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장기간 갈등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5년8개월만에 재개
장기간 갈등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5년8개월만에 재개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6.20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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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월정리, 20일부터 공사 시작에 합의
오영훈 "제주 미래환경 보존, 모든 노력 다할 것"
월정리 "갈등치유와 공동체회복, 지원 부탁한다"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증설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혔던 동부하수처리장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증설공사에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온 월정리에서 제주도와 합의를 함에 따라 20일부터 증설공사가 다시 시작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월정리마을회 김창현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20일 오전 10시 제주도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2017년 12월 중단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을 정상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영훈 지사는 “월정리와 제주의 청정바다를 지키기 위해 동부하수처리장의 증설은 시급한 상황이었다”며 “제주의 청정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대의적인 결정을 내려주신 월정리마을회 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오 지사는 이어 “월정리마을회는 지난 1월 정기총회에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반대 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주민 간 입장이 엇갈리는 힘든 상황에도 월정리 미래발전위원회를 구성해 갈등 해결에 노력해왔다”며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월정리 바다의 청정과 아름다움을 지키고,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월정리 주민과 도민 여러분께 거듭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그러면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로 해양오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류수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수질관리 ▲해양 방류관 연장(1.34㎞) ▲월정리 연안 생태계 조사 ▲삼양 및 화북지역 하수 이송 금지 ▲동부하수처리장 추가 증설 없음 ▲법률과 기준 내에서 마을주민 숙원사항 최대한 수용 ▲용천동굴 문화재구역에 영향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 ▲투명한 절차 진행으로 신뢰를 확보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공동회견에 앞서 오영훈 지사는 15일 월정리어촌계에서 월정리 해녀들을 만나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과 관련한 지역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마을회 및 어촌계의 요청사항을 적극 수용하는 자세로 주민과 함께 상생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월정리 마을회에서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삶의 터를 지키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부터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사업을 반대해 왔다. 하수방류에 따른 어장 황폐화가 걱정됐고 세계자연유산마을 가치를 잃을까 우려됐기 떄문”이라며 “증설사업 반대하는 과정 중 주민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고 그로 인한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월정리 마을회는 도와 소통을 재개하고 상생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시급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을회는 이어 “제주도가 앞으로 주민 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데 지원해줄 것을 믿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에 반대해온 해녀들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입을 열었다. 김영숙 월리해여회장은 “월정 바다는 해녀들이 평생을 몸 담으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 온 소중한 삶의 터전”이라며 “그런 바다가 많이 황폐화됐다. 바다를 지켜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삼양과 화북 지역의 하수를 월정리에 유입되지 않아야 한다. 또 동부하수처리장 추가 증설 계획은 없어야 한다. 약속한 사항 꼭 이행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은 조천읍과 구좌읍 등 제주시 동부지역 생활하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1일 하수처리용량을 현재의 2배로 늘리려는 사업이다. 1일 하수처리용량을 기존 1만 2000톤에서 2만4000톤으로 1만2000톤을 늘린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동부하수처리장의 1일 평균 하수량은 1만1722톤이다. 하루 시설용량의 98% 수준으로 사실상 포화상태다. 하수처리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하수의 배출을 막기 위헤서는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도는 월정리마을회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바탕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2025년 2월 준공을 목표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조속히 재개할 계획이다. 동부하수처리장의 증설공사가 시작된 시점은 2017년 9월로, 이번에 공사가 재개되면 5년8개월만에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도는 20일 오후부터 가설 울타리를 시공하고, 문화재청의 증설공사 현상변경 조건부 허가 내용을 철저히 이행하며 공사과정에서 세계유산 보호와 함께 마을주민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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