.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 수십종의 생태계교란 동·식물이 확인되고 있다. 이들에 의해 일부 토착종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5일 발간한 ‘제22호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라산에서 다양한 종류의 생태계교란생물이 자연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태계교란생물은 외래생물 중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을 말한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생태계교란생물 중 동물은 다람쥐와 멧돼지, 붉은사슴, 일본꽃사슴, 대만꽃사슴, 개, 고양이, 소, 말 등 9종이다. 아울러 식물은 애기수영과 서양금혼초, 돼지풀, 환삼덩굴 등 4분류군을 포함한 모두 54분류군으로 나타났다. 생태계교란 곤충은 검정물방개와 집바취, 흰개미, 벼멸구, 솔나방, 혹명나방 등 모두 13종이 제시됐다.

이들에 의한 한라산 토착종의 피해도 꾸준한 상황이다. 특히 생태계교란 동물에 의한 노루 등의 피해가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에서 노루는 한 때 멸종위기에 처할 정도로 관찰하기가 어려운 종이었다. 하지만 겨울철 먹이주기와 올가미 수거 등 대대적인 보호운동이 전개되면서 노루 개체 수 증가와 더불어 서식지가 제주 전역으로 확산됐다. 2009년 조사에서는 제주도내에 모두 1만2800마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농장물 피해와 로드킬에 의한 교통사고, 산림내 어린나무 피해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고, 2013년 7월1일부터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됐다. 그 이후 다시 개체수가 급감하기 시작하면서 2009년 1만2800마리였던 노루는 2018년 3800마리까지 줄었다. 9년만에 전체 개체수의 70%가 사라진 것이다.

이처럼 노루의 개체수가 급감하자, 제주도는 부랴부랴 노루의 유해야생동물 지정을 해제하고 6100마리를 적정 개체수로 설정하는 등 개체수 회복에 나섰다. 하지만 생태계교란 동물이 이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생태계교란 동물 중에서는 특히 개가 노루에게 가장 위협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야생화된 개는 이동성이 좋은데다 노루의 새끼가 태어나는 시기인 6월과 적설기인 12~2월 사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특히 어린노루와 임신한 암 노루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야생 들개는 제주의 중산간 지역인 해발 300~600m 지역에 대략 1626마리에서 최대 2168마리까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슴에 의한 노루 피해도 있다. 중산간에 서식하는 사슴은 여름철인 6월부터 8월 중순까지 한라산국립공원 등 고지대로 이동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 11월부터 3월까지 겨울기간 동안은 큰 무리를 이뤄 집단생활을 하며, 그 외에도 4~6마리가 집단을 이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토착종인 노루는 이와 같은 사슴들에게서 위협을 느끼고, 사슴류 집단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사슴류 집단 중 뿔을 가진 수컷이 있을 때 이와 같은 행동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산연구부는 이와 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사슴류의 개체수 증가 및 서식영역이 확산될 경우 야생동물인 노루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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