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후보들, 세계자연유산 보호 필요성에 공감 표해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월정리 앞바다와 만나는 용천동굴의 하류지역이 세계자연유산 등재 목록에서 누락되며, 월정리 주민들이 문제 제기에 나섰다. 제주도지사 후보들에게 이를 알리고, 답변을 받아낸 것이다. 월정리 주민들에게 회신된 도지사 후보들의 답변을 보면, 후보 모두 세계자연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월정리 주민 등으로 구성된 ‘용천동굴하류 세계자연유산등재운동위원회’는 지난 5월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지사 후보 모두에게 지역 현안인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 관련 질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답을 얻었다. (순서는 가나다 순)
Q. 제주도지사가 되면 용천동굴 하류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포함시켜 등재할 계획이 있는가?
세계자연유산보호를 위해 용천동굴과 약 115m 거리에 있는 동부하수처리장을 철거할 의향이 있는가?
무소속 박찬식 후보>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보호를 위한 노력은 지극히 당연. 장기적으로 세계자연유한 보호와 가치 증진을 위한 이설 검토해야 함. 제주도가 제대로 된 대비책 없이 관광산업 확대하며 제주의 오수처리 관련 피해를 지역주민이 받고 있음. 다만, 이설은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니 현 동부하수처리장 처리 규모를 최대한 줄이는 한편, 최종 처리수를 음용수 기준으로 정화해 바다에 유출하지 않고 전환할 방안을 우선 강구할 계획.
녹색당 부순정 후보> 용천동굴 하류지역을 포함해 용천동굴 전체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할 것. 하수처리장은 새로 만들 수 있지만, 용천동굴은 만들 수 없음. 따라서 자연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정책 잡아나갈 것. 세계자연유산 보호 위해 동부하수처리장 이전 대책 수립한 후, 철거할 예정. 이 과정은 주민들과 함께 진행할 것. 주민의 동의 없는 공사는 하지 않을 것.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 > 유네스코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최선 다할 것.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온 조상의 지혜에 입각해 용천동굴 하류지역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및 동부하수처리장 문제를 해결할 것. 용천동굴 하류지역의 세계자연유산 등재조건의 부합여부, 등재 필요성 등 면밀히 검토할 것. 동부하수처리장 문제는 자연환경 보존, 생활하수처리 문제 등 균형있게 고려해 검토할 필요성 있음. 모든 것들을 종합 검토해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문제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 용천동굴 하류지역이 세계자연유산 지구로 등재가 되지 않았다면, 등재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동부하수처리장, 통신철탑 등 기존 시설이 있는 상태에서 추가 등재가 가능한 지 여부는 검토가 필요할 것. 추가 등재 불가능하다 판단될 경우 기존 시설의 이전 등을 포함해 전문가와 주민 의견 등 수렴해 결정할 것.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강행보다는 도와 문화재청, 지역주민 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 제시하고 최적의 대안 마련할 것.
이처럼 후보들은 모두 세계자연유산 보호 문제에 공감을 표한 상황.
하지만 문제가 있다. 정작 월정의 세계자연유산은 현재 훼손 위협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용천동굴 인근에 위치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을 기존 규모보다 2배 키우는 증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월정리 주민 측에 따르면, 도청에서 용역을 준 증설 공사 업체가 얼마 전 세 차례 월정리장을 찾아 ‘23일 월요일 공사를 진행하겠다’라고 공사 강행 의사를 밝혔단다. 이에 월정리 주민들은 “차기 도정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공사가 지방선거 9일 전 강행되려는 모양새”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혹 차기 도정에서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과 관련해 문제를 인식하고, 사업 철회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현 제주도정은 쓰지 않아도 되는 혈세를 쓸 데 없이 낭비한 셈이 된다.
만일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월정 주민들은 “공사를 강행한 업체와 이를 결정한 당시 제주도청 담당자에게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혈세를 낭비한 책임 등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또 주민들은 “실질적인 사업 주체는 차기 도정이 될 테니, 사업에 대한 진행 가부 결정은 차기 도정에서 논의되도록 해야 한다” 강조하고 있다.
한편, 주민들은 제주동부하수처리장으로 인해 마을이 겪은 피해와 앞으로 예상되는 환경파괴를 세상에 알리며 반 년 넘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들은 △하수처리장 악취, 분류식 하수관이 제주에 존재하는 한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하는 월류수 문제 △이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 △하수처리장 옆 용천동굴의 존재를 제주도가 고의 은폐한 정황 증거 등 문제를 제시한다.
특히 주민들는 “월정리 바다와 만나는 용천동굴 하류가 세계자연유산 등재 목록에 누락되는 바람에, 인근 지역으로 난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하수처리장 증설사업 진행 시, 동굴 위치(지상에서 3~4m)보다 더 깊은 6~7m 터파기 공사로 동굴 파괴가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주민들은 세계자연유산 마을 월정리와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을 지키기 위해 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은 철회되어야 한다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전국민 대상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참여를 원한다면, 아래 링크에 접속하면 된다.
*유네스코 제주 세계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 https://forms.gle/cuMHHdZRQcyo3Erk7
이 희귀한 동굴 보호구역내 하수처리장은 철거되어야 마땅합니다. 보호구역 지정도 하수처리장 보호를 위한것처럼 이상하게 완화되어 있어요.