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제주대 입구 사망사고 유족 울분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제주대 입구 사망사고 유족 울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6.08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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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법원 첫 공판서 아들 잃은 아버지 토로
“3명 죽은 큰 사고에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 없어”
“화물차주는 폐차 걱정만·운송업체라도 사과해야”
운송업체 대표 법정 밖서 머리 숙이며 “죄송하다”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난 4월 초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 피해자 유족이 법정에서 울분을 터뜨렸다. 사람이 죽는 사고가 났는데 책임지거나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8일 제주지방법원 202호 법정에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사건 공판에는 유족들이 방청석에 자리했다. 심리를 맡은 형사1단독 심병직 부장판사는 방청석에 있던 유족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발언기회를 얻은 60대 남성 A씨는 "누구 한 명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고 비통함을 토로했다. A씨는 지난 4월 6일 제주대 입구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남성의 아버지다.

A씨는 법정에서 "3명이 죽고 1명이 혼수상태에 빠진 큰 사고가 났는데 누구 한 명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 신모씨가 몬) 화물차 차주를 만났는데 차 폐차 걱정만 하고 사과 한마디 없더라"고 토로했다.

지난 4월 6일 제주대 입구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유족들이 8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밖에서 사고를 낸 화물차가 속한 운송업체 대표(희색 상의)에게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지난 4월 6일 제주대 입구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유족들이 8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밖에서 사고를 낸 화물차가 속한 운송업체 대표(희색 상의)에게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A씨는 "아들이 제주에 여행을 와서 버스를 타려고 (제주대 입구)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죽었다"며 "누구한테 하소연을 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를 낸 운전기사 신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라는 말을 듣자 "화물차주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냐"고 답답한 심정을 피력하기도 했다.

A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법원 밖에서 해당 화물차가 속한 운송업체 대표 B씨에게 울화통을 터뜨렸다. A씨는 "아들을 잃은 나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 공황장애도 걸렸다"며 "너희는 삼시세끼 잘 먹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또 "우리가 돈을 요구하는 것이냐. 운송업체에서라도 위로나 사과의 말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운송업체 대표는 A씨의 말에 머리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편 지난 4월 6일 제주대 입구 화물차 교통사고는 신씨가 몰던 화물차가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것이다. 과적에 브레이크 공기압 저하, 도로 숙지 미흡 등이 복합된 사고로 신씨는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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