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2-21 11:12 (수)
우리 모두에게 충분한 ‘추모와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에게 충분한 ‘추모와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1.01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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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10.29 참사 특별법, 배우 故 이선균씨 관련 보도 유감
한라산 일출. /사진=미디어제주
한라산 일출.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해마다 새해를 맞이할 즈음에는 아쉬움과 설렘이 공존하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들뜬 분위기의 연말이라기보다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연말연시를 보내게 되는 듯하다.

누군가는 ‘푸른 용의 해’ 갑진년의 희망찬 새해 메시지를 얘기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지난 한 해 동안의 아쉬움을 토로하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게다.

지난해 말, 4년 가까이 운영되던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운영이 종료된다는 뉴스에 오래도록 시선이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무려 1441일간 선별진료소가 운영돼왔다는 그 숫자조차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정작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된 후에도 우리 일상이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매일 기사를 쓸 아이템을 찾고, 뉴스를 접해야 하는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굳이 뉴스에서 그 원인을 찾다 보니 우리가 ‘추도와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난해 10‧29 참사 1주년 즈음에는 유가족들이 이태원참사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는 여의도 국회 앞 눈길에서의 오체투지가 눈에 밟혔다. 또 며칠 후에는 ‘나의 아저씨’의 배우 이선균씨 사망 소식에 이어 눈물의 장례식이 치러지기도 했다.

10.29 참사 1주년이 지났고, 故 이선균씨의 장례식이 치러진 후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유가족 뿐만 아니라 우리는 참사 피해자들과 배우 이선균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 10.29 참사 때도 그랬던 것처럼 지난해 연말 배우 이선균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수사기관의 대처에 짙은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기자로서 더욱 안타까운 부분은 언론의 보도 태도다.

10.29 참사 당시에도 핼러윈 축제가 열린 그 곳으로 몰려든 이들을 탓하는 시선과 언론 보도가 있었고, 이번 배우 이선균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기사 제목에도 ‘마약 혐의’ 운운하는 수식어가 붙었던 국내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그의 사망 소식을 다룬 외신 보도에서 ‘오스카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배우’, ‘한국의 영화 기생충의 배우’라고 쓴 부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연예인 마약 수사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앞다퉈 ‘받아쓰기’만 했던 언론사들이 수 차례 검사에서도 마약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그의 부고 소식에조차 ‘마약 혐의’를 덧씌운 이유가 뭘까. 개인적으로 그들을 위한 추모와 애도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런 데서 비롯된 것 같다.

결국 10.29 참사 특별법 제정은 해를 넘기게 됐고, 배우 故 이선균에 대한 조리돌림식 수사와 언론 보도를 향한 비판도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팬들을 비롯해 영화계에서 유작이 된 고인의 미개봉작을 보면서 배우를 추도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처럼 ‘추모와 애도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부분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은 아닐까.

올해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경제 상황과 기후위기, 그리고 치솟는 물가에 허덕이고 있는 민생을 꼼꼼히 살피고 대책을 마련해줄 수 있는 분들이 국회에 입성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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