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을묘왜변 제주대첩 제대로 알릴 ‘조례’ 만들 것”
“을묘왜변 제주대첩 제대로 알릴 ‘조례’ 만들 것”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4.03.01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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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기환 의원

제주 자주성·기상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

청소년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무척 중요

내년 470주년 맞아 다양한 행사도 필요

'을묘왜변 제주대첩' 조례를 준비하고 있는 김기환 제주도의원. 미디어제주
'을묘왜변 제주대첩' 조례를 준비하고 있는 김기환 제주도의원.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3.1절이다. 공동체에 속한 모두가 헌신한 날이다. 10대의 어린아이부터 머리칼이 성성한 어르신까지 모두 나서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날이다. 때문에 3.1정신은 헌법 전문에도 들어가 있다. 물론 제주 섬에서도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일제에 항거한 그날, 결코 잊을 수 없다.

공동체가 모두 일어선 역사는 3.1절만 있진 않다. 섬, 제주엔 470년 전에도 일본과 맞서서 공동체의 힘을 과시한 때가 있다. 바로 1555년(명종 10) 왜구를 물리친 ‘제주대첩’이다. 왜구가 호남 일대를 휩쓸고, 제주까지 넘보았기에 ‘을묘왜변’이라 불리지만, 제주공동체는 하나 된 힘으로 1000명이 넘는 왜구를 막았다. 제주공동체는 대규모 승리의 역사를 470년 전에 이미 썼다. 당시 왕이던 명종은 제주의 승리를 ‘대첩’이라 부르며 칭찬했으니, 보통 성과가 아니었다. 아쉽게도 그때의 승리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일까, 470년 전의 역사를 들여다보며 전면에 등장시키려고 노력하는 이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기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갑)을 만났다.

“제주연구원에서 내놓은 <을묘왜변과 제주대첩>이라는 단행본을 통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고요. 당시 조선의 국왕이던 명종이 대첩이라고 했을 정도로 자랑스러운 역사인데, 왜 그 가치를 알지 못할까? 제주에서 기억해야 할 자랑스러운 역사를 널리 알릴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김기환 의원이 1555년 을묘왜변 당시 제주의 승리를 국왕이던 명종이 직접 '대첩'으라고 말한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기환 의원이 1555년 을묘왜변 당시 제주의 승리를 국왕이던 명종이 직접 '대첩'이라고 말한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제주

을묘왜변은 제주특별자치도가 가장 최근에 발간한 <제주도지, 2019>에도 빠져 있다. 김기환 의원의 말처럼 ‘자랑스러운 역사’이지만, 관심 밖이다. 김 의원은 그래서 더 열정적이다. 가치 있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을묘왜변 제주대첩은 제주의 자주성과 기상을 보여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죠. 제주인의 자부심과 위상을 보여주잖아요. 미래 세대들을 위해서도 기억하고 지켜내야 해요. 이제까지 제주 역사의 주요 키워드는 수난과 핍박이라면, (승리의 역사인) 제주대첩은 지역 공동체를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대규모 승리의 역사인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 그는 관련 조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년이 제주대첩 470주년입니다. 의미가 있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서 알릴 필요가 있어요. 조례도 만들어야 합니다. ‘을묘왜변 제주대첩’이라는 제목이 포함된 조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례가 만들어지면 ‘을묘왜변 제주대첩’은 힘을 받게 된다. 숨죽이던 역사가 살아날 수 있다. 1555년 동아시아 바다는 왜구라는 해적이 날고뛰곤 했다. 제주대첩은 그같은 해적을 물리친 귀중한 사건이다. 어른도 그런 역사를 알아야지만, 청소년들에게 일깨우는 일은 더 중요하다.

“제주의 미래들이 역사를 알아야죠.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이해시키는 게 필요해요. 마침 제주도교육청에서도 선생님을 대상으로 제주대첩의 이해를 돕는 연수와 교육을 시작한다고 해요.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제주의 미래인 청소년들도 점차 제주대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을묘왜변 당시 두 개의 승리가 있다. 제주대첩과 영암승리다. <조선왕조실록>은 영암승리를 지켜냈다는 의미로 ‘수성(守城)’이라고 쓰고, 제주대첩은 적을 물리쳤다는 뜻의 ‘파적(破敵)’으로 명기하고 있다. 특히 사관은 역사를 기록하며 김수문 당시 제주목사가 “사졸들의 마음을 얻었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이는 제주공동체가 한마음이었음을 말한다. 김기환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을묘왜변 제주대첩’ 조례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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