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다사다난 2023년 제주도의회, 이를 돌아보는 의장의 시선은?
다사다난 2023년 제주도의회, 이를 돌아보는 의장의 시선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1.0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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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학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 지나보내 ... 아쉬움도 있어"
"국비확보와 규제개혁 등에 노력 ... 장애인 복지도 관심 기울여"
"제2공항은 도민사회 지혜 모아야 ... 의회도 역량 모으겠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도의회.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도의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의회의 입장에서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저물었다. 

현역 의원의 음주운전과 성매매 의혹 등으로 제주의 모든 이목이 제주도의회로 집중된 바 있는가 하면,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제주도와의 마찰로 예산안이 제주도의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제주도의원들과 공무원 및 제주도내 개발사업자의 술자리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이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제주도민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조례안이 의회의 심사와 의결을 거쳤고, 이외에 제주의 다양한 문제를 살펴보려는 움직임도 도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등의 과정을 거치며 의회에서 이뤄졌다. 

의회 차원에서 제주도내의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접근도 이뤄진 한 해였다. 특히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다양한 협의에 팔을 걷어부치는가 하면, 복지와 관련해서도 눈에 띄는 움직임이 있었다. 제주의 발전을 위한 국비 확충을 위해 제주도정과 함께 공동의 노력을 펼치지고 했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은 이처럼 이어진 의회의 지난 1년을 회고하며, 주목할만한 성과가 있었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나타냈다. 김경학 의장은 이와 같은 성과와 아쉬움, 그리고 지난 1년 동안의 제주이슈를 바라보는 시각 등을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단'의 신년대담 자리에서 자리에서 풀어놨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과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단과의 신년대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과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단과의 신년대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1. 지난 1년 동안 의장으로서 의정활동 중 가장 잘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을 한가지씩 꼽는다면?

올해는 3년 만에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났으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어려운 경제 여건과 정부 세수 감소에 따른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도민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우리 의회는 민생경제를 살리자는 각오로 올해 두 번의 정례회와 아홉 번의 임시회 등 총 127일 동안 열한 차례의 회기를 진행했으며, 도민들이 느끼는 일상 속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제주도와 세 차례의 상설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규제혁신 공동 TF를 구성하여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대학생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을 제안하여 사업이 시행되는 성과를 거두었고,  특별자치도시·도의회 간 지방분권 협력을 모색하는 의정박람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제도적 뒷받침 속에 도입된 것도 매우 의미가 크다.

다만, 일부에서 4․3 폄훼와 왜곡 시도가 이뤄진 점과 정부가 1회용품 사용을 자율적 참여로 전환한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2. 제주도의회가 올 한해 각별히 신경 쓴 정책분야와 그 성과는 무엇인가?

올해는 재정상황이 어렵다 보니, 국비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제주도와 공동국비확보단을 구성하여 국회를 대상으로 두 번의 국비확보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장애인거주시설 확충사업 17억5천만 원의 국비를 신규 확충하는 등 13개 사업 215억원 규모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장애인 거주시설 부족으로 입소대기자가 많고, 시설 폐쇄로 갈 곳을 잃은 중증장애인이 많은 상황이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회의 개·폐회사를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거론해 왔다. 의회가 건의해 온 사업이 신규로 국비를 확보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

그리고 규제개혁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제주도와 규제개혁 공동 TF를 구성하여 규제혁신 과제 30여 건을 발굴했고, 일부는 제도개선까지 이뤄졌다. 기업유치 및 투자유치 촉진을 위한 과제, 에너지 산업 활성화 과제, 1차산업 활력을 위한 과제,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 활성화를 위한 과제, 도민 경제활동 편의를 위한 과제 등 분야마다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

또 하나는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도입하기 위해 그동안 강원도 홍천군과 충남 부여군을 방문했고, 몽골, 베트남과도 인력교류에 협의를 진행했다. 올해 감귤농장에 외국인 근로자를 처음으로 투입했고, 농가와 근로자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다른 작물로 확대 투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관심도 기울였다. 올해는 발달장애인 종합복지관인 우리복지관이 문을 열었고,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도 개소했다. 영유아발달지원센터와 공공형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이 개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도의회.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도의회.

3. 2022년 7월 제12대 도의회 출범 후 도정질문,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사 등 각종 의정활동을 펼쳤는데, 제12대 도의회를 평가한다면?

제12대 의회가 출범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의원 각자가 개개인의 역량과 잠재력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상임위원회뿐만 아니라 특별위원회 활동에 열정을 쏟았다. ‘4·3특위’는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아, 특정한 안전을 심사하기 위한 특위로는 30년이라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웠다. ‘사회보장특위’는 돌봄체계와 전달체계 개선은 물론 필수인력 문제점을 진단하고, 전문가 제언을 종합하는 정책 수립의 가교역할을 했다. ‘미래환경특위’는 플라스틱 제로 달성을 위해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촉구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13개의 의원연구단체를 구성하여 공부하는 의정상을 구현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청년이 행복한 제주’에서는 청년정책 특강을 진행했고, 대학생과의 간담회 추진과 천원의 아침밥 지원조례를 발의했다. ‘균형발전 특별자치입법 정책포럼’,‘지역문화 특화발전연구회’, ‘해양산업발전포럼’,‘제주노동존중사회 의원연구포럼’등 연구단체별로 다양한 현안을 깊이 연구하며 대안마련을 모색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조례 제·개정 등 활발한 입법활동 뿐 아니라 행정사무감사·예산안 심사 등 집행부와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견제·감시기능을 작동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4. 2022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볼 때, 제주도의회가 달라진 것이 있는지, 그리고 향후 더 달라져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2022년은 제12대 제주도의회 출범 첫해인 만큼 정말 숨 가쁘게 달렸다. 원 구성에서부터 제1회 추경 예산안 처리를 하자마자 정무부지사와 양 행정시장,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고, 개원 두 달 만에 상설정책협의회를 가동했다. 6개월 동안 다섯 번의 임시회와 두 번의 정례회를 개최하며, 제12대 의회가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고 토대를 충실히 닦았던 해이다.

지난해는 그동안의 경험을 발판 삼아 보다 역동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조례 제정과 개정에 열정을 쏟았다. 의원님들이 발의한 조례가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송영훈 의원님이 대표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음주운전 예방 및 피해아동 지원 조례’는 제주판 벤틀리법으로 불리며 지방의정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강철남 의원님이 대표 발의한 ‘도의회 의원당선인 교육연수에 관한 조례’의 주요내용이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반영되었다.

특별자치시·도 간 지방분권 협력을 모색하는 의정박람회를 전국에서 처음 개최했다. 특별자치의 맏형 지방의회로서 지방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분권모델 구축과 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협력의 장으로 열렸다.

그동안 도민들께 희망을 드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도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없었는지 되돌아보며 더욱 도민에게 다가가는 의정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5. 새해 제주도의회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처리할 제주 현안과 그에 대한 의정활동 계획은?

새해 의정활동의 가장 큰 주안점은 아무래도 경제이다. 장기적인 고물가 저성장 국면 속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1차산업의 인력난 확보는 최대 과제이다. 젊은층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었고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는 둔화했다. 올해 위미농협에서 처음 도입하여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감귤뿐 아니라 다른 작물로 확대하고, 교류 지역의 다변화 및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제주 경제의 한 축인 관광산업의 회복 속도가 더디다. 올해 11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171만여 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09만여 명 감소했다. 8.5% 줄어든 수치다. 국내선 공급석 축소와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새로운 융복합 관광산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의존해 온 해외관광산업 구조를 개별화·다변화 전략으로 변화를 시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주지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물류비 부담 완화, 청년층의 제주 유입을 위한 일자리 확대, 건설·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 등에 더욱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전환의 시대를 맞아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과 도입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도의회.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도의회.

6. 전반기 의장 임기가 6개월 남았다. 그동안의 소회와 남은 기간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12대 의회의 슬로건을 정할 때 ‘기회’와 ‘복지’를 키워드로 전국 공모를 거쳤다. 청년뿐 아니라 많은 도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여 투자유치와 기업유치 등이 활발해지고,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청년층이 제주에서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

복지 특히 장애인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보육과 교육환경, 일자리와 주거 등을 개선하고, 시설 확충 필요성에 큰 공감대는 형성했다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특수교육 전문인력은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대학교 특수교육과 설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 공공형 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도 힘쓰겠다.

무엇보다 의원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도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관리형 의장이 되겠다는 약속과 의원들의 잠재력을 모아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하는 조정형 의장이 되겠다는 다짐을 지키겠다. 44명 의원 모두가 책임과 권한이 잘 발휘되어 도민들께 신뢰받는 제12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7. 해마다 해외연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개선 방안은? 사후 정책보고서 제출 의무화는 어떤가?

세계화 시대, 지방의회 차원의 국제교류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방의회가 공공외교의 주체로서 국제교류를 활성화하여 제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해외연수 등 공무국외출장을 공공외교 차원에서 인식될 수 있도록 지난 2020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조례'를 제정했고, 지난 9월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외교활동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의원들의 의정활동 영역을 확대·지원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최근 행정수요가 다양해짐에 따라 문화, 관광, 통상, 복지 등의 영역에서 각종 선진사례 벤치마킹, 정책발굴의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외국 지자체 및 지방의회, 민간 단체, 국제기구 등과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하기 위한 의원들의 국외 의정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공무국외출장을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출장을 계획하는 과정에서부터 민간으로 구성된 의원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가 출장의 필요성, 타당성, 적합성 등 세부 기준에 의해 철저한 심의를 거치고 있다.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온 이후에는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정책보고서를 통해 시사점과 정책사례발굴 등을 정리하여 정책제언을 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들께 알리고 있다.

앞으로 공무국외출장이 단순 시찰이나 견학 등은 배제하고, 사후보고서는 제주발전을 위한 정책발굴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다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과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단과의 신년대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과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단과의 신년대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8. 지방재정 여건이 매우 어렵고 민생경제 역시 어렵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의회의 역할은?

코로나19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도약과 지역경제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도 경제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으나, 그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도민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을 버티며, 나아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재정의 역할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는 성장을 지원해 주고, 국내·외 기업의 투자환경을 조성해 제주를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유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방세수 확충으로 선순환 경제구조에 좋은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도의회에서는 지방재정 여건이 어려워짐에 따라 도와 함께 국비확보단을 꾸려 공동노력을 기울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의원 개개인들도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중앙정부의 예산과 정책지원을 이끌고 있다. 

지난 예산심사 과정에서 비효율은 걷어내되 꼭 필요한 부분에는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꼼꼼하게 심사했다. 의회는 예산에 대한 심의 의결로 역할을 다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집행부가 예산을 적기에 합리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도민의 대표기관으로서 감시하는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

9.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 시도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의회의 역할은?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해 공론화 작업을 거친 끝에 행정체제는 ‘시·군 기초자치단체’를, 행정구역은 ‘3개 구역’을 적합 대안으로 제시했다.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최종 권고안을 도지사에게 제출하면, 제주도는 주민투표 등 추후 일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국회에 상정된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되어야 한다. 개정안은 기초자치단체 설치하려는 경우 도지사가 도의회 동의를 받아 행안부 장관에서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27일 국회 임시회가 예정되어 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 개최는 물론 법안 상정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게 될 경우 ‘광역사무’와 ‘기초사무’의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상하수도 업무, 생활폐기물 처리 사무, 대중교통 등 특별자치도 특례 취지를 활용하여 기존의 기초사무를 광역사무로 단일화한 것을 다시 배분해야 한다. 사무뿐 아니라 재정, 인사, 조직 등 모든 부분에서 재설계도 필요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 수용성의 문제이다. 그동안 조사시기와 방법, 주체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시간을 정해놓고 숨 가쁘게 진행하여 도출될 권고안이 과연 도민들의 의견이 모아진 결과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제주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인 만큼 도민의 수용성을 확보하여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10. 제2공항과 관련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와 사업비 협의를 마무리하고 올해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른바 ‘제주의 시간’에서 찬반 갈등을 풀어낼 해법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입지 예정지가 발표된 후 8년 동안 제주 최대의 현안으로 꼽힌다. 

지난해 3월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 의견을 내렸고, 국토부는 기본계획안을 공개했다. 이후 제주도는 도민경청회와 온·오프라인을 통해 접수된 의견을 종합하여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 내용을 토대로 국토부는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을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실시계획 수립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등의 행정절차를 이행하게 된다. 환경영향평가 검증 권한이 제주도에 있고, 이에 대한 동의 권한이 의회에 있다. 검증과정에서 도민사회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검증방법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충분한 설명과 의혹해소가 전제되지 않는 한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충실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련의 절차와 별개로 도민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제주도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통해 도민 누구나 소외되지 않도록 진정성 있는 자세로 갈등 봉합에 나서야 한다. 

국토부에서도 제2공항 건설사업 갈등관리 등을 총괄할 전담조직이 꾸려진다. ‘종합사업관리’를 도입하여 제2공항 건설사업 자체는 물론 갈등 관리 및 환경 관련 이슈 관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도민사회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과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단과의 신년대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과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단과의 신년대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11.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뒤로하고,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이한다. 

3년간의 코로나19와 이어서 불어닥친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올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의지했던 공동체 정신 덕분이다. 삶의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해 오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2024년은 상서로운 동물로 알려진 청룡의 해이다. 용의 모양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제주밭담은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각기 다른 모양의 돌이 얼기설기 쌓여 서로를 지탱하면서도 바람이 지나갈 틈을 내어주는 여유가 밭담을 더욱 강인하게 한다.

새해에도 이웃의 손을 맞잡고 용기 있게 걸어 나간다면 어떤 도전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틈이 밭담을 강인하게 만드는 것처럼 배려와 존중은 제주공동체를 끈끈하게 할 원동력이 될 것이다. 

도민 여러분 모두가 새로운 희망을 향해 힘차게 용틀임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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