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 일하는 청년 남·녀 평등? 임금 등 다양한 격차 여전
제주 일하는 청년 남·녀 평등? 임금 등 다양한 격차 여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09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내 청년 중 300만원 이상 소득자, 남성 비중 월등
성평등 인식에서도 남성은 '평등', 여성은 '불평등'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에서 일을 하며 살고 있는 20~30대 청년남·녀 사이에 임금은 물론 직종 등에서 다양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대체적으로 적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직업과 관련해서도 관리직 등에서는 청년 여성의 비중이 사실상 전무하며, 단순사무직과 서비스업에 치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제주도내 청년 남·녀가 공감할 수 있는 일과 가정영역에서의 성평등한 청년정책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지역 청년남녀의 일과 삶 실태와 성평등 공감 과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자리 근로조건 및 처우에서 청년여성이 청년남성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 간 경제활동 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주로 일하였다’고 답한 청년남성은 72.1%였던 것에 비해 청년여성은 60.6%으로 청년남성보다 11.5%p 더 낮았다. 또한 종사자 지위가 ‘상용근로자’인 경우는 청년남성이 70.9%였지만 청년여성이 63.4%으로 7.5%p 더 낮았다. 즉 도내에서 청년여성의 고용상태가 청년남성보다 더 불안정한 것이다.

임금에서도 격차는 존재했다. 제주도내 청년들 중 300만원 이상의 고임금을 받는 경우는 여성보다 남성이 월등히 높았다.

20~30대 청년들 중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 임금을 받는 남성은 18.5%의 비중을 보였지만, 여성은 겨우 2.8%에 불과했다. 격차는 무려 15.7%p에 달했다. 400만원 이상 임금을 받는 청년 남·녀 격차도 상당했다. 청년남성들 중 400만원 이상 임금을 받는 경우는 15.1%였지만, 청년여성은 4.6%에 불과했다. 격차는 10.5%p였다.

하지만 300만원 미만 임금을 받는 청년들 중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더욱 높았다. 즉 제주도내에서 청년남성보다는 청년여성의 월 평균 임금이 더욱 낮은 수준인 것이다.

직종에서도 어느 정도 격차는 존재했다. 이번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도내 청년들 중에서 ‘관리자’급의 직종에 여성은 사실상 없었다. 청년남성의 경우 ‘관리자’급은 4.2%의 비중을 보였지만, 청년여성은 0%였다. 청년여성은 대부분 사무 종사자와 서비스 종사자에 몰려 있었다. 그 외에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비중에서도 여성이 높았다.

청년남녀 사이의 차이는 ‘성평등 수준에 대한 인식’에도 존재했다. 청년남성의 경우는 제주도내 대부분의 분야에서 양성평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청년여성들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여성이 다소 불평등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봤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활동 참여 ▲임금 및 소득 수준 ▲직장에서의 고위직 승진 기회 ▲아동, 노인, 환자 등 돌봄 책임 분담 ▲정치적 의사결정 참여 ▲남녀 성역할에 대한 사회적고정관념 등에서 청년 남성들은 대채적으로 양성평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각각의 문항에서 1점은 ‘여성에게 매우 불평등’, 5점 ‘양성평등’, 9점 ‘남성에게 매우 불평등’으로 놓고 봤을 때, 청년남성의 경우는 각각의 문항에 4.4점에서 4.8점의 배점을 줬다. 즉 5점에 해당하는 ‘양성평등’에 가까운 점수를 준 것이다. 하지만 청년여성의 경우는 대부분의 문항에서 배점이 높게는 3.5점에서 낮게는 2.7점에 머물렀다.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점에 보다 쏠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와 같은 남녀 사이에 ‘성평등 인식 격차’를 해소하고, ‘일’과 관련해 제주도내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격차를 줄이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청년남녀 36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접조사(FGI)를 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은 제주도 일자리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과 다양하지 않은 일자리의 종류를 한계로 보기도 했다. 또 기업 규모가 작다보니 업무가 전문화되어 있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여성가족연구원은 이 점을 들면서 앞으로  ▲다양한 양질의 교육․훈련 프로그램 제공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 운영 ▲기업의 유연근무제 등 일․생활균형제도 활성화 ▲기업, 청년, 도민 대상 양성평등 교육 및 캠페인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놨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문순덕 원장은 “최근 청년들은 불안정한 일자리와 경제적 이유로 직업, 독립, 가족 이행의 지연과 포기를 경험하고 있는데 앞으로 청년의 일과 가정 영역에 대한 정책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